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파괴론자가 이사장, 참 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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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1월 17일 10:3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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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대씨.

MB정부가 결국 김종대씨를 국민건강보험 이사장에 임명하였다. 그는 과거 보건복지부 실장 시절부터 국민건강보험의 통합을 적극적으로 반대해온 인물이며, 최근에는 건강보험 통합이 위헌임을 주장하고 의료민영화 추진을 주장해온 인물이다.

민영화론자들에 장악된 보건과 복지

김종대씨의 이사장 임명으로 인해 우리 나라 공적 의료보장 제도의 꽃인 건강보험 제도는 완전히 민영화론자들에 의해 장악되었다. MB의 보건복지정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모든 핵심 요직은 의료민영화론자들이 완전히 장악했다.

MB의 보건복지정책을 보좌하는 비서관인 정상혁 교수,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경제부서 차관 출신인 임채민, 건강보험정책연구원장인 이기효 교수 등이 그런 사람들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를 반대하고, 영리병원 허용을 주장하고, 의료산업화를 주장해온 자들이다.

특히 국민건강보험 자체를 반대하고 다시 2000년 이전의 수백 개로 쪼개져 있던 의료보험체제로 되돌려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김종대씨를 국민건강보험 이사장에 임명한 것은 완전히 넌센스다. 여기에는 틀림없이 다른 정치적 의도를 가진 포석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다름아닌 12월 초에 국민건강보험 통합 위헌 소송 판결되이 목전에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2009년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과 보수적 변호사단체는 국민건강보험 재정 통합이 위헌이라며 소송을 냈다. 건강보험 통합으로 인해 직장 가입자가 지역 가입자의 건강보험료 부담을 떠안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래서 다시 통합 이전의 수백 개로 난립한 의료보험체제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종대씨는 “헌법재판소가 정신이상자 기관이 아닌 한, 100% 위헌 판견을 내릴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국민건강보험 통합의 취지와 운영 원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다.

   
  ▲김종대 이사장 반대 기자회견을 여는 의료 관련 단체들. 

다시 수백 개로 쪼개, 민간 기업 먹기 좋게

과거 수백 개로 쪼개진 조합 방식에서는 재정 상태가 열악한 농촌지역 조합은 보험료가 비싸지고, 반대로 재정 상태가 양호한 직장이나, 강남 같은 부유한 지역에서는 보험료 부담이 오히려 적은 문제가 있다. 이는 소득에 따라 능력만큼 내고 필요만큼 혜택을 받는다는 사회보장제도의 취지에 어긋난 것이다.

또한, 수백 개로 쪼개진 조합방식의 의료보험제도하에서는 보장성을 확대하기도 어려웠다. 보장성은 항상 재정이 열악한 조합에 맞출 수밖에 없다보니 보장성은 항상 제자리였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수백 개의 조합이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통합됨으로써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보장률을 확대할 수 있는 조건과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12월 초에 있을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위헌 판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데에 주목해야 한다. 알려지기로는 헌법재판관들 간에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고 한다. 헌법재판관들이 보수적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위헌 판결이 날 수도 있다.

물론 현재의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와 완전히 단일한 기준을 갖고 있지 못한 지금, 위헌 판결이 나더라도 얼마든지 통합건강보험제도를 유지하며, 개선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통합 국민건강보험 제도를 극렬히 반대하고, 다시 쪼개져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인사가 다른 곳도 아닌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갔다는 것이다. 아마도 위헌 판결이 나게 되면 바로 국민건강보험을 쪼개는 작업에 즉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서 다시 MB정부의 초기 보건의료 정책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MB정부 초기 핵심 의료정책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 영리병원 허용, 민간의료보험 활성화였다. MB정부가 들어선 직후 복지부와 건강보험 공단의 관료와 연구자 몇몇이 네덜란드로 달려갔었다. 네덜란드는 다수로 나눠진 의료보험을 민영화한 바 있는데 바로 그 경험을 배우러 간 것이었다. 그러나 이후 촛불운동을 통해 건강보험를 민영화하려는 시도는 포기됐다.

건강보험 통째 민영화 의도 포기 않아

그러나, 지금의 상황을 보면 MB정부는 결코 통째로 건강보험을 민영화하려는 시도를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이 쪼개지게 되면, 다시 직장별 지역별로 나눠지게 된다. 즉, 삼성과 현대그룹 등의 직장의료보험조합으로 나눠 질 것이다.

그리고 그 보험조합을 삼성생명 등의 재벌 보험사에 위탁운영을 하게 되면, 건강보험은 간단하게도 민영화된다. 제발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기를 바란다. 워낙 MB정권에 대한 불신이 커서 우리들이 잠시 정신이 나갔기를 바랄 뿐이다. 건강보험 파괴론자에게 건강보험공단의 수장을 맡기는 MB정부, 참으로 징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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