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정치 최전선, 구로 민중의집 활짝
    By
        2011년 10월 17일 10:15 오전

    Print Friendly

    2011년 10월 15일, 구로에 ‘민중의집’이 정식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마포, 중랑에 이어 세 번째 민중의집이 생긴 것입니다. 이날 열린 ‘오픈하우스’ 행사에는 방문 간호사, 시설관리노동조합 등 지역 노동자와 지역 언론, 지역 시민단체 등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를 포함하여 많은 구로주민들이 자리를 빛내 주었습니다.

       
      ▲구로 민중의집 개소식 모습. 

    또한 김혜경 진보신당 비대위원장 등 진보신당 당원들과 홍세화, 정경섭 마포 민중의집 공동대표를 포함하여 100여 명의 사람들이 천둥을 동반한 장대비를 뚫고 참석해 구로 민중의집의 개소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주민노동자’의 진보적 네트워크

    지역에는 다양한 형태로 일을 하고 있는 노동자가 있습니다. 노동조합을 통해서 모이는 노동자도 있지만 대다수는 노조가 없는 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구로 민중의집이 세들어 있는 ‘은하수 빌딩’에서 청소하는 노동자, 민중의집 바로 옆에 있는 ‘하나로 마트’의 계산원 등 수많은 비정규·미조직 노동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멀게는 이날 행사에도 참석하셨던 오셨던 구청 소속의 방문간호사, 그리고 도서관 사서, 공원 관리원 등 구청에서 일하는 수많은 일용직, 계약직 노동자가 있습니다.

    이분들을 저희는 ‘주민노동자’라 부릅니다. 즉 지역에 살면서 지역에서 일하는 분들이죠. 이러한 주민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포함한 기존 정치의 바깥에 놓여 있습니다. 발언권도 없고 힘도 없죠. 정치 세력들 또한 이들에게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이들에게 잃어버린 목소리와 스스로 힘을 갖도록 하자는 문제의식이 민중의집의 출발점입니다. 그리고 민중의집은 주민노동자의 생활 공동체이자 노동조합이 되려고 합니다.

       
      ▲후원주점 현수막. 

    혹자는 민중의집에 대해 이런 비판을 합니다. 지금은 민중의집 같은 공동체 사업보다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이죠. 여기서 말하는 정치는 물론 진보정치겠죠. 이러한 비판의 바탕에는 공직에 당선이 되어 좋은 정책을 펼치면 이들의 삶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에 상당한 의문이 생깁니다.

    왜냐하면 지역에는 수많은 주민 네트워크가 있습니다. 흔히 3대 관변단체라고 이야기하는 새마을(새마을운동본부), 자총(한국자유총연맹), 바살협(바르게살기중앙협의회)부터 통반장 모임, 심지어 종교라는 고리로 모인 네트워크도 있지요. 이들의 대다수가 보수적인 입장을 대변한다는 것은 아실 것입니다.

    풀뿌리 보수의 힘

    지역 밖에서 볼 때에는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지역에서 이들의 입김은 상당합니다. 특히 관청에서 하는 행사나 사업에도 굉장히 열성적으로 참여하지요. 사실 보수정치의 힘은 이들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움직이며 여론을 만드는 사람들이죠.

    이러한 ‘풀뿌리 보수 네트워크’는 진보정치의 큰 장애물입니다. 설사 공직에 진출하여 진보적 정책을 실현하려 하더라도 이들의 방해 혹은 거부를 넘어야만 합니다. 올해 서울시 모든 구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주민참여예산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주민참여예산제의 취지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주민들이 예산 책정에 참여할 수 있는 좋은 제도입니다. 하지만 참여예산위원을 신청하고 등록하는 이들은 주로 이 ‘풀뿌리 보수 네트워크’에 소속된 주민입니다. 나중에는 최초의 문제의식과 취지와는 상관없이 시스템 스스로 보수화될 것입니다. 구로구는 좀 상황이 나아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진보적 활동가들이 최선을 다해 참여해도 힘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주민노동자 네트워크 같은 토대 없이 좋은 정책이나 시스템을 짤 수도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데이터를 보고 만든 정책과 주민노동자가 스스로 만든 정책은 굉장한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저희도 지역에서 노동자들을 만나기 전에 자료와 데이터를 보고 연구를 합니다. 그리고 문제점과 대안을 고민해서 미리 초안을 들고 갑니다. 하지만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면 저희가 머리로 생각했던 것들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구로 민중의집은 지역에 이미 존재하는 어떠한 시민단체와도 다릅니다. 구로 민중의집은 단순히 지역에서 착한 일을 하는 단체가 되는 것을 경계합니다. 구로 민중의집은 지역과 노동이라는 고리를 통해 진보정치를 재구성할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많은 민중의집을 짓자

    주민노동자 네트워크가 일정한 궤도에 오르면 지역에서 확실한 변화를 담보할 것이라 믿습니다. 처음에는 직업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른 노동자들이 모입니다. 생각을 나누고, 연대를 이룹니다. 그 과정에서 공통의 요구를 찾고, 이를 쟁취하기 위해 현재의 권력에 민중의집 이름으로 함께 대항합니다. 진보정치가 우리 주변에 산재해 있는 목소리 없는 사람들에게 힘을 갖게 하는 것이라면 민중의집은 진보정치의 최전선입니다.

    물론 민중의집을 짓는다고 이런 것들이 자동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이제 겨우 큰 꿈, 새로운 실험의 첫 발을 내딛었을 뿐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곳에 민중의집이 생겨 지역으로부터 진보의 재구성을 함께하길 바랍니다.

    구로 민중의집은 구로구 오류1동 23-36번지 은하수 빌딩 3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처음 오시는 분들은 약간 헤매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는 다음지도나 네이버지도에서 ‘변강쇠 추어탕’을 검색해서 찾아오시면 됩니다.

    은하수빌딩은 ‘변강쇠 추어탕’ 맞은편에 있습니다. 굳이 ‘변강쇠 추어탕’을 언급한 이유는 민중의집이 있는 골목에 들어왔을 때 정면에 있어 잘 보이기도 하거니와, 민중의집 오픈하우스에 막걸리 50병을 지원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민중의집은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지원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강원도에 진보신당 당원 한 분이 채소를 한 박스 보내 주셔서 오픈하우스에 오신 분들이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래서 민중의집에 오신 많은 분들이 상추와 애호박 등을 아름아름 싸갈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오픈하우스뿐만 아니라 민중의집을 만드는 데에 수많은 분의 관심과 도움이 있었습니다.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