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곳에 가면 사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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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9월 26일 04: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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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부안 계화도 2011 / © 이상엽

    전라북도 부안군 계화도 앞 바다. 그런데 바다가 멀다. 썰물 때처럼 먼 바다는 갯벌을 사이에 두고 멀찍이 물러서 있다. 물이 빠져나간 갯벌은 예전의 그 갯벌이 아니다. 사막이다. 염생식물은 낙타풀를 마냥 제멋대로 이곳저곳에서 자라고, 소금 섞인 모래먼지가 가끔 돌풍을 일으킨다.

       
      ▲전북 부안 계화도 2011 / © 이상엽

    전부터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 사막을 돌아다녀 본 경험으로 보건대 이곳은 사막이 맞다. 하지만 내 발바닥 밑에는 수 많은 조개 껍질과 바짝 마른 생선들이 뒹굴고 있다. 사막은 맞는데 기묘한 사막이다.

       
      ▲전북 부안 계화도 2011 / © 이상엽

    1991년 기획되어 2006년 물막이 공사가 완료된 새만금 프로젝트. 군산에서 김제를 지나 부안까지 이어지는 33킬로미터 방조제는 세계에서 가장 길다고 한다. 401평방킬로미터의 면적이 생성되고 3/4이 육지화된다. 이 면적은 최근 건설되고 있는 세종시의 7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전북 부안 계화도 2011 / © 이상엽

    한때 물막이 공사를 막기 위해 전국적인 반대 운동이 벌어진 것에 비하면 지금은 너무 조용하다. 이왕의 반대 투쟁은 체념으로 변하고 기억에서 잊혀진 것일까? 4대강 건설로 전국이 어수선한 것도 결국은 세월 지나면 새만금처럼 될까?

       
      ▲전북 부안 계화도 2011 / © 이상엽

    새만금은 만경평야와 김제평야를 합친 조어다. 오래 전부터 갯벌이 발달한 이곳은 상설 매립지역으로 유명했다. 김제의 광활면이나 계화도가 그랬다. 간척될 때마다 이 지역의 갯벌은 줄어들어 어업 인구도 함께 줄어들었다.

    농지보다 5배의 이윤을 준다는 갯벌은 매립되면서 늘 상업 용지로 전환되었다. 현재 새만금의 대부분 용지는 산업상용용지로 용도 전환됐다. 애초 농업용지 확보와 식량지원 확보는 매립을 위한 거짓말에 불과 했다.

       
      ▲전북 김제 심포항 2011 / © 이상엽

    중앙과 전북지역의 정치인, 관료, 건설업자라는 3각 동맹이 벌인 이 거대한 공사 놀음은 세금과 개발이익이 누구에게 전유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합법적으로 보이는 사기에 직접 호주머니를 털린 것은 부안, 김제, 군산의 어민이었고 죽어버린 것은 갯벌과 자연이고, 당한지도 모르는 것은 국민이다. 총 사업비 22조원은 이렇게 사라졌고 앞으로도 엄청난 세금이 수질 개선이라는 추가 비용으로 지불돼야 한다.

       
      ▲전북 김제 심포항 2011 / © 이상엽

    새만금으로 유입되는 두 개 강이 있다. 부안에서는 동진강이, 김제에서는 만경강이 보인다. 방조제에 막힌 이 강은 농업용수로 4급을 유지하고 방조제 근처 해수가 막힌 바다는 새로 건설될 도시에 공급할 3급수를 유지해야 한다. 하류가 더 깨끗해야하는 모순을 해결할 비용이 수조원이다.

       
      ▲전북 김제 심포항 2011 / © 이상엽

    그 사이에 갯벌은 육화되어 백합과 맛조개 등은 사라졌다. 해수의 담수화로 어종도 사라졌다. 거대한 자연의 죽음으로 얻은 불모의 사막에서 친환경 신도시를 세우겠다는 인간의 오만이 새만금의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가 더 잊지 말아야할 새만금이다. 4대강 댐이 완성되고 5년만 지난다면 또 새만금처럼 망각할까 두렵다. 그 망각 속에서 3각 동맹은 또 다른 삽질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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