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5당,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직무유기’ 형사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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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1월 28일 05: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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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2일 국회에서 ‘날치기’ 처리된 한미 FTA 비준동의안에 서명할 예정인 가운데, 야5당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형사고발 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한미 FTA 협정 이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충분히 다 하지 않았음에도 김 본부장이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비준을 서둘러 직무를 유기했다는 이유에서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을 비롯한 야5당 의원 및 대표자들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형법 제122조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형법 제122조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치적, 법적 책임 끝까지 물을 것"

    이들이 김 본부장에게 직무유기의 혐의를 적용한 대목은 간단하다. 한미 FTA 협정과 충돌하는 미국 국내법이 개정되지 않고 있는 점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비준을 서둘렀다는 것이다.

    이들은 우선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한미 FTA (협정) 그 자체를 국내에 적용하지 않고 이행법을 통해 적용하는데, 미국의 이행법은 협정과 미국 국내법이 충돌하는 경우 협정의 효력을 부정하고, 그 누구도 협정을 근거로는 미국 법원에서 권리주장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헌법에 의해 한미 FTA 협정이 국내법을 초월하는 지위를 지니는 것과 달리, 미국은 미국법과 한미 FTA 협정이 충돌할 경우 미국 국내법을 우선시 한다는 논란이 일었던 대목이다.

    남희섭 변리사는 “한국인은 미국에서 한미 FTA 협정을 통해서가 아니고 (미국이 제정한) 이행법을 통해서만 권리 주장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면서 “그러면 미국이 이행법을 통해서 한미 FTA 협정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협정의 체결·비준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협상 대표자가 한미 FTA 이행법안과 충돌해 개정이 필요한 미국 국내법이 제대로 고쳐졌는지 충분히 검증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야5당에 따르면, 미국 의회가 한미 FTA 비준안 및 이행법안을 통과시킨 현재까지도 미국은 이행법안과 상충하는 미국 국내법 4개를 수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국회가 22일 비준안과 함께 한미 FTA 협정 이행에 관련된 저작권법 등 14개 법률개정안을 ‘날치기’ 처리한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지금까지 찾은 것만 이 정도”라며 “앞으로 더 많은 사례들이 발견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 FTA의 체결과 이행 준비와 관련된 직무에서 가장 중요한 협정대상국의 협정준수 여부에 대해 그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던 2007년 8월부터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내용 파악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직무를 의식적으로 방임 내지 포기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조배숙 최고위원은 “단순한 태만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자기 직무를 방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강상구 진보신당 부대표는 “미국 공무원인지 한국 공무원인지 헷갈린다”고 촌평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더 철저하게 (사례를) 찾아서 조치를 취하기 전에 서명을 하면 대통령도 직무유기가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19대에서 반드시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고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본부장을 반드시 청문회에 세울 것”이라며 “정치적·법적 책임을 끝까지 추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야5당이 제기한 ‘미국이 한미 FTA 협정 이행을 위해 개정해야 하나 개정하지 않은 법률’ 목록이다.

    가. 협정 제18.4조 제1항과 미국 저작권법 제101조: 일시적 저장

    미국 저작권법 제101조는 저작물의 복제가 “충분히 영구적이거나 안정적이어서 잠시 지속되는 것 이상의 기간(a period of more than transitory duration)”인 경우에만 복제로 인정함. 따라서 미국 저작권법은 협정 제18.4조 제1항의 일시적 저장(“각 당사국은, 저작자·실연자 및 음반제작자가 어떠한 방식이나 형태로, 영구적 또는 일시적으로(전자적 형태의 일시적 저장을 포함한다), 그의 저작물·실연한 음반 및 음반의 모든 복제를 허락하거나 금지할 권리를 가지도록 규정한다.”)을 명문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음. 이 조항에 대한 1976년 미국 하원 보고서에 따르면, 저작권법 제101조는, 텔레비전의 화면에 잠시 투사되거나 컴퓨터의 메모리에 순간적으로 저장되는 경우와 같이 쉽게 사라지거나 잠깐 지속되는 복제를 제외하려는 취지라고 함(House Report 94-1476 (1976) 53쪽).

    또한 2008년 미국 연방고등법원은 저작물이 버퍼 메모리에 1.2초 동안만 저장되는 것은 미국 저작권법 제101조에서 말하는 “고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일시적 저장을 인정하지 않았음(Cartoon Network, LLLP v. CSC Holdings, Inc., 536 F.3d 121 (2d Cir. 2008).

    따라서 미국은 협정 제18.4조 제1항의 의무 이행을 위해 미국 저작권법 제101조를 개정해야 하지만 개정하지 않았음.

    나. 협정 제18.4조 제7항과 미국 저작권법 제1201조 : 기술적 보호 조치

    기술적 보호조치란 저작권자가 자신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또는 자신의 저작물에 접근하는 것을 통제하기 위하여 채택하는 기술적인 조치를 말함. 협정 제18.4조 제7항 가호 2목은 이러한 기술조치의 우회를 위한 장치나 서비스를 대상으로 하는데, 미국 저작권법 제1201조(a)(2)(A)와 (C)는 협정의 규정보다 그 적용범위를 더 좁게 하였음.

    예를 들면, 한미 FTA에 따르면, 기술조치를 우회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거나 용이하게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고안‧제작되거나 기능하는(perform) 장치‧서비스를 밀거래하는 행위가 금지되지만, 미국 저작권법은 이 보다 적용범위를 더 좁게 하여, 기술조치를 우회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고안되거나 제작된 장치‧서비스를 밀거래하는 행위가 금지됨.

    따라서 미국은 협정 제18.4조 제7항에 따른 의무 이행을 위해 미국 저작권법 제1201조를 개정하여 하는데도 불구하고 개정하지 않았음.

    다. 협정 제18.10조 제28항과 미국 형법 제2318조 : 위조 서류 또는 포장에 대한 형사처벌

    협정은 저작물의 불법 복제물에 사용되는 모든 위조 서류 또는 포장에 대해 형사절차가 적용되도록 하였지만, 미국 형법 제2318조는 모든 위조 서류 또는 포장이 아니라 이 위조 서류 또는 포장이 저작물인 경우에만 형사절차가 적용되도록 하였음. 미국 형법에 이런 규정을 둔 이유는 위조 서류 또는 포장의 밀거래 행위에 대해 연방검사가 기소를 하도록 하기 위한 것임. 미국 법무부가 2006년에 발행한 『지적재산권 범죄 기소하기(Prosecuting Intellectual Property Crimes)』에 따르면, 형법 제2318조 위반에 대한 연방 관할을 주장하려면, 위조 서류나 포장인 경우에는 그 서류나 포장 그 자체가 저작물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분명히 하였음(236쪽 참조).

    라. 협정 제11장(투자)과 미국 연방배상법(Federal Tort Claims Act) 제1346조(b)

    미국 연방 배상법은 미국 정부 공무원이 직무 범위 내에서 한 과실 또는 불법 행위로 인하여 재산상의 손해나 손실을 입은 경우 미합중국을 상대로 금전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이 경우 미국연방지방법원이 전속관할을 가짐. 그런데 이 법은 재산의 손실이나 손실에 대해서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협정 제11장에서 말하는 손실 또는 손해에 비해 인정범위가 더 좁음. 그리고 행위지 법률(즉, 행위가 일어난 주의 법률)에 따라 손해를 배상하기 때문에 주 법률에 따라 배상 요건과 범위가 제한됨. 또한 공무원이 최선이라고 판단한 재량 행위에 대해서는 손해를 배상받을 수 없음.

    따라서 미국은 미국 정부가 취한 조치가 협정 제11장을 위반하였고 그로 인하여 한국 투자자가 손실 또는 손해를 본 모든 경우에 배상청구를 할 수 있도록 연방배상법을 개정하여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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