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 의원 비서가 선관위 공격, 진짜 몸통 누구?
    By
        2011년 12월 02일 04:44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한나라당 쪽에서 젊은층 투표를 막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공격한 사건은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다.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행위가 그것도 집권 여당 쪽에서 자행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충격적 사건, 파장 클 듯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일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수행비서인 공모(27)씨와 실제로 공격을 진행한 IT업체 직원 3명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이 밝힌 사건 조사 내용은 충격적이다. 경찰에 따르면 공씨는 서울시장 선거 하루 전날인 10월 25일 필리핀에 거주하던 지인 강모씨에게 전화를 걸어서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을 요청했다.

    강씨는 한국에 있던 같은 회사 직원 김모씨에게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공격을 지시했으며 같은 회사직원 황모씨는 공격 과정을 점검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던 10월26일에 200여 대의 좀비 PC를 동원해 초당 263MB 용량의 대량 트래픽을 유발하는 DDoS 공격을 가함으로써 선관위 홈페이지를 2시간 동안 마비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물론 전국에서 벌어졌던 선거를 방해한 셈이다.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공격은 의도가 분명한 범죄 행위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휴일이 아닌 평일에 치러졌다. 출근을 걱정해야 하는 유권자들은 아침 일찍 서둘러서 투표를 하고 출근을 해야 하는데, 중앙선관위 홈페이지가 디도스 공격에 따라 다운되면서 시민들은 자신의 투표장이 어디인지 확인할 수 없게 됐다. 투표방해 행위가 현실이 된 셈이다.

    직장인 상당수는 20~40대 젊은층이다. 결국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출근시간 때(오전 5시50분~6시52분)에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을 한 것은 젊은층 투표 참여를 막고자하는 의도가 반영된 행동으로 보인다.

    수행비서 개인 판단 주장, 상식 맞지 않아

    경찰이 지목한 용의자는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인 공모씨다. 그러나 27살에 불과한 수행비서 공모씨가 서울시장 선거방해라는 엄청난 행위를 개인의 판단에 따라 저질렀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 대목이다. 공모씨에게 그러한 행위를 지시한 몸통이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경찰청을 방문해 사건에 대한 진상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수행 비서를 한 사람이 이런 어마어마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다고는 아무도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실시해서 배후를 밝혀야 하고 대통령이 이에 대해 해명을 해야 한다. 국가기관을 무력화시키고 정적을 침몰시키기 위해서 홈페이지를 다운시키는 한나라당은 당장에 해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구식 의원 쪽에서는 개인적인 행동으로 보고 있지만, 사건 조사 결과에 따라 사건의 파장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최구식 의원은 조선일보 기자 출신의 정치인으로서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이번 사건이 누구에 의해 시작됐고, 누가 관련이 있었으며, 행동에 따른 자금 등 지원은 어느 쪽에서 제공했는지 등 핵심적인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국회의원 수행비서 개인의 행동이라면서 사건을 정리하려 들 경우 몸통을 숨기기 위한 ‘꼬리 자르기’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조승수 "꼬리자르기식 수사 중단"

    젊은층 투표를 막자고 중앙선관위를 공격한 행위는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심각한 범죄행위이다. 이러한 범죄행위를 적당히 넘길 경우 총선과 대선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주의를 뿌리부터 위협하는 행동에 여당 인사가 개입했다는 것만으로도 충격적이지만, ‘몸통’이 존재한다면 그 실체에 따라 이번 사건은 정국을 흔들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새진보통합연대’의 공동대표인 조승수 의원은 “검찰과 경찰은 꼬리자르기식 수사를 중단하고 사건의 몸통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검경은 즉각 사건의 몸통인 최구식 의원과 선대본부장 박진,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를 즉각 소환 조사하고 국민에게 진상을 낱낱이 공개해야 할 것이다. 만약 수사가 부실할 경우 우리는 야5당과 연대해 특별 검사제 도입을 요청할 갓”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