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기간 한달, 억대 비용… 말단비서 단독범행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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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2월 05일 09:3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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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벌어진 ‘선거 방해 사건’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행위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가 연루된 해당 사건으로 서울시장 승자가 뒤바뀌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관심의 초점은 ‘진짜 몸통’이다.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 혼자서 범행을 주도했다는 것은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주장이다. 실제로 언론에서는 당시 사건의 의문과 관련한 실체적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한국 신문시장을 장악하고 이제는 방송시장까지 진출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보도태도이다. 조중동 1면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 테러’와 관련한 소식이 없다. 관련 사설도 내보내지 않았다. 조중동의 1면과 2면에는 종편 시청률 자랑을 담은 기사가 실렸다. 평균 시청률 1% 미만인 그들이 ‘도토리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다.

    다음은 5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 기사다.

    경향신문 <"현직 부장판사에 카드깡" 최변호사 동영상 확보>
    국민일보 <‘먹튀’ 론스타, 세금도 먹튀?>
    동아일보 <‘정글의 정치’ 넘어 ‘공존 민주주의’로>
    서울신문 <가계빚 연 50조↑…2013년 1000조 된다>
    세계일보 <정국 ‘디도스 후폭풍’…시계 제로>
    조선일보 <‘교육 사다리’가 운명 갈랐다>
    중앙일보 <복지확대의 역설>
    한겨레 <최의원 비서, 해킹 전후 ‘제3인물’과 통화>
    한국일보 <공씨, 범행 전 의원실과 통화했다>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관건은 출근길 유권자 투표율이었다. 범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승리하려면 20~40대가 주축인 출근길 직장인들의 투표율이 중요했다.

    하지만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다. 출근길 투표를 위해 집을 나섰던 직장인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투표장을 찾으려 했지만, ‘먹통’이었던 것이다. 발만 동동 구르던 출근길 투표의향자 중에서 결국 투표를 하지 못한 채 출근길에 나서는 이들도 있었다.

    알고 보니 서울시장 ‘선거방해’ 범죄 행위가 있었고, 그 사건에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스핀닥터(정치홍보 전문가) 역할을 기대하며 기용했던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의 수행비서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향신문 "선관위 공격 8월부터 좀비 PC 준비"

       
      ▲경향신문 12월 5일자 1면. 

    집권 여당 인사가 젊은층 투표율을 떨어뜨리고자 서울시장 선거를 방해한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 셈이다. 경찰 수사결과 사건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의혹의 실타래도 조금씩 풀리고 있다.

    경향신문은 12월 5일자 1면 <선관위 공격, 8월부터 좀비 PC 준비>라는 기사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한 강모씨(25)씨 등 해커들은 지난 8월부터 좀비PC(다른 사용자가 조종하도록 악의적으로 설정된 컴퓨터)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중앙선관위 사이버테러가 치밀한 준비 하에 벌어진 사건인지 우발적 범죄인지는 중요한 대목이다. 경향신문은 2면 <비서 공씨와 통화 ‘제3의 인물’ 주목>이라는 기사에서 “특히 경찰 조사결과 범행 당일 공씨가 해커 강모씨(25)가 아닌 또 다른 인물과 통화한 정황이 포착돼 디도스 공격을 내린 실체가 밝혀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도 1면 <최의원 비서, 해킹 전후 ‘제3인물’과 통화>라는 기사에서 “사실상 제3의 인물과 통화가 이뤄졌음을 인정했다. 경찰은 이 통화내역이 ‘윗선’이나 ‘배후’와 관련성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어, 공씨의 통화내역이 사건의 핵심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 "공씨 범행 전 의원실과 통화했다"

       
      ▲한국일보 12월 5일자 1면.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 공씨가 범행 전에 사건 공모자인 강씨 등이 아닌 ‘제3의 인물’과 통화를 했는데 그가 누구인지가 ‘핵심 단서’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는데 한국일보는 1면 머리기사를 통해 의문의 실마리를 풀어줬다.

    한국일보는 1면 <공씨, 범행 전 의원실과 통화했다>라는 기사에서 “경찰 관계자는 일 ‘(10월 25, 26일 공씨가 의원실 측과 통화한 사실이)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공격에 한나라당이 개입됐는지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범행을 장기간 준비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상당한 비용과 기간이 소요되는 좀비 PC를 위한 자금 출처 등 배후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씨가 최구식 의원실 쪽과 범행 전에 왜 통화를 했는지, 통화를 해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결국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스핀닥터’ 역할을 기대하며 홍보기획본부장에 기용했던 조선일보 기자 출신 최구식 의원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는지, 나아가 한나라당 쪽 다른 인사들까지 개입했는지가 의문의 지점이다.

    중앙일보 "우파진영 파워블로거 트위터리안과 모임"

       
      ▲중앙일보 12월 5일자 6면.

    중앙일보는 6면 <"선관위, 홈피 마비 2시간 방치 왜">라는 기사에서 “최구식 의원은 김정권 당 사무총장이 단장을 맡은 재·보궐 선거 기획위원으로 임명돼 야권의 SNS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우파진영의 파워 블로거·트위터리안 20~30명을 모집해 두어 차례 모임도 했다고 한다. 당시 기획단의 한 의원은 ‘당 차원에서 최 의원에게 역할을 맡겼던 게 아니라 본인이 홍보 기획본부장으로서 SNS 여론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뛰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최구식 의원은 자신의 연루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그는 이번 사건이 터져 나온 이후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최구식 의원은 부인하고 있지만, 최 의원 수행비서의 단독 범행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울시장 선거방해라는 엄중한 사건이 벌어졌는데 실행에 옮기려면 ‘위험수당’과 같은 거액의 돈이 오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세계일보는 3면 <말단 비서의 단독 돌출행동?…돈은 어디서 났나?>라는 기사에서 “여당 의원 일개 비서가 단독으로 벌이기에는 범죄 규모나 성격이 엄중한 데다 당시 사건 실체도 의혹투성이다”라고 보도했다.

    국민일보 "여권 내부도 비서 단독 범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

       
      ▲국민일보 12월 5일자 4면.

    국민일보는 4면 <해커 대가 등 5억~6억 추정…돈은 어디서 나왔나>라는 기사에서 “한나라당은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 공모씨의 개인 돌출행동이라고 말하지만 장기간 사전 준비와 거액이 투입되는 디도스 공격 특성상 일개 의원 비서의 단독 범행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야당뿐 아니라 여권 내부에서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여권 내 한 인터넷 전문가는 ‘해커 세계에선 선관위와 ‘원순닷컴’ 공격에 따른 대가가 5억~6억은 될 것으로 추정한다. 돈 거래가 없었다면 사후에 지급하기로 약속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 등이 연루된 선관위 디도스 공격으로만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윗선개입 등 몸통 의혹은 물론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내부 공모자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신문 "공씨 범행 부인, 누군가 보호하려는 것 아니냐"

       
      ▲서울신문 12월 5일자 3면.

    경향신문은 3면 기사에서 “전문가 ㄴ씨는 ‘그렇게 적은 좀비 PC로 공공기관 홈페이지가 뚫렸다는 건 믿기 힘든 일’이라면서 ‘선관이 내부의 방화벽에 문제가 있거나 내부 공모조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3면 <"국가 기관 해킹 공격은 최소 억대거래" 배후 의심>이라는 기사에서 “선거 당일 유독 투표소 정보 조회 메뉴만 불통이었다는 증언도 의혹을 낳는 대목”이라며 “모든 의혹은 로그(접속) 기록만 공개되면 모두 해소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쪽 분석”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3면 기사에서 “공씨가 왜 지인 명의로 가입된 ‘차명폰’을 사용하며 이들과 연락해 왔는지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아울러 공범들은 이미 범행을 자백했는데 공씨 혼자 범행을 부인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누군가를 보호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경찰의 수사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사건의 실체를 파헤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KBS 도청의혹 사건처럼 경찰이 사건을 적당히 덮을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그러나 경찰이 다시 한 번 권력의 눈치를 보다가 사건을 덮으려한다면 검경 수사권조정 문제와 맞물려 더욱 궁지에 몰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겨레 "디도스 공격 업체를 움직이는 건 돈이다"

       
      ▲한겨레 12월 5일자 사설.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의 파장을 최소화하고자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비판적 시선도 적지 않다. 경향신문은 <홍준표 대표,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발뺌부터 하나>라는 사설에서 “거듭 강조하지만 이번 사건은 선관위의 공무집행 방해 수준을 넘어 대한민국의 민주적 기본질서를 유리한 중대 범죄행위”라며 “당이 직접 관계된 일이 아니라는 일방적 주장은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의심을 낳기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선관위 테러사건 ‘몸통’ 신속히 밝히라>라는 사설에서 “치밀한 작전을 펼치려면 상당한 자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디도스 공격 업체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등에 관여해온 회사라고 한다. 이런 업체를 움직이는 것은 바로 돈이다. 이들이 어떤 정치적 소명의식을 갖고 이런 범죄행위에 가담했을 리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도 <선관위 해킹사건 한 점 의혹도 없어야>라는 사설에서 “일개 국회의원 비서가 자신에게 무슨 이득이 있다고 이런 위험천만한 짓을 혼자 기획하고 실행에 옮겼겠는가”라면서 “모처럼 여야가 한목소리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는 만큼 수사 대상 또한 성역이 있어서는 안 된다. 선관위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011년 연말 정국은 한미FTA 날치기 처리 사건에 이어 선관위 사이버 테러 사건까지 겹치면서 폭풍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이번 사건의 심각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선일보, 술자리서 한 번 해보라고 해서 했다?

       
      ▲조선일보 12월 5일자 3면. 

    한겨레는 4면 <수습 나선 한나라…"국정조사 수용" 목소리 터져 나와>라는 기사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유승민, 원희룡, 남경필 최고위원 등이 여당이 주장하는 국정조사를 당장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홍 대표가 난색을 표하면서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주요 신문이 1면과 사설 등을 통해 이번 사건을 다룬 것과 달리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1면은 물론 사설에서도 관련 내용을 다루지 않았다. 한나라당에서도 이번 사건을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 단독 범행으로 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 조선일보는 ‘단독 범행’ 뉘앙스를 풍기는 기사를 내보냈다.

    조선일보는 3면 <"공씨, 전날 새벽 술자리서 한번 해보라고 지시 실제 성공하자 깜짝 놀라 중단 지시…이미 늦어">라는 기사에서 “공씨는 공격 전날인 25일 새벽까지 사건과 연루된 사람들과 술자리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술자리에는 공격을 실행한 IT업체 대표 강모(25)씨측 사람을 포함해 공씨의 지인 3~4명이 참석했고, ‘젊은 층 투표율’에 대한 걱정과 함께 ‘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자 공씨가 ‘한번 해보자’고 한 것으로 경찰에서 조사됐다’고 밝혔다”라고 주장했다.

    전날 술을 먹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지시했고 실행에 옮겼다는 ‘소설 같은 얘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일보는 조선일보와는 다른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국민일보는 4면 기사에서 “경찰 정보에 정통한 여권 관계자는 ‘선거 전날 범행을 지시한 것이 아니고 공모 기간이 최소 한 달 이상이었다는 게 경찰 판단’이라고 전했다.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다는 것”이라며 “이미 한나라당 지도부나 청와대 측이 지난달 말 수사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는 소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중동, 저조한 시청률 놓고 도토리 키재기

       
      ▲중앙일보 12월 5일자 2면.

    조중동은 1면과 사설 등에 관련 내용을 담지 않았다. 그렇다면 조중동이 12월 5일자 지면에서 강조한 내용은 무엇일까. 12월 1일 개국했지만 방송의 질은 물론 시청률도 참패를 면치 못하는 ‘조중동 종편’에 대한 홍보였다.

    조선일보는 1면에 <TV조선 뉴스 ‘날’ 주말에도 1위…벤츠 여검사 연일 특종>이라는 기사를 내보냈고, 중앙일보도 1면에 <jtbc 시청률 1위 석권>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중앙일보는 2면에 <주말 jtbc ‘인수대비’ 대박 예감…오늘은 ‘빠담빠담’>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동아일보도 2면 <‘하얀 묵시록 그린란드’ 주말 종편시청률 1위>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국민이 꼭 알아야 하는 선관위 사이버테러 문제와 관련한 심층 분석은 외면한 채 자신들의 방송에 대한 자화자찬 기사만 내놓고 있는 셈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조중동의 자화자찬과는 달리 시청률은 비교가 민망할 정도의 ‘도토리 키 재기’ 경쟁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향신문은 2면 <시청률 1% 미만 종편 ‘1위 엉터리 선전’>이라는 기사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조중동 종편이) 개국 첫 주 소수점대의 낮은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다…1%를 넘는 프로그램은 극소수이고 대다수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도토리 키 재기 수준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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