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 주인의 독서일기
    2011년 11월 05일 02: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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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하운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보리피리>에 얽힌 이야기를 알게 되면 시를, 시인을 다시 보게 된다. 책은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는 책 내용이 재미있어서 끌리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그 책이 말하고 있는 사연 때문에 책을 좋아하게 된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책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책이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 본문 중에서

   
  ▲책 세상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게 남자가 있었다? 『혼불』은 한 권짜리가 진짜다? 책을 읽지 못하게 하는 책방이 있다? 기형도와 장정일이 ‘포르노’를 논했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실제로 납치됐다? 도스토옙스키 한정판은 왕따를 당했다?

이 얘기들이 궁금하다면 들어오라. 여기는 ‘심야책방’이다. 깊은 밤, 잠들지 않는 책방이 있다. 잠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곳곳에서 모여든 사람들은 책 읽고, 공부하고, 얘기하고, 노래 듣고, 야식 즐기며, 밤을 잇는다. 그곳은 ‘심야책방’이다.

『심야책방-어느 지하생활자의 행복한 책일기 2』(윤성근, 이매진, 13000원)는 자기가 읽은 책만 팔고, 공연도 하고 전시회도 열고 모임도 하고 강좌도 열고, 동네 사랑방 같고 홍대 앞 카페처럼 생긴 헌책방으로 유명한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주인이 쓴 독서일기다.

‘심야책방’은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 실제로 운영하고 있는 책방 이름이기도 하다. 밤을 잊은 사람들의 밤을 잇기 위해 새벽 6시까지 책방 문을 열어놓는다.

‘어느 지하생활자의 행복한 책일기’ 첫 번째 이야기인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 헌책방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독서일기를 함께 담고 있다면, 두 번째 이야기인 이 책은 오롯이 독서일기에 집중한다. 이 책에는 최인훈, 황지우, 김수영, 신영복, 장정일, 도스토옙스키, 푸시킨, 미셸 푸코처럼 유명한 작가의 익숙한 책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존 파울즈, 구라다 하쿠조, 조르주 페렉, 이탈로 칼비노, 장 그르니에, 존 케네디 툴, 김을한, 장용학처럼 덜 익숙한 작가의 낯선 책들도 많이 등장한다. 저자는 책방에서 뽑아든 오래된 책들로, 오랜 독서 내공이 내뿜는 다양한 책들의 뒷이야기로, 독서일기를 꽉꽉 채우고 있다.

                                                  * * *

저자 : 윤성근

서울 성북구 정릉에서 태어났고, 강원도 태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다시 서울로 와서 학교를 마쳤다. 운 좋게도 벤처 열풍이 불던 때 컴퓨터로 일하는 회사에 들어가서 오랫동안 일했다. 그러다 서른 즈음에 회사를 그만두고 ‘잘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 ‘행복한 일’을 하려고 출판사와 헌책방을 기웃거리며 어깨너머로 일을 배웠다.

2007년 여름, 드디어 서울 은평구 응암동 어느 골목길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열었고,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책을 사고팔 때는 그 안에 들어 있는 가치도 함께 사람들과 나눠야 한다는 생각으로 조금은 편협하고 엉뚱하게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 문화와 골목길 문화를 살리는 데 관심이 많고, 늦은 밤이나 새벽에 책 읽는 것을 즐기며, 영국 작가 루이스 캐럴 자료를 수집하는 데 열을 올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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