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 대책? 이명박 꼼수 결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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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1월 28일 05: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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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 제도는 인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은행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임원, 정규직, 무기계약직, 비정규직이라는 4개의 계급으로 구성되어 있다. 임원은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수억 원의 연봉과 수십, 수백억 원의 스톡옵션을 받아 챙긴다. 그들은 노동자들을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비정규직이라는 신분으로 갈라놓았다.

2007년 7월, 2년 이상 근무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비정규직법이 통과되자, 국민은행을 비롯해 많은 사용자들이 ‘무기계약직’이라는 꼼수를 만들어냈다.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법에 따라 ‘정규직’이 아닌 ‘무기계약직’으로 바꿔, 자르지는 않지만 임금과 처우는 비정규직과 똑같다.

국민은행은 은행 창구에서 2년 이상 일한 노동자들은 ‘무기계약직’으로 신분을 ‘상승’시켜주고, 정규직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주지만, 200대1을 넘는 최악의 경쟁에서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다. 비정규직은 시험 볼 자격도 없다.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하늘에 별 따기’

정부와 한나라당은 28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갖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34만1천 명 가운데 2년 이상 근무한 ‘지속적 상시근로자’ 97000명 가량을 내년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지금까지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았다면 이는 기간제법을 위반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간제법 제 4조 ②항에는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정부는 2년 이상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2007년 비정규직법이 통과되면서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에서 ‘꼼수’로 사용했던 ‘무기계약직’이라는 ‘짝퉁 정규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짝퉁 정규직’이기 때문에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과 처우를 받지 못하고, 비정규직의 신세가 거의 변하지 않는다. 변한 것은 단지 아무 때나 잘리지 않는다는 것뿐이다.

그래서 정부 스스로 “복지 포인트나 상여금 지급에 11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걸로 추산되는데 이는 각 기관별로 내년도 자체 예산에서 충당하는 걸로 했다”며 거의 추가 소요 예산이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돈은 거의 들지 않는 꼼수다.

추가 비용 없는 정규직 전환 속임수

정부의 ‘무기계약직’ 전환은 2년 이상 사용하면 새 핸드폰으로 바꿔준다고 약속해놓고, 케이스만 새 것으로 교체해주는 것이다. 현행법에 따라서도 당연히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짝퉁 정규직’을 만들어 법을 교묘히 피해가고, 예산도 절감하고, 생색도 내겠다는 ‘이명박 꼼수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2년 미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보장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 또 이미 업무를 외주화해 파견, 용역, 하도급 등으로 사용해왔던 간접고용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은 복리후생을 확대해 ‘지나친 차별을 두지 않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정부와 공공기간 비정규직 실태를 1년에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을 ‘실토’한 대목이다.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기 실태조사 기간에 대해서는 당에서 매년 한 번은 실태를 조사하도록 요청했고, 정부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정부기관에서 정규직, 비정규직, 사내하청, 용역, 파견 등 비정규직 현황을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자백한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비정규직 대책은 비정규직이라는 신분의 벽을 고착화시키고, 차별을 심화시킨다. 정규직은 무기계약직을, 무기계약직은 비정규직을, 비정규직은 실업자를 보며, 꾹 참고 일만 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한나라당의 ‘짝퉁 정규직’이라는 꼼수는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망을 위로하기는커녕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분노와 저항의 불길을 더욱 커지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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