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사저 백지화로 끝낼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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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0월 18일 09: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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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내곡동 사저 계획 백지화’를 선언하고 사태수습에 나섰다. 청와대는 "강남에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땅", "경호부지 매입만 42억원이 들어가는 아방궁"이라는 비난여론에 직면했던 내곡동 사저 계획을 철회하고, 이 대통령이 퇴임 후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17일 발표했다.

김인종 대통령경호처장이 사저 논란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통령은 조만간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과 청와대가 내곡동 사저 백지화를 선언한 것은 비난여론이 확산되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보수신문들까지 등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선일보는 18일자 1면에서 "청와대를 바깥 세계와 단절된 갈라파고스대"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도 이날 1면 머리기사 제목을 <‘MB식 공정’ 추락>이라고 달았다. 공정사회를 강조해 왔던 이 대통령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만한 제목이다.

하지만 보수언론의 비판은 여기까지다. 청와대의 불통을 지적하고 이 대통령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면서도 더 나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레임덕을 걱정하고(동아사설 <사저 소동 같은 실패가 레임덕 자초한다>), 이번 일로 교훈을 얻으라 하고(조선 사설 <공사를 뒤섞었다 탈 난 대통령 사저 문제의 교훈>), 퇴임 후 큰 그림을 그리라(중앙 사설 <MB, ‘퇴임 후 생활’ 큰 그림 그려야>)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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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경향신문이 청와대가 건물 감정가가 1억원이 넘는다는 것을 통보받고도 "0원"이라고 거짓말했다고 진실규명을 요구한 것과 거리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한겨레도 청와대가 감정가를 알고도 이 대통령의 장남 시형씨의 특혜거래를 강행했다고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계획 철회로 덮고 넘어가기에는 규명해야 할 불법적 요소와 의혹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날 돋보였던 한국일보의 사설제목은 <MB 사저 백지화로 일이 끝나지 않는다>였다.

다음은 10월18일 전국단위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들이다.

경향신문 <건물감정가 1억 확인하고도 "0원" 거짓말>
국민일보 <‘내곡동 사저’ 백지화 MB "논현동 가겠다">
동아일보 <"민심 잘 알겠다" 내곡동 포기 / "당심 따르겠다" 논현동 간다>
서울신문 <총수 일가 지분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 높다>
세계일보 <이 대통령 퇴임후 논현동 자택으로>
조선일보 <37년째 전사보상금 5000원…보훈처장 "몰랐다">
중앙일보 <‘MB식 공정’ 추락>
한겨레 <"청, 감정가 알고도 시형씨 특혜거래 강행">
한국일보 <의혹 여전히 수두룩>

청와대, 공시지가 4억6000만원 건물 "0"원 거짓말

청와대가 서울 서초구 내곡동 이명박 대통령 사저 터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의뢰한 감정결과 평가가 17일 공개되면서 배임 의혹 관련 정황이 구체화되고 있다.

   
  ▲경향신문 10월18일자 1면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가 직접 내곡동 사저부지 터 안에 세워진 건물에 대해 1억원이 넘는 감정가를 통보받았지만, 발표 때에는 "0"원으로 둔갑했다. 청와대는 사저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은 지 31년 된 폐허 같은 건물로 공시지가는 0원"이라고 밝혔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민주당 백재현 의원(60)이 입수한 한국감정평가협회 데이터베이스 기록에는 청와대가 올해 3월 나라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한 감정평가에서 내곡동 20-17번지 내 한정식집 건물의 가격이 1억2368만979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서울시 부동산정보망에 올라있는 한정식집 건물 공시지가는 4억6800만원이다.

경향신문은 "건물 값이 이 부지 공시지가에 반영되면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33)가 더 헐값에 땅을 샀다는 논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건물공시지가를 "0원"으로 발표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형씨는 지난 5월 청와대 대통령실과 함께 내곡동 3필지의 지분을 11억2000만원에 매입했는데, 이는 감정평가 결과보다 6억원이 싼 가격이었다. 반대로 시형씨와 공동 소유가 포함된 9개 필지를 42억8000만원의 세금을 들여 매입한 대통령실 평가지분은 실제 매입가의 60% 정도인 25억원이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대통령실이 비싸게 돈을 주고 사면서 시형씨의 헐값 매입 대금을 내준 셈"이라고 말했다.

한겨레도 3면 <감정평가서엔 "17억3천만원"…시형씨 6억원 싸게 산 셈> 기사에서 "시형씨는 감정가의 64%로 땅을 싸게 산 반면, 경호실은 170%의 비싼 값에 사들인 셈"이라며 "특히, 청와대가 경호시설 부지의 감정평가액이 25억1481만원임을 알고도 땅 구입예산 40억원도 모자라 2억8000만원의 예산까지 전용해 쏟아부었다면, 명백한 배임에 해당한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라고 보도했다.

홍영표 의원은 "경호처가 감정평가액보다 터무니없이 비싸게 땅을 산 것은 배임이며 국가재정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매입금액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경호처와 시형씨, 김윤옥 씨가 상의했다면 배임과 횡령죄의 공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토지구입 대금을 낼 능력이 없는 시형씨의 이름으로 땅을 산 뒤 명의를 바꾸려 했다는 청와대 해명 자체가 명의신탁 의도를 입증한다고 보고 증여세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해서도 살피고 있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규모를 줄이겠다, 명의를 바꾸겠다, 그것도 안 되니 다시 논현동으로 가겠다고 해서 지금까지 저질러진 위법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한국일보 "MB 사저 백지화로 일이 끝나지 않는다"

한국일보는 사설 <MB 사저 백지화로 일이 끝나지 않는다>에서 "일반인의 거래라면 합의하에 ‘없던 일’로 할 수 있겠지만 대통령과 대통령 아들, 청와대 경호실이 개입된 사안은 백지화와는 별도로 전후 사정과 추진과정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라의 운명을 책임진 국가 지도자와 그를 보필하는 청와대가 여러 의혹을 덮어둔 채 원상회복만으로 이 문제를 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우선 상식적인 의문들에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편법증여 의도가 있었는지, 왜 아들 시형씨는 공시지가로 싸게 샀고 경호처는 공시지가의 4배로 비싸게 샀는지, 친척으로부터 6억원을 빌린 게 맞는지, 사저 부지에 있던 한정식집 공시지가가 4억6800만원인데 0원으로 처리한 이유는 무엇인지 밝히라는 요구다.

한국일보는 "만약 국가 예산이 편법이나 불법적으로 쓰였다면 비난 차원을 넘어 정치적,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김인종 경호처장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책임지는 일은 이런 의혹과 문제점들을 밝힌 연후에 취해야 할 조치"라고 선을 그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내곡동 시형씨 땅 국고 귀속"

이 대통령이 내곡동 사저 백지화를 밝히면서 땅의 처분 문제도 골치거리로 남게 됐다. 788평을 54억원에 팔아야 하는데 규모가 커 구매자를 구하기 쉽지 않다. 땅을 싸게 팔면 국가가 손해를 보게 되고, 비싸게 팔면 땅값을 남긴 셈이 되기 때문에 수익금 처리 문제가 복잡하다. 청와대가 공과 사의 구분없이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서 문제가 연달아 발생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내곡동 사저 부지에 대해서는 국고에 귀속시키고 후속절차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시형씨 지분을 국가가 되산 뒤 경호처 지분과 함께 일괄매각해 국고로 귀속시키는 게 손쉬운 처리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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