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독려, 이외수 안되고 조수미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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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0월 26일 09:5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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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늘 서울시장 선거가 열린다. 부산 동구청을 비롯한 11개 기초자치단체장 등을 뽑는 재・보궐 선거도 함께 실시된다.

    오늘 선거에서 누구를 뽑느냐에 따라 서울을 비롯한 지역의 현재와 미래가 바뀐다. 승패에 따라 정치지형도 요동칠 전망이다. 중요하지 않은 선거란 없지만 오늘 치러지는 선거는 정말, 중요한 선거다.

    오늘 선거가 갖는 막중한 의미 때문일까. 그 어느 때보다도 기관의 단속과 규제가 심하다. 특히 선거관리위원회의 행태는 심각하다. 공정선거와 투표독려를 내세우면서 오히려 투표참여를 막는 이상한 쪽으로 가고 있다. 선관위가 ‘투표 인증사진’과 관련해 내놓은 입장을 요약하면 성향이 알려진 유명인은 투표권유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선관위는 또 박원순 후보의 학력기재가 잘못됐다는 내용을 투표장소 입구에 붙이기로 했다. 반면 나경원 후보의 다이아몬드 가격 축소신고는 선거 이후로 결정을 미루기로 했다. 투표결과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오죽하면 언론들도 선관위가 모호한 기준으로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명한 유권자의 선택과 더불어 사회적인 재정비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선일보 10월26일자 1면

    다음은 26일자 전국단위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들이다.

    경향신문 <한국 ‘상대적 빈곤’ OECD 중 최하위>
    국민일보 <‘빅뱅’ 오나…숨죽인 정치권>
    동아일보 <나의 정당정치 살리기냐 / 박의 비정치권 반란이냐>
    서울신문 <선택 / 미래>
    세계일보 <‘투표율 45%’에서 승부 갈린다>
    조선일보 <감사원, 대학 기부금입학 대대적 조사>
    중앙일보 <세대 투표 전쟁…오후 2시 분수령>
    한겨레 <‘투표 인증샷’도 자유롭게 못하는 선거>
    한국일보 <한국정치 지형・서울 미래가 바뀐다>

    투표 인증샷도 자유롭게 못하는 선거, 4월 재보선 지침도 뒤집은 선관위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에서 25일 하루동안 트위터와 인터넷 게시판 등에 중앙선관위가 내놓은 ‘인증샷 10문10답에 대한 성토가 줄을 이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 10월26일자 1면

    중앙선관위 지침을 보면 ‘투표소 앞에서 인증샷은 가능하지만, 투표소 안에서 인증샷은 안 된다’, ‘특정 후보자에게 투표를 권유, 유도하는 내용을 포함한 인증샷은 안 된다’, ‘단순한 투표참여 권유는 되지만, 특정 후보에 투표 권유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를 찍었는데 투표합시다”라고 하면 안 되고, 소설가 이외수씨 등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의 멘토로 등록된 이들은 선거 당일 “투표하자”고 하는 것도 안 된다. 이씨가 그동안 어떤 후보를 지지했는지 널리 알려졌다는 이유에서다.

    선관위는 또 “이외수씨의 트윗을 가수 이효리씨가 선거일에 리트윗(추천)하는 것도 안 될 것 같다”며 “다만 이효리씨가 어떤 목적에서 그렇게 했는지 살펴봐야 하고,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유명인들을 다 감시할 건가라는 질문에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영향력 있는 유명인들은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다. 한겨레는 ‘이외수는 투표독려하면 안되고 조수미는 된다는 이상한 지침’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1면 <“성향 알려진 사람은 투표권유 안된다” 논란>에서 “이는 선관위가 지난 4.27 재보선 직전 발표한 ‘투표참여 홍보활동 허용예시’ 지침과도 배치된다”며 “투표를 독려해야 할 선관위가 오히려 그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당시 선관위는 정당이나 후보자의 명칭을 나타내지 않으면 투표참여 홍보활동을 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

    이태호 유권자자유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선관위가 필요에 따라 유권해석의 잣대를 휘두르며 선거에 개입하는 ‘정치행위자’가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선관위, 투표소 입구에 박원순 학력 정정공고 붙이기로

    선관위는 또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학력 논란과 관련해 서울지역 모든 투표소에 정정 공고를 붙이기로 했다.

       
      ▲동아일보 10월26일자 4면

    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서울대가 선관위에 제출한 재적증명서를 확인한 결과 박 후보의 학력은 ‘서울대 사회계열 1년 제명’이 맞다며 선거당일인 26일 투표소 입구마다 게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선관위는 이어 “박 후보가 ‘문리과대학 사회과학계열 제적’이라고 학력을 잘못 기재한 것은 서울대 측이 전산착오로 박 후보에게 잘못된 재적증명서를 발급했기 때문”이라며 “의도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이에 대해 “선관위가 투표 전날 위원장 전결로 결정한 데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2캐럿 다이아몬드 재산 축소 신고에 대한 결정은 선거 이후로 미뤄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원순 후보 선대위 송호창 대변인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은 박 후보 측 잘못으로 학력기재가 잘못된 것처럼 왜곡해 문자메시지를 통해 흑색선전에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력정정 공고문이 투표장에 붙어있을 경우 허위로 학력을 기재한 듯한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송 대변인은 “나 후보의 다이아몬드 허위, 축소 신고에 대한 문제제기는 선관위가 소명시한이 26일까지라는 이유로 신속한 결정 요구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조선 "나 후보 크게 패배하면 한나라당 대선구도까지 흔들"

    언론들은 이번 선거결과가 한국정치 지형과 서울의 미래를 바꿔놓을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한국일보는 1면 머리기사 <한국정치 지형·서울 미래가 바뀐다>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에 따라 향후 우리나라의 정치지형과 서울의 미래가 크게 달라진다”면서 “특히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맞붙은 서울시장 보선 결과는 서울시정을 넘어 정국 전반의 향배를 결정짓게 된다”고 분석했다.

       
      ▲한국일보 10월26일자 1면

    ‘바보같은 대학생들이 SNS로 시간낭비하고 있다’는 칼럼을 싣기도 했던 동아일보는 선거 당일까지 사설에서 노골적인 편향성을 드러냈다. 동아일보는 사설 <재보선 한표 한표가 국민의 장래 가른다>에서 “일각에서 검증을 네거티브 공세인 양 몰아붙인 것은 자질 검증과 흑색선전을 구분하지 못한 소치”라면서 “검증없는 선택은 민주주의 자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검증은 오히려 미흡했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한발 더 나아가 북한 김정일 정권이 나 후보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비난의 표적으로 삼았다면서 “북한이 내년 선거에서 ‘친북, 종북 정권’ 창출을 획책할 것임을 이번에 예고한 셈”이라고 서울시장 선거에 색깔론을 덧칠했다.

    동아일보가 옷을 벗고 뛰었다면 조선일보의 사설에서는 그나마 균형감각과 깊이 있는 선거판세 분석이 돋보였다.

    조선일보는 사설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의 나라와 정치>에서 “상당수 서울시민들도 이번 선거를 여권의 ‘박근혜 대세론’과 야권의 ‘안철수 기대론’이 부딪치는 평가장으로 받아들인 감이 없지 않다”며 “박 후보가 이기면 야권은 안철수 바람을 바탕으로 신당을 만들려는 세력과 민주당, 친노파가 주도권을 다투게 되고 박 후보가 지면 안철수 기대론은 물건너가고 박근혜 대세론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나 후보가 크게 질 경우엔 내년 총선을 걱정하는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의 동요가 커지고 여권의 대선구도를 둘러싸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나리오들이 꿈틀대기 시작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일보의 사설의 마지막 문장은 의미심장하다.

    “이번에 서울시민들이 던질 한 표 한 표에 담긴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그 정치적 파장은 넓고도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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