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코패스에 대한 충격적 사실
        2011년 11월 20일 01: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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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사이코패스 테스트』(존 론슨 지음, 차백만 옮김, 라이프맵, 14000원)의 저자이자 화자는 전 세계 일류 학자들을 상대로 벌어지는 장난 같은 수수께끼를 조사하다가 예상치도 않게 광기산업의 심장부에 발을 들여놓는다. 사이코패스들로 가득한 세계에.

    론슨은 정신병 범죄자들을 수감하는 보호감호 시설에서 한 수감자를 만나는데, 그는 자신이 미치지 않았고, 평범한 비행청소년이었을 뿐 결코 사이코패스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야말로 그가 사이코패스임을 보여주는 교묘한 속임수일지도 몰랐다.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론슨은 한 영향력 있는 정신의학자를 만난다.

    그 정신의학자-로버트 헤어 박사-는 많은 거대기업의 CEO들과 정치가들이 실제로는 사회에서 큰 성공을 거둔 고단수 사이코패스들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면서 매력적인 외모와 화술, 양심이나 동정심 부재와 같은 결코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단서를 통해 사이코패스를 식별하는 방법을 론슨에게 가르쳐준다.

    양떼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울타리 안에 양털을 뒤집어쓰고 침입한 야수를 판별해내는 탐지기를 론슨의 손에 쥐어준 것이다. 새롭게 익힌 20개 항목의 사이코패스 식별기술로 무장한 론슨은 신의 권능을 얻은 듯한 자신감으로 권력의 상층부에 접근한다. 

    부동산 담보대출 사기로 감옥에 갇힌 아이티 암살특공대 우두머리를 취재하고, 소도시 전체를 먹여 살리는 공장들을 폐쇄하고 대량해고를 즐겼던 전설적인 CEO를 만나기도 한다. 또한 감옥에서 수감자들에게 환각제를 복용시킨 후 누드치료를 진행한 사례나, 연쇄살인범들의 정신상태를 밝히기 위한 다채로운 시도 등 사이코패스 진단과 치료의 흥미로운 역사를 깊이 파헤친다.

    결국 론슨은 이 모든 과정에서 일류 학자들을 상대로 한 수수께끼의 해답을 밝혀내고, 더불어 아주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는다. 때로는 광기를 조장하는 산업을 이끌어가는 이들이 보여주는 집착과 충동이야말로 그들이 연구하는 사이코패스들만큼이나 미쳐있다는 점이었다.

    나아가 오늘날 우리 사회가 비교적 제 정신인 사람들마저 점차 그들의 가장 극단적인 행동으로 그들의 광기를 규정한다는 점을 발견한다. 정상을 가장하고 우리 안에 숨어있는 사이코패스들의 실체, 그리고 일상성이 광기로 정의되는 폭력의 메카니즘. 한 피스 한 피스 퍼즐을 맞춰나가듯 진행되는 론슨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은밀하게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광기의 본질에 근접할 수 있다.

                                                      * * *

    저자 : 존 론슨 (Jon Ronson)

    영국 웨스트민스터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가디언>, <타임아웃> 등에 칼럼을 기고하는 저널리스트이며, BBC방송국에 여러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자이자, ‘곤조 저널리즘(gonzo journalism. 취재 대상에 적극 개입, 1인칭 시점으로 기사를 서술하는 방식)’ 스타일로 유명한 논픽션 작가다.

    그가 집필한 『그들: 극단론자들과의 위험한 여정(Them: Adventures with Extremists)』과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The Men Who Stare at Goats)』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역자 : 차백만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경영컨설팅회사에서 근무하다가 귀국한 뒤 안철수연구소, CJ푸드시스템 등에서 전략기획과 신사업개발을 담당했다. 현재 바른번역에 소속돼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옮긴 책으로는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전략의 제왕』, 『넷 마피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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