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밥 그리고 창작과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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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1월 30일 11: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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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는 노동자인가. 예술가의 생존권은 오로지 개인의 책임인가. 정책은 예술과 예술인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현실은 차갑기만 하다. 달빛요정이 떠난 지 1년이 되었다. 최고은 작가가 떠난 지 1년이 되어간다. 숲속 홍길동까지 떠나보내야 했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없다.

분야를 막론하고 창작자들의 처우와 보상은 상식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예술은 오로지 상품가치로 평가받고, 혹은 그래야 한다고 강요받는다. 왜 바뀐 건 없는지, 무엇을 어떻게 할지, 해결책은 무언지 각계의 고민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자리가 필요하다.

12월 3일 토요일 오후 3시,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의 ‘살롱 드 팩토리’에서 열리는 문화예술인 집담회 ‘밥 먹고 예술 합시다’는 예술인의 생존권과 정책의 문제를 고민하는 자리이다. 진보신당 문화예술위원회(준)와 문화연대, 칼라TV의 공동주관으로 7인의 예술가와 4인의 정책관계자가 한 자리에 모인다.

이 자리에서는 예술인들의 현황을 공유하고, 기존 법과 정책의 현실성과 한계를 검토하고, 현장의 요구 및 아이디어를 제출하며, 그것의 수렴 가능성을 토론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실효성 있는 정책안으로 연결시키는 기획이다.

‘밥 먹고 예술 합시다’에 앞서 패널로 참여하는 예술인들 중 만화가 이동수 씨와 극작가 박새봄 씨가 자신들의 생각이 담긴 글과 작품을 보내왔다. 차례로 싣는다. <편집자 주>

 
“예술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림=이동수

상황 1.

그는 날마다 자신을 향해 화살을 겨눈다. 겨눠야만 한다.
그가 꿈꾸는 어떤 이상, 혹은 세속적인 ‘대박’을 향해
자신을 향해 화살을 겨눈다.
그래서 실수에 대한 대가는 스스로의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운명이다.
몇 번씩 자신이 쏜 화살이 빗나갈 때마다 그는 치명상을 입는다.
그 속에서 얻는 성찰을 통해 그는 끊임없이 그의 활솜씨를 닦아 나간다.
물론 자신을 향해 쏴야 하는 고통 때문에 솜씨가 더 좋아진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상황2.

그가 그 자신을 향해 화살을 쏘아 사과를 맞히는 솜씨는
또한 구경꾼들에게도 만족스러워야만 한다.
때때로 그가 쏘는 솜씨가 서툴거나 능숙하거나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
물론 그가 사과를 못 맞혔을 때, 솜씨 좋게 쏘지 못했을 때 구경꾼들은 그에게
금화 대신에 야유를 던지거나 자리를 뜬다.
그가 스스로의 목숨을 건 활쏘기라는 사실은 구경꾼들에겐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 * *

예술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상황 1과 상황2에 자신을 맞물려 놓는 것이다.
두 상황 사이에서 끊임없는 줄타기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 줄에서 떨어지면 시지프스처럼 다시 고통을 감내하며 줄을 타야 한다.

이상적인 모습은 능숙하고 만족스런 솜씨로 사과를 맞추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빌헬름 텔이거나 로빈 후드가 아니다.
아니, 더 이상 빌헬름 텔이거나 로빈 후드이어서는 안 된다.
그들 이상으로 사과를 기가 막히게 맞출 수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그 자신의 열망이기도 하고 구경꾼들의 바람이기도 하기 때문에….

   
  ▲행사 웹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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