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청 연대로 해고자 출입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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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9월 22일 04: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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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 투쟁이 결국 회사의 탄압을 저지했다. 현대차 전주공장 원하청 노동자들은 지난 달 30일부터 비정규직 해고자 공장 출입 금지를 내세운 현대차의 폭력 탄압에 맞서 20여 일 넘게 매일 전쟁같은 싸움을 벌여왔다.

9월21일 오후 5시 울산, 아산의 현대차 노동자 4백 여 명이 이 싸움을 함께 하고자 전주공장을 찾아 전주공장 노동자 1천 여 명과 공동 집회를 열었다. 이날 투쟁으로 지부는 회사로부터 “비정규직 해고자들의 자유로운 출입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이날도 전주공장 정문은 여전히 컨테이너로 가로막혀 있었다. 회사는 네 개의 컨테이너를 세우는 것도 모자라 컨테이너를 철근 구조물로 용접해 고정하고 철조망까지 둘러친 흉물스러운 바리케이트를 세웠다. 정문의 모습을 본 울산, 아산의 현대차 노동자들은 “신성한 일터에 바리케이트를 쳐 감옥처럼 만들어놨다”며 단체협약도 무시한 채 폭력탄압을 자행하는 회사의 행태를 규탄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지난 현대자동차지부 112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전주공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탄압을 분쇄하기 위해 전공장 공동 결의대회를 열기로 만장일치로 결의, 진행된 자리였다.

결의대회에 앞서 이경훈 현대차지부장과 이동기 현대차지부 전주위원회 의장은 전주공장 공장장과 지원실장 등과 협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회사는 △단체협약 10조에 따라 비정규직 해고자 출입 보장. 단, 지회장을 포함한 네 명은 자유롭게 하고 나머지 열 명은 전주위원회의 요청에 따름 △정문 컨테이너는 22일 출근시간 전까지 철거 △이번 투쟁과 관련한 고소고발 취하 △징계는 추후 협의 등의 내용을 약속했다.

   
  ▲9월21일 현대차 노동자들이 전주공장 정문에 설치된 컨테이너의 철근 구조물을 끌어내고 있다.(사진=강정주) 

이동기 의장은 결의대회에서 회사와 벌인 협의 결과를 알리고 “이번 투쟁은 겉으로 보기에 비정규직 출입 보장을 위한 투쟁이지만 회사가 정말 노리는 것은 현장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정규직을 공격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의장은 “이 자리에 있는 조합원 모두 그 뜻에 동의하고 투쟁하겠다는 의지로 모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훈 지부장도 “어제까지 회사에 사태 해결하라고 시간을 줬지만 결국 전국의 동지들이 모이지 않으면 꿈쩍도 하지 않는다”며 “현대차 공장 안에 있는 8천 명 비정규직을 외면하면 우리의 미래도 없다. 이번 투쟁의 연대정신을 발전시켜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함께 만들자”고 강조했다.

회사가 컨테이너를 철거하기로 했지만 현장에 모인 노동자들은 탄압의 상징으로 서있는 컨테이너를 직접 끌어내기로 했다. 컨테이너가 철근 구조물로 두 세 겹 고정돼 있는 탓에 모두 철거하지 못하고, 컨테이너 위에 설치돼있는 철근만 뜯어냈다.

결의대회를 마친 조합원들은 “또 다시 이런 사태가 발생하거나 회사가 약속을 어기고 컨테이너를 철거하지 않는다면 원하청 연대, 전국의 연대 투쟁을 벌이겠다”고 회사에 경고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뒤 김효찬 현대차전주 비정규직지회장은 “이번 투쟁으로 원하청이 연대하면 회사의 막가파식 탄압도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울산과 아산의 비정규직 해고자들도 공장 출입을 못하고 있는데 이들 또한 현장 출입이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지회장은 “전주공장이 원하청 연대의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이었으면 좋겠다. 이번 투쟁이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위한 제2의 불법파견 투쟁을 만드는 불씨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 기사는 금속노조 인터넷 기관지 ‘금속노동자(www.ilabor.org)’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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