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인사들 "민노-참여 합당 안된다""진보대통합 근본 훼손…결별할 것"
        2011년 09월 22일 12: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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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민주노동당 전직 대표 3인이 오는 25일 민주노동당과 참여당 합당 안건에 반대를 표명한데 이어, 22일 오전에는 통합연대, 진보교연, 민주노총 등의 지도부를 비롯한 주요 인사 353명이 “국민참여당 통합 철회와 올바른 진보대통합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참여당 합당’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진보대통합, 근본정신 훼손시키는 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는 노회찬, 조승수 진보신당 전 대표, 임성규 민주노총 전 위원장,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 정용건 사무금융연맹 위원장, 심호섭 전국빈민연합 공동의장 등 각계에서 참여했다. 일정상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도 이름을 올렸다.

       
      ▲’올바른 진보대통합을 염원하는 진보진영 대표자’ 기자회견(사진=정상근 기자)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진보대통합을 좌초시키는 일”이라며 “민주노동당 당대회가 참여당과의 통합을 결정하게 되면 이는 지금까지 추진해 온 ‘진보대통합,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의 근본정신을 훼손시키는 행동이며 민주노동당 스스로 진보정치 대통합을 포기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노동당이 참여당과의 통합을 철회하고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추진위원회(이하 새통추)’를 통해 조속히 통합진보정당이 건설되도록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보수-자유주의 세력과 구별되는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의 건설만이 진보정치세력의 독자적 성장과 발전을 이룰 수 있다”며 “새통추가 그간의 논의와 합의를 바탕으로 조속히 새 통합진보정당을 건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민주노동당이 참여당 통합안을 가결할 경우 “민주노동당과 결별할 것”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세균 진보교연 대표는 “참여당과 민주노동당이 합친다면 이는 진보대통합이 아니라 ‘자유주의+진보연합’ 정당”이라고 규정했고, 조돈문 학단협 공동대표도 “참여당 통합을 주장하는 어떤 세력과도 결별할 것이며 진보에 대한 적대 세력으로 규정할 것”이라 말했다.

    "두 당 합해지면 노동현장 새로운 조직 구성될 것"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이번 민주노동당 대의원대회 결정에 따라 민주노총이 분열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참여당과의 통합은)진보정치의 길이 아니라 진보를 자유주의에게 갖다 바치는 것”이라며 “만약 민주노동당이 그런 결정을 하게 되면 노동 현장은 이에 맞서는 조직이 새롭게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참여당과 합당되면 그 당에 남아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민노+참여 통합정당을 노동자 정당으로 볼 수 없는 조합원들은 하나로 규합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민주노총이 내일 중앙집행위원회가 열리는데 참여당이 통합 대상이 아니라고 분명히 규정하지 못하면 내부 분열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정부 시절 민주노총 위원장을 했던 분들이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권 당시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냈던 인사들은 단병호, 이수호, 이석행, 조준호 전 위원장들이다. 이 가운데 이번 기자회견문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이수호 전 위원장 한 명이다.  

    정용건 사무금융연맹 위원장도 “정당이야 서로 떨어져 있어 모르겠지만 같이 붙어있는 대중조직에서는 큰 혼란이 있다”며 “내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에서 참여당에 반대한다는 결정이 내려지지 않으면 과거 그 어느 때 보다도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모두발언에 나선 임성규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진보정당이 통합해 하나의 정당으로 가기 위한 노력을 해왔으나 진보신당 당 대회에서 통합 안건이 부결된 이후 진보정당이라 할 수 없는 참여당과의 통합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에 매우 유감”이라며 “참여정부의 책임을 지고 있고 신자유주의를 버리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은 진보정당운동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정치, 좌우 양쪽으로부터 위협 당해"

    전빈련 심호섭 공동의장은 “참여당 핵심 인물들이 언론을 통해 진보정치를 하겠다는 것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고, 김세균 진보교연 대표는 “참여당 합당은 10여년에 걸친 노동자 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화 노선에서의 이탈”이라고 말했다. 조돈문 학단협 공동대표는 “참여당은 전형적인 신자유주의 정치세력”이라며 “민노당은 창당 정신에 입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전 대표는 “제대로 된 진보정치가 최근 좌우 양쪽으로부터 위협당하고 있다”며 “한편으로는 NL-PD라는 낡은 전시대적인 운동권적 대립구도에 갇혀 대의를 중심으로 통합하지 못한 채 서로 경쟁하려는 관점과, 다른 한 편으로 진보의 정체성도 내던지면서 선거에서의 실리를 더 얻는 것이 올바른 길인 양 착각하는 우경화로부터 위협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보신당에서 진보대통합 추구해왔던 분들은 9.4 당 대회 결정에도 진보대통합이 시대의 정신이고 국민적 요구라는 판단에서 계속 대통합 추진키로 결의한 바 있다”며 “하지만 25일 민주노동당 당 대회에서 참여당과의 통합을 확정하게 되면 진보대통합을 위한 마지막 노력조차 무산될 위기”라고 말했다.

    조승수 전 대표는 “현 주류 당권파 지도부가 가진 자주적 민주정부의 전략적 방향에서 추진되는 참여당 합당이 이해가 안된다”며 “자주적 민주정부를 실현하려면 민주당과 통합하는 것이 낫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왜 참여당은 되고 민주당은 안 되는지 설명 못하고 있다”며 “진보정치의 우경화 위기를 막기 위해 민주노동당 대의원들이 용기 있게 나서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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