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 찬성, 내가 어리석었다 내년 총선 결과 보고 최종 결정을"
        2011년 10월 21일 04:33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참여정부 당시 한미FTA를 추진한데 대해 재차 사과했다. 정 의원은 “몇 년 전 참여정부에서 한미FTA가 타결됐을 때 나는 조건부 찬성 입장이었다”며 “하지만 3년 전, 세계금융의 중심지 월가가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면서 내가 어리석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신자유주의는 극복 대상

       
      ▲정동영 의원(사진=정동영 의원 홈페이지) 

    정 의원은 이날 김황식 총리에게 한미FTA를 질의하는 과정에서 “신자유주의 흐름 속에서 시장 개방을 막을 수 없다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고, 우리도 금융으로 돈을 버는 나라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이는 신기루였다는 것이 분명해졌고, 신자유주의 시장만능 국가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도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자리에서 당시 미래를 꿰뚫어보지 못했던 저의 안목의 부족함을 고백하며 반성한다”고 고백했다. 정 의원은 “월가 시위대는 고삐 풀린 금융규제를 단단하게 잡아매라고 요구하는데 이 정부는 3년 전 병든 쇠고기를 수입하려다가 국민들로부터 촛불벼락을 맞은데 이어서 이번에는 병든 월가 시스템을 통째로 직수입하는 어리석음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한미 FTA의 본질은 탈규제, 신자유주의, 미국의 월가를 따라가는 것”이라며 “월가가 병들어 세계가 아우성인데 한국만 뒤늦게 미국식을 쫓아가자고 하는, 시대의 흐름을 명백하게 역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민주당과 야4당은 시민사회와 함께 통상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을 여당이 함께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권자인 국민이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참여하는 총선이 다섯 달 반 남았으니 내년 4.11 총선 결과에 따라 FTA 결정하자”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복지국가의 길로 이를 위해 조세정의, 조세혁명을 통한 재원 마련과 재벌개혁을 통한 경제민주화, 비정규직과 정리해고문제를 극복하는 노동민주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복지국가의 핵심 축은 노동민주화”라며 “근로기준법 24조,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을 때 정리해고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을 보다 엄격하게, 보다 구체적으로 제한하는 법률을 개정해야 하고 특히 정부와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쌍용차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여야 쌍용차 문제 해결 나서야

    한편 이날 김황식 총리는 최근 월가 시위와 한미FTA 사이의 관계를 묻는 정 의원의 질문에 “기본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한미 FTA는 우리 경제를 도약시키기 위한 장치이고 월가 시위는 탐욕스러운 일부 계층에 대한 도덕적인 해이와 사회적 책임을 묻는 내용으로, 경제발전에 도움을 주는 FTA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답했다.

    이에 정 의원은 “체제 자체를 바꾸라는 요구가 전 세계 분노의 핵심”이라며 “한미FTA는 어쨌든 월가 시스템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자, 김 총리는 “자본주의는 자유방임주의부터 시작해 수정자본주의, 신자유주의 등 항상 시대 상황에 따라 문제가 생기면 그걸 수정해오는 과정”이라고 답했다.

    정 의원은 “그럼 총리는 대한민국이 시장 만능주의, 금융 자본주의 길을 계속 걸어가야 된다고 보느냐 사람 중심,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 복지국가의 길로 바꿔야 되느냐”고 질문했고, 이에 김 총리는 “기본적으로 후자”라며 “더불어 함께 잘 사는 자본주의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 우리 정부의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