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 9.25 당대회서 참여당 통합 결정국민참여당, 당원 총투표…2/3 넘어야
        2011년 09월 17일 04: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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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은 16일부터 오는 25일 당 대회 소집을 요구하는 대의원 서명에 돌입했다. 당 대회 소집 권한에 대한 논란을 피해가기 위한 선택이다. 강기갑 의원 등 진보통합의 우선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당 내 일각에서는 당권파들의 이 같은 밀어붙이기 식의 당 대회 개최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으나 돌발 변수가 없는 이상 예정대로 25일에 당 대회는 열릴 것으로 보인다.

    당 대회 소집 대의원 서명 돌입

    대의원 1/3 이상의 소집 요구로 당 대회가 열리게 되면 대의원들은 “국민참여당이 통합 대상임을 확인해 달라.”는 내용의 단일 안건을 심의 결정할 예정이다. 민주노동당은 이제 루비콘 강을 건너기 시작한 셈이다.

    이 같은 당 대회 개최에 반대하고 있는 김성진 최고위원은 17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강요된 선택’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대의원들의 “극단의 선택을 강요”하는 당 대회를 당 지도부가 왜 강행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길이 없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민주노동당 내에서 당 대회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가결이든, 부결이든 그 후폭풍이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다. 참여당 통합안이 통과되면 진보대통합은 물 건너 가게 되고, 무산이 될 경우 향후 있을 수 있는 참여당과의 통합 논의가 원천 봉쇄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민주노동당 내부에서 지도부 책임론 등 당내 갈등 요인이 폭발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노동당의 고위 당직자는 “부결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며 파장이 심각할 것임을 예고했다. 하지만 당권파는 9.25 당 대회에서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 대회 개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또 참여당이 민주노동당 당 대회가 열리는 25일부터 10월 1일까지 전 당원을 대상으로 ‘민주노동당과의 신설합당’ 여부를 묻는 당원 총투표를 실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민주노동당 당권파가 이를 지원, 엄호해주기 위해서 당 대회를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참여당 당원 총투표는 과반수 투표 참가에 찬성 2/3 이상 얻어야 통과된다. 현재 참여당 내부에서도 진보통합으로 합류하는 것을 두고 찬반이 부딪치고 있으며, 적지 않은 수의 당원들과 전현직 지구당 위원장들이 진보통합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원 2/3 찬성이 쉬운 일만은 아닐 거라는 얘기다. 참여당의 한 관계자는 "2/3 이상 찬성표를 얻어 통과되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민노-국참 합당 후폭풍 거셀 듯

    오랜 기간 동안 진보진영의 토론과 논쟁을 불러오며 진행됐던 진보대통합 논란의 귀결이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사이에 신설 합당이라는 당초에 예상치 못한 목적지에 도달할 경우, 이 결과가 진보정당과 노동 및 민중 진영에 어떤 파급력을 가져다줄지 정확하게 전망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25일 민주노동당 임시 당 대회의 결정은 향후 진보정치 진영의 재편과 민중운동 진영의 정치적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김성진 최고위원은 위 블로그 글에서 자신은 “국민참여당과 통합을 통해 진보진영의 외연이 넓어지고,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을 유연하게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지만 “진보대통합의 전제와 출발점은 진보정당의 분열로 인한 현장의 분열을 종식시키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내자는 것”이라며 이 둘을 배타적으로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당 대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의 당 대회에서 부결되면? 국민참여당은 당원 총투표를 할 필요조차 없어지고, 그 귀책사유는 고스란히 민주노동당으로 돌아오게” 되며 “민주노동당에서 가결되고, 국민참여당에서 부결된다면 이 또한 우스운 꼴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민참여당은 국민참여당대로 잃게 되고, 진보진영의 통합은 통합대로 물 건너가게 되어 버린다. 어떠한 경우 수를 생각해 보더라도 모든 여지를 없애고 최악의 결과밖에 나올 수 없는 선택을 왜 강요하는가.”라며 거듭 당 대회 개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성진 "9.25 당 대회는 새 진보정당 창당대회 돼야"

    그는 자신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국민참여당 문제에 대해 합의를 위한 진지한 토론을 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9월 25일 양당이 먼저 합당하기로 8월 28일 합의했다.”며 “이 합의 정신에 따른다면 9월 25일은 선택을 강요하는 민주노동당의 당 대회가 아니라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의 창당대회가 되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창당한 이후 새로운 구조 속에서 국민참여당의 문제를 논의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많은 것을 양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진보신당은 실망스럽게도 이 합의안을 부결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부결 이후 이른바 통합파들의 미적대는 모습은 나도 정말 싫다.”며 “그러나 진보신당에서 부결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이제 진보신당과는 물 건너갔으니 국민참여당과 하자는 태도에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며 진보신당 통합파와 민주노동당 당권파를 비판했다.

    그 동안 진보통합 논란의 긴 과정이 오는 9월 25일 민주노동당 당 대회를 거치면서 하나의 분수령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진보신당 통합파들의 움직임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민주노동당 김성진 최고위원의 언급처럼 당 밖의 진보대통합파 쪽으로부터는 보다 과감하고 확실한 입장 표명과 행동을 요구받고 있으며, 당 내 일각으로부터는 ‘해당행위자들’이라는 비판과 함께 ‘출당’ 대상자라는 얘기까지 듣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민주노동당 당 대회 결정을 보고 향후 행보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에서 참여당 통합안이 부결됐을 경우 이들은 ‘통합연대’ 이름으로 새통추에 가입해 8.27 합의에 따른 통합 과정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 결정 관심 모아

    민주노동당에서 참여당과의 합당을 통과시킬 경우 이들은 갈 곳이 마땅치가 않다. 이 경우 일부는 진보신당에서 계속 남아 변화된 상황에 맞게 운신하겠지만, 일부는 민노-참여 합당에 들어가지 않고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파 인사들은 다음 주 중 전체 모임을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노동당 당 대회 결정과 관련 주목받고 있는 회의는 민주노총의 중앙집행위원회 전체 회의다. 다음 주 중에 열릴 예정인 이 회의에는 민주노총 소속 산별 위원장과 지역본부 본부장들이 참석한다. 이번 중앙집행위 회의는 진보정당 통합, 특히 국민참여당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어서 논의 결과에 대해 진보진영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결정이 민주노동당 당 대회 결정에 어떤 영향력을 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영향력이 별로 없다."는 입장과 "그나마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라는 견해가 공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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