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적 전망 부재가 분열 원인"
        2011년 11월 11일 08: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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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세화 진보신당 당 대표 후보는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 이후 10년 넘는 기간 동안 진보정치 세력이 확정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분열이라는 역주행을 한 것에 대해 "장기적 전망 부재에 따른 근시안적 선택과 판단들" 때문이라며, 특히 ‘지도급 인사’들의 개인적 욕망이 분열을 가져온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08년 분당과 관련 자신의 "판단 착오"를 얘기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는 "사실 분당하면 진보정당의 대중적 대표성을 진보신당 확보할 거라고 기대했다."며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왜 그랬는지 깊이 성찰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진보신당 대표가 될 경우 당 역량 강화와 재벌과 자본 권력과의 선명한 투쟁, 당원은 물론 국민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 강화 등을 우선적이고 주요한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홍세화 후보와 인터뷰는 지난 8일 <레디앙>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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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노동당 창당된 지 10년을 넘어서고 있다. 4년 만에 10석과 지지율 20%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008년에는 민주노동당이, 올해는 진보신당이 갈라졌다. 진보신당의 분열은 역설적으로 ‘통합’ 논의의 결과다. 확장이 아니라 내부의 균열로 인한 왜소화가 지난 10년 진보정당의 역사였다.

    이런 현상의 원인을 따지고 평가를 해봐야겠지만, 일반 국민과 특히 진보정당이 자신들의 토대라고 얘기하고 있는 노동조합이라는 노동자 대중 조직의 입장에서 보면 대단히 실망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 민주노총은 진보통합을 강하게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이른바 ‘3자 원샷 통합’ 등 관련 논의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그 동안 진보정당이 보여준 모습은 통합과 확산보다는 내부 갈등과 이로 인한 분열이었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났다고 보는가?

       
      ▲홍세화 후보(사진=정용희)

    장기적 전망 부재가 진보 분열 가져와

    =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된 결과다. 우선 한국사회의 현실에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내건 진보정치는 시작할 때부터 장기적 전망이 필요하다. 조직된 노동자라야 민주노총, 한국노총을 합해도 양적으로 보면 전체 노동자의 10% 안팎에 불과하다.

    또한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이라고 해도, 노동자 계급의식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형성됐는지 의문이다. 조합원들이 지금까지 선거 시기 어느 정당을 찍어왔는지에 대한 기본적 물음도 있다.

    진보정치의 대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전망이 필요하고 이를 이룩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일상적인 교육과 민중의 집과 같은 풀뿌리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와의 만남 등 다양한 대중 사업이 끊임없이 연구되고 실천돼야 하는데 그런 것에 아주 취약했다.

    우리가 지향하는 대의에 비해 힘이 부족한 현실에서, 우리의 정체성과 강령을 토대로 그 위에 우리의 장기적 전망을 실현하고 이 과정에서 지지 세력을 확보해나가야 됐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처럼 장기적 전망 결여된 상태에서 필연적으로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생기게 될 수밖에 없었다. 진보정당을 이끌어왔던 주요 인물들의 경우 조급증을 보이기 시작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들은 개인적 입지와 당의 성장 사이에 모순이 불거지게 됐으며, 이런 상황이 통합이라는 바람에 흔들리며 휩쓸릴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노동자 정치세력화 대의가 흔들리고, 노동계도 말과는 달리 정체성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소위 명망가라 불리던 영향력 있는 정치인도 함께 흔들리는 게 현재 상황이라고 본다.

    그것이 결국 진보정치인들조차 정당정치가 아니라 붕당정치 행보와 유사한 양태를 보여줬으며, 이런 것들이 국민들을 실망하게 만들었고, 함께 진보정치를 하던 사람들 내부를 분열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한국의 경우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진보정당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걸 전제로 장기적 전망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2004년의 성공이 오히려 조급증 갖게 만들어 부메랑으로 돌아왔으며, 2012년 집권이라는 말도 안 되는 전망이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분당 당시 판단 착오

    – 장기적 전망이 부재와 내실을 쌓지 못한 조급증 등을 지적하셨는데, 2008년 분당의 경우 이념과 노선의 충돌이라는 변수가 크게 작용했다.

    = 이념과 노선이 서로 다른 정파가 봉합된 상태로 하나의 당을 만들어서 동거를 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주파의 패권주의라든지, ‘최기영 사건’을 통해 보여준 남한 진보정당의 종속성, 그러니까 최고 형태의 조직이어야 하는 (남쪽의 진보)정당 위에 무엇이 더 있는 듯한 태도는 더 이상 당을 같이 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을 하게 만들었다. 나도 그 대의에 동의했다.

    하지만 판단 착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분당하면 진보정당의 대중적 대표성을 진보신당 확보할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왜 그랬는지 깊이 성찰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의 분열상은 먼저 얘기한 장기적 전망의 부재와 함께 민주노동당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진보의 재구성과 관련돼 구체적인 실천이 없었던 것도 원인이다. 그 결과 지방선거에서 지리멸렬한 결고를 가져왔고, 여기서 파생된 위기의식이 통합논의를 가속화시킨 것이다. 2008년 분당 이후 한 번도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이런 상황이 오고 말았다.

    – 홍세화 후보께서는 진보신당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진보정치 세력의 ‘우경화’비판과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다. 진보신당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것이 단일하지는 않겠지만, 대표적이 차별성은 어디에 있나?

    = 현재 진보신당 강령에 담겨 있는 것처럼 ‘자본주의 극복’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 사회 현 단계로 볼 때 그 성격을 재벌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재벌 국가 또는 자본 국가 체제 대한 긴장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진보신당이 출발할 때부터 내세운 평등 생태 평화 연대라는 가치는 유효하고 적절하다. 문제는 이것을 표명했을 뿐 현실에서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투쟁을 제대로 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사진=정용희

    예컨대 삼성과의 싸움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해야 된다, 저렇게 해야 된다, 라고 하지만 이를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극복 대상을 적시하고 맞서 싸우는 것에서 뒤졌다. 비정규직 철폐도 말은 좋지만 구체적인 실천 노력이 없었다. 보편 복지의 경우도 부자와 대기업에 대한 증세 없이 불가능한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부분에 대한 구체적 대안이 없다.

    민주노동당에서 나온 지 3년 반 정도밖에 안 됐다. 2년이 좀 넘어서 지방선거를 치렀는데, 그 결과 통합 논쟁으로 휩쓸려 들어간 것은 조급하고 장기적 전망 없이 진보정치 운동을 해온 것의 귀결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노동자 경영권 확보 중요

    – 진보신당은 홍세후 후보의 출사표나 기자간담회 발표 자료 등을 보면 “반자본주의 정당”을 분명하게 내세우고, 이것이 다른 당들과 차별성을 가지는 주요 내용인 것 같다.

    = 우리 당 당원들 성향으로 볼 때, 정확한 것은 따져봐야 하겠지만, 사민주의 좌파가 주류를 이루는 것 같다. 자본주의 극복이라는 과제에 대해 구체적 실현 과정이 같이 논의돼야 한다. 진보정치의 대의는 당 강령에 표현돼 있으며, 강령 정신에 입각해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청사진이 그려질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의 경영권은 이런 점에서 중요한 목표가 될 수 있다. 아주 좋은 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겨레신문의 경우 경영진을 기자와 구성원들이 선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얘기되는 노동자 경영 참여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 생존권 비롯해 정리해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일차적인 것이 노동자 경영권이라고 볼 수 있다. 생산 주체인 노동자가 왜 이런 권리를 가질 수 없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생산 현장에서 조장 같은 직위도 현장 노동자들이 선출하는 등의 제도가 도입됐을 때 모든 일터에서 주체가 될 수 있다. 이처럼 가정과 배움터, 일터에서 인간이 주체가 되는 것이 궁극적인 민주주의의 확장이고 강한 민주주의의 실현이다.

    재벌과의 투쟁, 복안 있다

    – 진보신당 대표가 되면 중점적으로 해나갈 우선 과제 몇 가지만 얘기해 달라.

    = 당의 역량 강화가 우선이다. 이를 위해 국민들에게 우리 당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단과 당원들의 의견을 모아야겠지만, 재벌, 특히 삼성을 싸움의 대상으로 분명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아직 얘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복안도 가지고 있다. 말로만 하는 정당이 돼서는 안 된다. 우리에겐 의견그룹이 아니라 실천 그룹이 필요하다.

    (그가 인터뷰 과정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이야기한 몇 가지 방안 구체적인 것이었으며, 그것이 실천 단계에 돌입하는 순간 사회적으로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들이 포함돼 있었다)

    진보신당이 정말 뭔가 제대로 해야 하지만, 원외 정당이라 힘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대표가 되면 당원 배가운동을 벌여 내년 4월 총선 이전까지 현재의 두 배인 3만 명 당원을 확보할 것이다. 또한 자발적 당비 인상 운동을 벌여 당의 재정을 확충해서 선거 자금도 마련하고, 실천적 당 활동을 위한 비용으로 지출할 것이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인 당원 교육에 힘을 쏟을 것이다. 당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문학이나 경제학 교육 프로그램을 상시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 이런 부분에서 진보정당은 장점이 있다. 이런 것은 내가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당에 요구했으나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의 홍보도 중요하지만 교육을 매개로 국민들과 소통해야 한다.

    내가 그들을 용납하기 어려운 이유

    –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등 진보신당의 전 대표들의 행보에 대해 진보신당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통합연대라는 조직이나 세 명의 지도자를 비롯한 중견 리더들 역시 조직의 방침을 위반했다는 ‘주홍 글씨’가 쉽게 지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께서는 이들의 개인적, 정치적 욕망이 진보의 가치를 저버리고, 조직의 방침을 거스른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하나? 한국사회에서 힘 있는 진보정당 건설의 경로에 대한 전략적 관점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

    = 그렇게 잘라서 얘기하기보다는, 거듭 강조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진보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전망이 필요한데 반해 너무 단기적으로 바라보는 문화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진보신당 안에서도 전반적인 당 운영 등 일상 활동 또는 당내 문화가 너무 단기적이었다.

    이런 요인들이 그런 행보를 가능하게 했다고 본다. 그 분들의 선택이 꼭 욕망 때문이라기보다 그것을 견제할 수 있는 당의 문화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중요한 요인이라고 본다. 그런 문화적 배경이 그들의 정확한 상황 판단을 가로막았다고 본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분들의 선택과 행보가 설령 ‘통합의 대의’가 너무 크기 때문에 주홍 글씨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했을 것이라는 측면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 하더라도 남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들의 선택은 의도했든 아니든 ‘미필적’으로 진보신당의 소멸을 바라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나는 그 부분을 용납하기가 어렵다.(그는 진보신당의 통합 논의와 9.4 당 대회 그리고 이후 통합연대의 출범 과정에서 받았던 ‘인간 신뢰’에 대한 상처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다)

    선택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논리

    – 통합연대 쪽 인사들 가운데에는 진보양당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막고 있는 참여당과 함께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과, 진보정당과 자유주의 정당의 통합 세력이 현 시점에서 필요하다는 판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같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양자 모두 노동자 민중을 기반으로 하는 진보정당의 독자적 발전 경로라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한다. 자유주의 정치세력과 통합하는 것은 이를 위한 전술적 선택이라는 설명을 하고 있다. 지도급 인사들을 논외로 할 경우, 개인적인 정치적 욕망과 무관하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에 동의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 다른 측면에서 두 가지 답변을 하고 싶다. 하나는 진보신당 당을 이끈 사람들, 지역이 경우도 포함해서, 이런 분들이 통합을 주장했다. 그 이유로는 당세가 워낙 약하고, 진보신당으로서는 할 일이 없다, 할 수 있는 게 없다, 이런 식으로 열심히 당원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당 대의원들에 의해 부결됐다. 지도부가 이럴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이들의 행보는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으로 하방하는 것이다. 장기적 전망을 가지고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이광호 편집국장(사진=정용희)

    다음으로 자유주의 정치세력이 포함된 통합정당 안에서, 진보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쏟을 노력을 왜 현실 속에서, 지역에서 노력을 통해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지키고, 영향력을 키우는 데 사용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나.

    그런 생각은 없이 기존 정치세력들을 키우는데 함께 하는 것은 정치공학적 접근이라고 본다. 통합정당 안에 들어가서 (진보정당 독자성 유지 강화를 하겠다는)논리는 솔직히 자신들의 선택을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마치 민주노동당과 통합 논의 과정에서 여러 번 가졌던 회의에서, 회의록을 찾아봤는데, 거기에 담긴 중요한 논리는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 합치려는데, 이 같은 우경화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해 통합을 해야 한다고 수없이 발언을 했다. 그런데 이게 몇 일도 안돼 바뀌어 버렸다. 솔직히 그들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도 답답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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