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강-천 "우리는 반대한다"
        2011년 09월 21일 04: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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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전직 대표 3인이 25일 예정된 민주노동당 당 대회에서 국민참여당 통합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권영길, 강기갑, 천영세 등 전직 대표들은 2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참여당과의 통합추진 여부를 표결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인식한다”며 “그럼에도 참여당 표결이 대의원대회에서 강행되면 반대 입장을 표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표결 자체가 문제

    천영세 전 대표(비상대책위 위원장)는 “민주노동당 창당 11년 역사에서 전직 대표단이 함께 입장을 밝히고 어떤 사안에 대해 주장을 펴기 위해 공식적인 기자회견 자리를 가진 것은 처음”이라며 이번 사태를 중시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직 대표단의 이날 입장 표명이 대의원대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강기갑, 천영세, 권영길(왼쪽 부터)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이들은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참여당 안건이 통과된다면 진보신당 통합파를 포함한 진보대통합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을 우려해 이날 공동기자회견을 연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25일 대의원대회에서 참여당과의 통합을 결정된다면 그것은 불행이도 진보의 반쪽을 버리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진보대통합을 바라는 많은 분들이 국민참여당은 통합의 대상이 아니라고 입장을 표명한 상황에서, 국민참여당과의 선통합이 추진된다면 진보정치 세력의 절반이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며 “원하든, 원하지 않든 25일 대의원대회는 (참여당과 진보세력의)양자택일의 대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가결이 되든 부결이 되든, 그 결과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라며 “때문에 전직 당대표 3인은 송구스럽게 반대 입장을 표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민스러운 선택이지만 두려운 선택은 아니”라며 “진보대통합의 대의를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민스럽지만, 두려운 선택은 아니다"

    이와 함께 진보신당 통합파 등 진보대통합 세력들을 향해 “4일 진보신당 당 대회 결과는 진보대통합을 추진해온 각고의 노력을 무위로 돌렸고, 진보통합을 추진한 모든 분들은 구부정한 어깨로 한숨을 내쉬고 있다”면서 “그러나 분열의 길에서 한숨만 쉬며 앉아서 죽을 순 없는 만큼 통합의 길, 승리의 길을 향해 새롭게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이들은 또 “통합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보여줘야 하고 설득하고 조직해 새로운 신뢰를 만들어야 한다”며 “굳은 의지로 통합의 길을 새롭게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 전농, 빈민단체 등 대중운동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정당으로, 우리가 진보정치 역사의 개척자이며 그 근간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천영세 전 대표는 “2008년 이후 처음 이 자리에 섰고 당직도 없이 일선에서 물러서 있지만 이 자리에 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갈라진 당을 하나로 모으라는 것이 국민들의 질책이고 요구여서 우리가 진보대통합의 장정을 시작한 것인데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현재 갈라졌던 부분과 다시 만나 함께 하는 것이 비틀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진보냐, 아니냐는 정체성 시비가 있는 조직과 인사와의 통합이 우선인 것처럼 오해 되기도, 잘못 비춰진 부분도 있어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건설과 역사를 함께 한 전직 대표단이 이 부분을 묵과하고 넘어갈 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천 전 대표는 “더 큰 세력이 진보정치로 모여 대안세력과 집권세력으로 나가는데 이의는 없으나 처음의 진보대통합 대장정의 목표는 우선 갈라선 부분과 진보세력, 노동, 민중세력과 먼저 통합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고 나서 천천히 외연을 넓히는 쪽에 손을 내밀고 귀를 기울여도 늦지 않는데 본말이 전도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과 실망스러우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강기갑 전 대표는 “진보진영의 대통합을 많은 국민들이 요구하고, 갈망하고 있다고 믿었기에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몸부림을 쳤다”며 “결과는 참으로 실망스러우나 우리는 이것이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 전 대표는 이어 “국민들은 진보진영에 제대로 된 진보정치의 진면목 빨리 보여달라는 것과 진보정당이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거듭나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물론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거듭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보적 대중정당에도 소홀해서는 안되며 어떠한 일이 있어도 진보진영의 통합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길 전 대표는 “정권교체의 지엄한 명령의 조건이 진보통합”이라며 “민주노동당 전현직 대표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진보통합을 이루고 그 바탕 위에서 야권연대를 통한 총선 승리, 정권 교체 모든 힘을 쏟겠다는 각오를 다시 피력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내부에서는 이번 3인 전직 대표의 기자회견이 대의원대회 표결에 미칠 영향에 대해 "기본적으로 조직표가 많기 때문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예상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통과선인 2/3 확보 또는 1/3 저지선의 의견 분포가 팽팽한 상황에서 이번 기자회견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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