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연 출마, 여권 분열 조선·중앙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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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9월 22일 08:5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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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정치 도박’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서울시장 보궐선거 비용으로 수백 억 원의 시민혈세를 낭비하게 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보수의 아이콘’을 꿈꿨는지는 모르지만 과자이름을 빗대 ‘보수의 XX콘’이 됐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한나라당은 혼란의 연속이다.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을 놓고 좌충우돌하더니 ‘도로 나경원’ 카드를 꺼낸 상황이고, 당 밖에서는 뉴라이트와 극우 인사들이 이석연 변호사를 지원하면서 한나라당을 압박하고 있다.

    여권의 상황도 좋지 못하다.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 측근인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수년간 수십억원을 줬다는 주장이 경향신문, 한겨레, 동아일보, 국민일보 등에 실렸다.

    이국철 회장은 경향신문, 한겨레 기자와 직접 만나 이런 주장을 전했고 동아일보 기자와 전화통화로 자신의 얘기를 전했다.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경우 여권에 대형 악재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동아일보는 <정권말 ‘권력게이트’ 본격화?>라는 기사제목을 뽑기도 했다.

    여권은 이런 상황에서 총선-대선 전초전인 서울시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믿었던(?) 여론조사 결과마저 신통치 않다. 급기야 동아일보가 ‘선거 여론조사’에 알레르기를 보였다. 무엇 때문일까. 속내는 무엇일까.

    다음은 22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 기사다.

    경향신문 <"신재민에 수년간 수십억 줬다">
    국민일보 <위원들 원안대로 거수기 역할>
    동아일보 <43.3% vs 43.1%>
    서울신문 <나경원 vs 박원순 양강구도 굳었다>
    세계일보 <한반도 본격 대화국면 진입>
    조선일보 <건보적용 노인 500만명 넘었다>
    중앙일보 <한나라도 놀란 손학규의 선택>
    한겨레 <고교선택제 이후 학력차 더 심해졌다>
    한국일보 <‘자유민주주의’는 단 1차례 썼다>

    박원순, 이석연 나란히 서울시장 출마선언

       
      ▲경향신문 9월 22일자 1면.

    박원순 변호사와 이석연 변호사가 9월 21일 나란히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진보-개혁 성향 시민단체들과 친밀한 박원순 변호사와 극우-뉴라이트 성향 시민단체들의 지원을 받는 이석연 변호사는 대비를 이루는 조합이다.

    언론도 그 점에 주목했다. 그러나 관심의 초점은 각기 달랐다. 경향신문은 시민단체의 정치참여 배경에 관심을 보였다. 경향신문은 4면 <감시·수혈 집단에서 정치세력화…직접 심판대에>라는 기사에서 “시민운동이 정치판에 나선 배경은 무엇일까. 유권자들이 기성 정치에 큰 불신을 보이고 새로운 정치를 실현해줄 ‘제3의 세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박원순 변호사와 이석연 변호사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중심의 여야 대결구도에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언론은 선거공학의 측면에서 두 사람의 출마와 이후 전개될 상황에 대해 다각도의 분석을 전했다.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선거 히든카드로 점찍었던 이석연 변호사는 ‘마이 웨이’를 선택한 모양새다. 막판 범여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여전하지만, 한나라당과 이석연 변호사 쪽의 균열은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박세일 "무능하고 자폐증 걸린 여당에 서울 장래 맡길 수 없다"

       
      ▲한겨레 9월 22일자 5면.

    한국일보는 7면 <여야 당 내외 10여명 후보 다단계 경선 ‘신풍속도’>라는 기사에서 “김영우 한나라당 의원은 ‘가만히 있으면 우군이 될 사람을 건드려 각을 세웠다’고 지도부를 비판했고, 안형환 의원은 ‘보수분열 책임론’을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4면 <보·혁 시민후보 출사표 여야 후보단일화 ‘골머리’>라는 기사에서 “여당 속사정은 더욱 복잡하다. 일부에선 ‘괜히 이석연 변호사만 띄워졌다’며 홍준표 대표 등에 책임을 묻는 분위기다”라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5면 <이석연 "서울 살리러 왔다">라는 기사에서 “박세일 교수(선진과 통합 이사장)는 ‘무능하고 자폐증 걸린 여당에도 서울의 장래를 맡길 수 없다. 조선말 의병들이 나라를 구하려는 마음으로 나서서 시민후보를 추대하게 됐다’며 ‘한나라당이 자기변화 하지 않으면 시민후보가 끝까지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박세일 교수는 보수정치의 재구성을 강조해온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범여권의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한나라당의 자기변화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지금의 한나라당으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최근 보수진영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점이다.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 "과감히 한나라당 버려야 한다"

       
      ▲조선일보 9월 20일자 38면.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은 지난 20일자 <‘한나라’에 인질 잡힌 한국의 보수>라는 칼럼에서 “보수세력은 스스로에게 주눅들거나 쭈뼛거릴 필요가 없다. 한나라당이 그들을 대변하지 않거나 못한다면 과감히 한나라당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고문은 “한국의 보수우파는 언제까지 ‘한나라당’에 갇혀 있을 수 없다. 어차피 지금의 한나라당 구성요소나 지도부의 색깔들로 보아 보수의 길을 보장받을 수 없다면 굳이 그들에 끌려 다니는 것보다 ‘분열’이 주는 충격을 감수하는 것이 한 치유책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극우 진영과 정통 보수를 강조하는 쪽에서는 지금의 한나라당에 불만이 많다. 이념적으로나 정책적으로나 보수의 가치를 구현하는 데 함량미달이라는 인식이다. 실제로 이석연 변호사를 지원하고 나선 쪽은 수도이전 반대에 앞장섰던 이들과 무상급식주민투표 저지에 앞장섰던 이들이다. 합리적인 보수부터 극우까지 다양한 이들이 참여했다.

    "한나라 해체수준의 환골탈태 해야 단일화"

       
      ▲조선일보 9월 22일자 1면.

    극우-뉴라이트 인사들의 ‘이석연 띄우기’는 무엇 때문일까. 조선일보 행보가 흥미롭다. 조선일보는 5면 <보수단체 "한나라 환골탈태 안하면 따로 간다">라는 기사에서 “(이석연 변호사를 서울시장으로 추대한)보수 시민단체 인사들은 206명이다. 이들이 10.26 서울시장 보선을 계기로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해 정치 세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석연 변호사 추대 움직임에 다른 신문들보다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조선일보는 “박세일 이사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도 ‘한나라당이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를 한다면 힘을 합치겠지만 그런 것이 없는 상황에서 후보 단일화를 하는 건 명분이 없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이번에 끝까지 완주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이 전 처장을 지원한 세력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팔짱을 기고 있지 않을 수도 있음을 예고하는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석연 변호사 쪽의 완주 주장이 실현될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첫 번째 고비는 10월 6~7일로 예정된 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등록이다. 서울시장 후보자로 공식 등록한다면 완주 가능성은 높아진다. 중도에 사퇴할 경우 최소한 수십억 원에 이를 선거비용을 보전 받을 길이 없어진다.

    보수단체, 박근혜 행보에 대한 실망 때문에 나섰다?

       
      ▲조선일보 9월 22일자 사설.

    조선일보가 전한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가 후보자 등록일 전까지 가능할지, 후보등록 이후 선거기간에는 가능할지 의문이다. 극우-뉴라이트 진영의 이석연 변호사 지원은 여권 전체를 향한 압박카드로 보이지만, 조선일보 사설을 보면 생각은 달라진다.

    조선일보는 <한나라당의 ‘야당 따라 하기’가 불러온 보수의 분열>이라는 사설에서 “보수 단체들은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에 정부부처 대신 기업을 옮기는 수정안을 반대해서 무산시키고, 한나라당의 새 주류 세력인 친박 진영이 무상급식반대 주민투표에도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로 임한 데 실망한 나머지 스스로 한나라당 대신 보수우파 이념을 지킬 세력이 되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압박이라는 얘기다. 물론 박근혜 전 대표와 끝까지 대립하겠다는 것인지, 지금보다 더 극우-뉴라이트 시각을 반영해 달라는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극우-뉴라이트 진영의 이석연 변호사 지원에 대해 조선일보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중앙일보는 다르다. 중앙일보는 4면 머리기사로 <민주당 후보 ‘고생하는 맏며느리, 막내 며느리와 다르다">라는 기사를 배치했다.

    ‘이석연 변수’ 무덤덤한 중앙일보

       
      ▲중앙일보 9월 22일자 4면. 

    중앙일보는 4면에서 박원순 변호사와 이석연 변호사의 출마 기사를 실었지만, 기사 제목은 민주당 쪽의 ‘박원순 견제’에 초점을 맞췄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석연 변호사 출마에 대한 내용이다.

    중앙일보는 <나경원 “복지당론 수용할 것” 이석연 “단일화 연연 안 한다”>라는 제목을 뽑았지만, 기사 내용 대부분은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에 대한 내용이다. 이석연 변호사 출마 내용은 기사 말미에 ‘한편’이라는 설명과 함께 실은 정도이다.

    대부분의 신문이 이석연 변호사 출마 소식을 별도 기사로 비중 있게 전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조선일보에 비해 중앙일보의 ‘이석연 변수’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부 언론은 이석연 변호사 출마를 놓고 여권의 ‘빅매치’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이석연 변호사가 왜 ‘빅매치’ 후보인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없다. 실제로 이석연 변호사는 여론조사 상으로는 판세를 뒤흔들 힘을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서울신문 여론조사, 박원순 51% 나경원 35%

       
      ▲서울신문 9월 22일자 1면.

    서울신문은 1면 <나경원 vs 박원순 양강구도 굳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머리기사로 전했다. 이석연이라는 이름은 없다.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면서 양강구도라고 했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박원순 변호사의 여유 있는 우위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은 “’범여권 후보와 범야권 후보 중 누가 시장이 됐으면 좋겠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7.3%가 범야권 후보를 택했고, 범여권 후보를 택한 응답자는 34.3%에 머물렀다”면서 “박원순 전 상임이사와 나경원 최고위원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박 전 상임이사가 50.6% 대 34.7%로 우세했다. 박 전 이사는 특히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권 4구에서도 나 최고위원을 46.0% 대 40.2%로 앞섰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 여론조사를 의미 있는 참고자료로 받아들인다면 한나라당은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일각에서 히든카드로 저울질했던 이석연 변호사의 경쟁력은 더욱 참담하다. 서울신문은 “박원순 전 이사는 이석연 전 차장과의 맞대결에서도 62.2% 대 11.5%로 크게 앞섰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이석연 변호사의 경쟁력과 관련해 4면 <시장 적합도 이석연, 정운찬.고승덕에도 뒤져>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서울신문은 범여권 후보 자리를 놓고 나 최고위원과 다투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14.1%에 그치며 범여권 주자 6명 중 5위, 전체 12명 중 9위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이 이석연 카드를 놓고 왜 ‘빅매치’라 표현했는지 다시 한 번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한나라당과 달리 야권은 서울시장 후보단일화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후보단일화 방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야당과 혁신과 통합 쪽에서 후보등록 전 단일화에 합의했기 때문에 ‘게임의 룰’을 놓고 박원순 변호사 쪽과 야당 쪽이 갈라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동아일보 ‘언론사 여론조사’ 비판…’여론조사 정치’ 주체는 누구?

       
      ▲동아일보 9월 22일자 사설

    한나라당이 서울시장을 야권에 내주게 될 경우 내년 총선과 대선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 이 때문일까. 동아일보가 <언론사 여론조사, 대상자 검증 부실 문제 있다>라는 제목의 참으로 뜬금없는 사설을 내보냈다.

    언론사 여론조사가 문제 있다는 것을 이제 알았을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달리고 있다고 선전한 주체는 동아일보 아닌가. 지난 4월 강원도지사 재보선 때는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가 큰 격차로 앞선다고 보도했고, 심지어 선거를 앞둔 기사에서 30대 표심이 엄기영 후보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황당한 결과를 ‘선거 여론조사’ 기사로 내보내기도 했다.

    왜 갑자기 ‘선거 여론조사’에 알레르기를 보였을까. 동아일보 주장을 들어보자.

    “많은 여론조사 응답자는 안철수씨가 서울대 의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나왔고,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나눠줬으며 젊은이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청춘콘서트로 유명하다는 등의 몇 가지 피상적 정보와 이미지를 근거로 판단했다. 이런 식의 여론조사라면 언론이 지도자의 등장 과정을 심각하게 왜곡할 소지마저 있다. 언론은 여론조사를 하기 전에 대상자들의 국가관 행정능력 등을 분석한 뒤 객관적 정보를 제공할 책임이 있다.”

    동아일보는 “어제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을 한 박원순 변호사에 대해 서울시민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속내일까.

    동아일보가 정말로 선거를 둘러싼 언론 여론조사에 문제의식을 느낀다면 지금까지 동아일보가 보도했던 수많은 여론조사 기사부터 점검해야 하지 않겠나. 누가 ‘여론조사 정치’로 민심을 왜곡하려 들었는지, 실제 선거 결과는 어떻게 나왔는지, 여론조사와는 전혀 다른 선거결과가 나왔을 때 언론이 반성의 모습을 보이기는 했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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