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산별노조 운동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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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1월 24일 09:0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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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조직률이 드디어 한 자리 숫자 시대로 돌입하였다. 지난 17일 노동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0년 노동조합원수는 160만3천명으로, 2009년에 비해 3천명이 늘었지만, 노동자수가 60만 명이나 늘었기 때문에 노조조직률은 9.8%대로 떨어졌다.

   
  

조직률 확대, 유지 실패의 원인들

돌이켜 보면,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89년 193만명을 돌파하여 19.8%를 기록한 이후 노조 조직률은 점점 내리막길을 걸어왔으며, 마침내 한 자리 숫자로 접어든 것이다. 그동안 노동자수는 1천만 노동자에서 1천7백만명으로 대폭 늘었지만 노조 조합원수는 그에 맞추어 증가하지 못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왜 한국의 노동조합은 조직률 확대, 유지에 실패했는가?
객관적 원인으로 제조업의 위상 추락과 서비스업의 확대 등 산업구조의 변화, 신자유주의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인한 비정규직화 등이 얘기된다. 연대주의적인 제조업의 비중 하락이나 조직하기 어려운 서비스업의 확대, 비정규직 증가 등으로 노조 조직률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의연히 노조 조직률이 50%~80%대를 유지하고 있는 북유럽의 사례들을 보면, 꼭 객관적 상황 변화가 그대로 노조 조직률의 하락으로 필연적으로 이어질 이유는 없다. 주체적 대응 여하에 따라 노조 조직률이 유지되기도 하는 것이다.

또 공무원노조 불법화 등 이명박 정부와 사용자 탄압을 주된 변수로 주장하기도 하지만, 노무현 정부 시대인 지난 2004년도에 10.6%를 기록한 이래 언제 한 자리 숫자로 떨어질 것인가가 주요 관심사였다는 점에서, 하락의 한 요인이긴 하나 결정적 요인은 아닌 셈이다.

건설노조 조직 10배 확대 사례 주목돼

노동조합에서는 주체적인 측면에서 기업별 노조를 그 핵심 원인으로 들고 있다. 정규직 중심의 기업별 노조는 기업내 정규직의 조직화에 안주하고 조직 확대에 노력하지 않아 중소영세 사업장이나 비정규직을 조직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산별노조는 민주노총의 출범 때부터 목표가 되어왔고, 지금 민주노총 조합원의 80%가 산별노조 조합원이 되었다. 또 한편으로 미국이나 영국의 사례를 모방하여 비정규직 미조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조직화 전략 계획이 수립되어 각 조직별로 노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산별노조 건설이나 전략 조직화가 그대로 조직의 확대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또 하나의 교훈이다. 전교조의 경우에는 합법화 직후 약 10만명 수준에서 지금은 6만명대로 조합원수가 줄어들었다.

산별노조의 비정규직 조직화는 금속노조 사내하청 조직화 5천명, 공공운수노조 비정규직 조직화 5천명 등에 지나지 않는다. 민주노총의 야심찬 1기 전략조직화는 수십명의 활동가를 양성했지만 조직화에는 어떤 흔적도 남기지 못했고 새롭게 반성, 출범한 2기 전략조직화 역시 당장 손에 잡히는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처음부터 일용직, 사내하청 등 비정규직 산별노조로 출범한 건설노조가 출범 당시 수천명 수준에서 지금은 4만명이 넘는 조직화로 10배 이상 증가한 사례가 주목된다. 지금 약 2만명 수준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는 산별노조나 전략조직화의 성과가 아니라 지역본부가 중심이 되어 지자체, 진보교육감, 진보정당 등과 연계한 활동이 성과를 거둔 것이었다.

지역본부 중심 조직화 성공

이제 노동조합운동은 새롭게 노조 조직률과 단체협약 적용율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둔 제2의 산별노조운동으로 전환해야 할 때이라고 본다. 노동운동은 이제 정리해고라는 자신의 문제를 ‘희망버스’처럼 외부의 도움으로 해결해야 할 지경에 몰렸다.

진보정당 통합운동에 나섰다가 한쪽으로부터는 "가망없는 정규직 귀족노조"로 외면당하고, 다른 한쪽으로부터는 "왜 남의 링에 오르려고 하느냐”는 핀잔만 들었다. 이상한 ‘소통합’이 진행되지만 민주노총은 없다. 왜 그런 것인가를 노조 조직률 한 자리 숫자가 정확하게 알려준다. “당신들은 선거 시기 표와 돈을 모아줄 때 필요하지만, 그 이외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불편하고 별 볼 일 없는 존재입니다.”

다만 정당들은 유권자의 표를 먹고 살지만, 노동조합은 노동자 대중의 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노동자의 요구를 모아내고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노동조합은 자본주의 하에서 영구히 노동자의 의지처이자 무기이다.

자신의 조직률을 대폭 끌어올리고, 비정규, 영세중소 사업장 노동자를 조직하는 데 성공한다면, 노조는 자신의 위신을 회복하고 존경을 받을 것이다. 노조의 각급 단위들은 이를 위한 대대적 운동을 전개하고, 사업계획과 평가도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 

조직률 한 자리 숫자 시대를 마감하고 죽을 힘을 다해 20% 대라도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면 노동조합의 주장은 힘을 가질 것이다. 노동조합 사업의 중심을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지 알려주었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한 자리 조직률의 의미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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