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중동-나꼼수 전면전, 쫄지마 프로젝트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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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1월 25일 11: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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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딴지라디오 <나는꼼수다> 진행자들에 대한 소환 방침을 밝히고 검찰이 일부 진행자의 수사를 하기로 한 가운데, 보수언론들이 최근 잇따라 <나꼼수>가 음모론의 진원지로 반FTA 선동을 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나섰다. 그러나 <나꼼수>는 이를 정권 차원의 ‘입막음’으로 보고 정권과 보수언론에 정면으로 대응할 방침을 밝혔다.

    조선은 25일자 3면 기사<정치풍자 넘어…직접 정치에 뛰어든 나꼼수>에서 “지난 23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동당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반대 집회의 주인공은 ‘나는 꼼수다’였다”고 밝혔다.

    조선은 <나꼼수>가 트위터를 통해 이날 집회 소식을 미리 전하자 “전날 2500여 명(경찰 추산)이었던 한미 FTA 반대 시위대는 이날 6000여 명으로 배 이상 늘어났다”며 “스스로를 ‘가카(이명박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 헌정 방송’으로 부르며 풍자 방송을 하던 나꼼수의 대중 동원력이 확인되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25일자 3면.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조선은 “나꼼수의 이런 동원력은 강한 캐릭터를 가진 출연진과, 그들이 생산해낸 각종 음모론에 기획력과 자금력이 받춰줬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평가”라며 “주진우 시사인 기자와 정봉주 전 의원이 음로론을 창조한다”고 밝혔다. 특히, 조선은 ‘나꼼수에 등장한 주요 음모론과 발언’이라는 제목으로 그동안의 <나꼼수> 방송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25일 사설에서 조선은 해당 언론사와 관계자 실명을 비공개로 한 채, 한미 FTA 비준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 151명의 명단과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한 “좌파 언론”(오마이뉴스 등), 이번 FTA를 주도한 의원들의 이름으로 이른바 ‘매국송’을 만든 “한 대학교수”(<나꼼수> 콘서트 기획자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를 언급하며, 사설 제목을 <국민보다 시대에 뒤처진 정치인과 좌파 언론>이라고 꼽기로 했다.

    조선은 지난 24일자 4면 기사<욕설 난무한 반FTA 집회…나꼼수 “찬성한 의원 이름 외우기 경연”>에서도 23일 ‘반FTA집회’를 보도하면서 “좌파 인터넷 방송인 ‘나는 꼼수다’가 비준안 통과 무효화를 주장하며 대규모 선동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14일자 2면.

    주목되는 점은 이 같은 조선의 보도는 최근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나꼼수>를 ‘음모론’의 진원지로 보도한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중앙은 14일자 2면 기사<‘나꼼수’ 열풍…비결은 사실·허구 넘나드는 음모론>에서 ‘나꼼수 방송에 나온 주요 음모론’이라는 제목의 표를 만들어 그동안의 <나꼼수> 방송 내용을 소개했다. 이 표는 조선이 25일에 보도한 표와 대다수가 비슷한 내용이다. 특히, 중앙은 같은 면<성북동 223m&sup2; 주택 소유 “콘서트 기사 쓰지 말라”>에서 김어준 총수의 자택 주소·평수, 보유 차량·핸드폰, 연인까지 보도해 ‘신상 털기’라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동아는 지난 21일자 이기홍 국제부장의 칼럼<괴담생산공장 종사자들>에서 “한미FTA를 둘러싸고 괴담이 난무한다”며 <나꼼수>를 언급했다. 이 부장은 “언론노조가 ‘나꼼수’를 민주언론상 수상자로 결정했다는 소식도 객관성, 팩트의 신성함보다는 ‘목적에의 기여’를 우선시하는 시각이 만연함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괴담이 재생산되는 토양을 개선하려면 국회가 상시적으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며 “청문회에서 사소한 거짓말이라도 하면 바로 감옥행이라는 전통을 쌓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21일자 칼럼.

    <나꼼수>에 대한 보수 언론의 이 같은 보도는 서울시장 선거 이후 경찰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나꼼수>에 대한 소환 조사, 소송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경찰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1억 원대 피부클리닉을 다녔다는 주장과 관련해 <나꼼수> 출연진을 소환조사 하겠다고 24일 밝힌 바 있다.

    또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의 동생인 박지만씨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주진우 기자를 고소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24일 밝히기도 했다.

       
      ▲조선일보 25일자 12면.

    이에 대해 <나꼼수>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에 대해 입을 막으려는 시도이자 여론 조성용이라며 정면으로 대응할 방침을 밝혔다.

    김어준 총수는 지난 22일 <나꼼수> 방송에서 중앙일보가 김어준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것을 비롯해 최근 보수 언론의 보도에 대해 “메시지를 막지 못하니까 메신저를 막으려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어준 총수는 “우리도 경찰에 고발됐지만, 검찰이 FTA 괴담에 대해 시민들을 구속수사 한다고 했다”며 “쫄게 해서 입을 닫게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1회 민주언론상 본상을 수상한 나꼼수의 김어준, 주진우, 정봉주, 김용민(왼쪽부터)씨와 시상을 했던 백기완 선생이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김 총수는 “과거에 실수를 했거나 잘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단 하나의 잘못도 없이 완벽하지 않으면 각하에 대해서 입 다물어야 하나”라며 “싫다. 우리는 떠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수는 “선거, FTA, 4대강 사업 같은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유권자의 권리”라며 “이 권리를 우리 스스로 지키기 위해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라고 당당히 말하기 위해서 공익 기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총수는 “2주 후 절차가 완료되면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나꼼수 공동 프로젝트 ‘쫄지마’가 시작된다”며 “이 기금으로 정치적 표현의 자유로 판단되는 형사사건으로 피소된 분들을 민변이 무료로 대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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