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원죄론, 한미 FTA 압박 먹혀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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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1월 18일 10:0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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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에 타협지점은 없어 보인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당단부단 반수기란”이란 말로 강행처리 의사를 재차 밝혔다. 이 말은 ‘결단을 내릴 때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본의가 어떻든 강행처리 명분 쌓기가 되었다.

    중앙일보와 조선일보는 각각 1면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송영길 인천시장의 말을 1면에 비중있게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노 전 대통령이 “개방 문제와 관련해 진보주의자들의 주장이 이후 사실로 증명된 것이 없다”고 말한 것을, 조선일보는 송영길 시장이 광주시청 공무원 특강에서 “민주당의 반FTA는 무책임한 자기모순”이란 발언을 부각시켰다.

    몸싸움을 해서라도 한미FTA를 강행처리하라며 연일 전장의 북을 두드려왔던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한미FTA 반대진영을 뒤엎는 선봉장으로 출격한 셈이다. 여기에는 한미FTA 처리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진 민주당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다음은 18일 아침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일보 <푸코․들뢰즈…대학원생도 풀기 힘든 논술>
    국민일보 <인내에 한계…FTA 조속 처리>
    동아일보 <명지대 845만원 가장 비싸…한서-백석대 순>
    서울신문 <미 “아․태 최우선” 안보도 중 고립작전>
    세계일보 <슬픈 50대>
    조선일보 <국민이 뽑아준 국회, 끝내 국회 무시>
    중앙일보 <“개방 관련 진보 주장은 맞은 적 없다”>
    한겨레 <진보의 재구성 일단락 범야권 재편 속도낸다>
    한국일보 <소설가 4대강 에세이 출간에 관광공사, 수억원 지원 논란>

    중앙-조선 각각 노무현 송영길 내세워 한미 FTA 강행 힘 실어

    중앙일보는 2007년 4월 한미FTA 타결 이후 발표된 노 전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인용했다. 중앙일보는 노 전 대통령이 “그동안 (FTA협상이) ‘미국의 압력’이라는 얘기가 난무했고, 길거리에서도 심지어 ‘매국’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고 말했다며, 이것이 “비준안에 찬성하는 정치인들에게 요즘 트위터 등에서 ‘매국노’란 비난이 일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인 2008년 11월 ‘민주주의 2.0’에 올린 글 중 “걸핏하면 신자유주의라는 용어를 도깨비 방망이처럼 들이대는 것은 합리적인 태도가 아닙니다. 저는 ‘너 신자유주의자지?’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너 빨갱이지?’ 이런 말을 들었을 때와 느낌이 비슷합니다”란 말을 인용했다.

       
      ▲중앙일보 11월 18일자 1면.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워 한미FTA 반대 논리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정부가 한미FTA 홍보 광고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앞세운 것과 같은 방식이다. 하지만 정부의 홍보 광고나 중앙일보 모두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미국 금융위기를 거론하며 한미FTA에 대한 재협상, 더 나아가 비준 반대 입장을 밝힌 것에는 신경 쓰지 않는 태도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국제적으로도 금융제도와 질서를 재편해야 한다는 논의가 일어나고 있다. 아마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미FTA 안에도 해당되는 내용이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고 고쳐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고쳐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이 같은 공격은 한미FTA가 참여정부 때 이루어졌다는 ‘원죄론’에 근거하고 있지만, 현재 한미FTA 반대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는 민주당 내부의 혼란도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도 한미FTA 합의를 거부했지만 내부에서는 계속해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광주에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마친 이후 조선일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FTA는 민주당 정권에서 추진된 것”이라며 “민주당이 FTA를 안하려고 핑계를 찾거나 다른 조건을 거는 방식은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국가소송제(ISD)에 대해서도 “그때는 (독소조항인 줄) 몰랐다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정치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안희정 충남지사도 16일 트위터에서 한미FTA 반대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하는 글에 대해 “자기(노무현 정권)가 추진했던 정책을 정권이 바뀌었다고 다른 입장을 취해서는 안 된다”면서 “신의의 문제”라고 말했다. 참여정부 핵심인사들의 이 같은 발언은 한미FTA 반대진영에게는 상호 신뢰감을 떨어뜨리고 야권연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 11월 18일자 2면. 

    경향신문 "민주당 우왕좌왕…보수진영 역공에 휘청"

    경향신문은 민주당을 강하게 질타했다. 경향신문은 <민주, 전략 부재․내부 균열…FTA 전선 흔들> 제하의 기사에서 “손학규 대표가 이끄는 당 지도부와 김진표 원내대표가 이끄는 원내 지도부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이, 보수파 의원들이 직접 여당 의원들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나섰다”며 “의원총회에서 격론 끝에 ‘당론 변경 불가’ 입장을 정했지만, 우왕좌왕하며 내부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혼란을 겪게 된 이유로 “투자자-국가소송제에만 매달렸다”는 점과 “당 지도부와 의원 상당수가 한미FTA를 추진한 참여정부 각료이거나 2007년 비준안을 통과시킨 열린우리당 출신”이라는 점을 꼽았다. 경향신문은 “지도부는 갈팡질팡하고, 당내 보수파는 뒤에서 총을 쏘면서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보수진영의 역공에 휘청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어쨌건 한나라당의 한미FTA 강행처리 방침 재확인으로, 처리시점이 다시 도마에 오르게 되었다. 본회의가 24일 예정되어 있어 이날이 유력하지만 동아일보는 한나라당 관계자의 말을 빌어 “언제라도 본회의를 앞당길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겨레는 “12월을 넘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나라당은 의총을 통해 처리 시기와 방법을 지도부에 일임했다.

    통합연대 ‘3자 통합’ 최종 합의…한겨레-경향 엇갈린 평가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 일부로 구성된 통합연대가 ‘3자 통합’에 최종 합의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지역구 후보 선출방식을 두고 논란을 겪었던 3자는 국민참여당이 제시한 중재안을 민주노동당이 수용하면서 합의를 이루었다. 하지만 진보신당이 통합에서 제외되었고, 진보진영 내 논란이 일었던 참여당과의 통합으로 잡음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범야권이 본격적인 세력 재편기에 들어섰다”며 “민주통합정당이 한 축을 형성하면서, 다음달 출범할 통합진보정당이 이에 도전하는 민주-진보 양립 체제가 구축되었다”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진보정치가 침체를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며 “참여당의 합류를 두고 진보정치가 우경화하는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진보정치가 외연을 넓힌 것으로 평가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향신문은 “당초 추진했던 모든 진보진영의 ‘대통합’에는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야권대통합보다 세력이 작지만 3자는 단일 진보정당으로 나서면 총선에서 일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참여당 내 합당 추인, 통합정당 지분문제, 민노당과 통합연대의 감정의 골이 최종 쟁점이 될 것이라 밝혔다.

       
      ▲동아일보 11월 18일자 1면.

    동아일보 "실질 등록금 기준으로 인하 문제 논의해야" 사립대 입장과 일맥상통

    동아일보는 전국 재학생 1만명 이상 93개 대학의 등록금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1면 머리기사로 다루었다. 동아일보는 명목등록금 평균에서 평균 장학금을 뺀 수치인 실질등록금을 기준으로 순위를 상정했는데 1위를 기록한 명지대학교는 연 등록금이 무려 845만4800원에 달했다. 장학금 평균 수치를 뺀 만큼, 실제로는 이를 상회한 1000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동아일보는 <지방서 올라온 서울 사립대 학생 연 1700만원 필요>제하의 관련기사에서 “월급만으로는 한 명당 10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하기 어렵다”고 밝혔지만 “명목등록금보다 실제 학생들이 부담하는 실질등록금을 기준으로 등록금 인하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뜬금없는 해답을 내놓았다. 이는 각 사립대학들이 등록금 인하 대신 장학금 총액을 늘리겠다는 입장과 일맥상통해 있다.

       
      ▲한국일보 11월 18일자 1면. 

    한국일보 "한국관광공사 4대강 에세이 출간에 수억 원 지원"

    한국일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유명 소설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한 대형 출판사의 ‘강’ 에세이 시리즈 출간에 수억원을 지원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출판사 측은 4대강 사업과 무관한 내용이라고 밝혔지만, 4대강 관광 홍보에 주력하고 있는 관광공사로부터 거액의 지원금을 받기로 한 데다 출간 예정인 4편 모두 4대강을 소재로 한 것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 기관이 작품 한 편에 1억5000만원을 지원하는 것은 통상의 출판지원금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우수학술도서는 편당 구입비용이 1000만원, 우수교양도서는 편당 500만원이며 간행물윤리위원회가 공모를 통해 선정하는 학술 및 교양 우수서적의 지원금도 편당 1000만원”이라고 밝혀 정부의 끝나지 않는 4대강 특혜 실체를 밝혔다.

    동아-경향 노조 조직률 통계 해석 "빗나간 노동운동"vs"비정규직 급증"

    16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노조 조직률이 통계 첫 한 자리수 비율로 떨어진 것과 관련, 동아일보가 사설에서 “기존 노동운동권의 정치화와 이념화에 따른 빗나간 노동운동 형태”로 해석한 반면, 경향신문은 “노동유연화에 따른 비정규직 급증”을 핵심 원인으로 지적해 대비되었다. 경향신문은 “노조가입률을 적정하게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가 법과 제도를 대폭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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