• "탈당계를 내며 목이 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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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2월 08일 05: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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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에 탈당계를 냈습니다. 마지막까지 미루고 미루다 오늘(8일) 오전에 김석준 선생님과 실업센터 박주미 대표님, 해운대 구의회 박욱영 의원님과 시당을 방문해 사정을 설명하고 탈당서를 전달했습니다. 김광모 해운대구 의원의 탈당계는 제가 대신 받아 함께 전달했습니다.

    눈물을 애써 참다

    서영아 사무처장의 눈두덩이 부어있더군요. 저도 눈물이 나려는 걸 애써 참았습니다. 그래도 순간 순간 목이 메이려 했습니다. 이런 저런 얘길 나누고 나오는 길에 영아 처장을 꼭 안아줬습니다. 선배가 못나 이지경까지 오게 된 게 한없이 미안했습니다.

    새벽까지 잠을 설쳤습니다. 서영아 처장의 페북에 "미안하다. 힘내라"고 쓰고는 오래도록 뒤척였습니다. … 작은 다짐을 하나 했습니다. 칼슈미트는 ‘정치란 적과 동지를 구분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란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짧은 기간의 경험을 내내 가슴에 새기겠다는 것입니다. 오늘 비록 적처럼 굴지만 내일 동지가 될 사람일 수도 있으니 잘 ‘모시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얘기를 하려고 하니까 김영희 시당 위원장이 앞질러 똑같은 말을 하더군요. 그러니 다행입니다.

    최근에 <레디앙>과 같은 매체나 제 페북 친구들의 담벼락에서 자주 접하는 얘기입니다만 "통합진보당을 진보정당이라 부를 수 없다"는 것을 저는 ‘진영의 논리’로 이해하려 합니다. 적과 동지를 구분해야 한다는 슈미트적 가르침에 충실한 이야기고, 이런 논리가 현실을 실제로 규정할 것입니다.

    그것이 정치의 비극적 숙명이라는 걸 잘 압니다. 아마 저 또한 경쟁해야 할 사안에 대해서는 저의 판단과 선택을 지지해 달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전과는 다를 것입니다. 제가 비록 어리석지만 ‘진보’라는 공유지에서 가능한 서로가 함께 자랄 수 있도록 도우는 지혜를 먼저 생각해 보겠습니다.

    마음의 고향 ‘평화시장의 동심’에 머물 것

    저를 아는 동지님들,
    우리는 그간 같은 길을 걸어왔으나 어떤 분기점에서 서로가 ‘가지 않은 길’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영화 빠삐용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릅니다. 드가와 빠삐용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뜨거운 포옹을 나누는 장면입니다.

    빠삐용은 떠나고 드가는 남습니다. 그 둘은 늘 함께 탈주를 꿈꾼 이들입니다. 그러나 힘이 다 빠진 쇠잔한 몸임에도 빠삐용은 또다른 탈주를 시도하지만 드가의 ‘선택’은 달랐습니다. 그래도 이 오래된 친구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걸 잊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인간’이겠지요? 진보보다는 정치가, 정치보다는 인간의 세계가 더 깊고 넓다는 걸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동지님들,
    그간 본의 아니게 모질게 뱉었던 이야기에 상처를 받으신 분이 있다면 이 자리를 빌어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러분과 99.9% 닮은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것, 제 마음의 고향인 ‘평화시장의 동심’ 곁에 언제나 머물겠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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