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리반, 531일 투쟁 끝내고 '신장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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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2월 01일 07: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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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끈질긴 장기 투쟁 끝에 ‘합의’를 이뤄낸 홍대 앞 칼국수 집 두리반이 12월 1일 다시 문을 열었다. ‘작은 용산’으로 불리던 두리반 투쟁은 지난 2009년 12월 25일 새벽 재개발지역 상가세입자 강제철거에 항의하면서 시작됐으며, 지난 6월 3일 재개발 시행사인 남전 디앤씨와 두리반 대책위원회가 마포구청 대회의실에서 합의를 이뤄내면서 끝났다.

    이날 양쪽에서 서명한 ‘이주대책 합의문’에는 홍대 인근에 강제철거 이전의 두리반 규모 가게를 다시 차리는 비용을 시행사가 부담하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포함돼 있다. 투쟁 531일 만이다.

       
      ▲그동안 함께 했던 사람들이 자리를 옮겨 문을 연 두리반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두리반은 12월 1일 ‘두리반 재오픈 잔치’를 시작으로 ‘신장개업’ 행사를 다채롭게 기획하고 있다. 이날부터 4일까지 계속되는 ‘잔치’ 기간 동안에는 정상 영업에 앞서 두리반 점거농성 당시에 연대했던 단체 및 개인들에게 칼국수와 보쌈을 대접한다. 이는 두리반의 주인인 소설가 유채림씨와 부인 안종녀씨가 점거 농성 시기에 약속한 내용이다.

    안종녀씨는 이번 잔치에 대해 “죽을 각오로 시작한 농성에 함께하며 살 길을 찾아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어 준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잔치’의 첫날에는 두리반 농성 기간 동안 연대했던 엄보컬․김선수와 아마추어 증폭기(한받)의 축하공연이 있었다.

    잔치 첫날에는 두리반 대책위원이었던 윤성일 위원장(민주노동당 마포구), 최헌국 목사, 정경섭 위원장(진보신당 마포구), 이근혜 위원장(명동2․4구역 세입자 대책위), 이원호 사무국장(용산 범대위), 정영신(용산참사 유가족), 경성수(두리반 농성 시민 상근자)등이 함께 했다.

    유채림씨는 “비록 두리반은 531일간의 투쟁 끝에 다시 문을 열었지만 아직 해결되지 못한 채 수년간 고통 받고 있는 철거 농성장들을 보면 두리반이 원하던 궁극적인 승리는 아직 요원하다”며 “두리반에서 먹는 칼국수 한 그릇, 보쌈 한 접시가 두리반의 승리를 축하하는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철거 투쟁 현장으로의 관심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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