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장 방송' MBC KBS, 결국 들고 일어나나
    By
        2011년 09월 15일 07:08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단협 무효화, 대법원 무죄판결 받은 <PD수첩> ‘미국산쇠고기’편 제작진에 대한 징계 돌입, 도청논란 등 경영진의 상식밖의 행보와 대응으로 공영방송을 ‘막장’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을 사고 있는 MBC와 KBS에 전면 총파업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공정방송 훼손과 단체협약 무산 등 겹겹이 쌓인 경영진에 대한 총체적 불신으로 전면 총파업에 나서기로 한 MBC 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에 이어 KBS 새노조(언론노조 KBS본부)도 권력의 ‘나팔수방송’이 됐다는 안팎의 비판과 도청의혹에 이어 친일·독재미화 등 ‘막장 방송’의 총책임을 맡았던 인사가 부사장으로 임명되자 김인규 사장을 정조준해 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KBS 새노조는 15일 낮 서울 여의도 KBS 본관 2층 민주광장에서 긴급 조합원총회를 열어 “더 이상 무너지는 KBS를 지켜만 보기 힘든 상황이 됐다”며 “이제 우리 일천 여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은 김인규(사장에 대한) 심판의 길에 나설 것”이라고 결의했다.

    엄경철 KBS 새노조 위원장은 “김인규 사장에 대한 심판의 방법에 대해 오늘 집행부 회의와 오는 19일 중앙위원회를 거쳐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사장신임투표를 포함해 궁극적으로 파업까지도 염두에 두고 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KBS 새노조가 15일 낮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김인규 사장의 길환영 부사장 임명 등에 대한 긴급 조합원 총회를 열었다.(사진=백경빈 기자)

    KBS 새노조는 이날 결의문 통해 “막장인사, 부실경영, 관제방송을 통해 KBS를 총체적 위기로 내몬 특보 사장 김인규를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철저히 심판하고자 한다”며 “이제야말로 특보 사장 김인규를 심판해 국민들 앞에서 다짐했던 KBS를 살리겠다는 그 약속을 지켜야 할 때”라고 밝혔다.

    새노조가 긴급 조합원총회를 연 것은 김인규 사장이 최근 신임 부사장에 길환영 콘텐츠본부장을 임명한 것과 뒤이은 ‘파행’인사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KBS 새노조는 “편파방송의 종결자로 콘텐츠본부의 절대 다수로부터 불신임을 선고받은 ‘길환영’이 부사장에 임명됐으며, 국장급 인사를 시행하고 시행문을 회수하는 볼썽사나운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수년 연속 수백억 원 대 흑자를 기록했던 경영실적이 올해 들어 급격히 악화돼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고 있는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새노조는 “사측이 이사회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2011년은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며 “뽀족한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KBS 유사 이래 이렇게 무능력하고 대책 없는 사장은 없었다”고 밝혔다.

    새 노조는 “그야말로 총체적인 위기”라며 “KBS는 경영과 방송 모두 막장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엄경철 위원장은 “오는 11월이면 김인규 체제가 2년에 접어드는데, 김인규 체제와 함께 시작된 새노조의 활동은 정착돼가고 있지만 정작 KBS는 뒤로 가고 있다”며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로,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고, 왜 이런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엄 위원장은 조합원 총회를 열게 된 직접적 계기가 된 길환영 부사장 임명과 관련해 “콘텐츠본부 조합원의 88%가 불신임했으며, KBS의 시사프로그램 퇴행의 가장 큰 책임을 졌던 인사로 새노조에서 그토록 반대하고 경고했던 백선엽 방송을 했고, 이승만 방송을 강행하려 한다”며 “그동안 우리가 개별적인 비판과 대응을 했던 것에 근본적 회의가 들었다. 뭔가 다른 대응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KBS 새노조가 이처럼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고 나선 것은 지난 2년 가까이 김인규 사장 체제에서 끝없이 추락한 KBS의 위상과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 훼손이 길환영 부사장 임명 등으로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MBC 노조는 공정방송을 위한 최소한의 감시와 견제 방안을 두고 있는 단체협약안을 MBC 경영진이 계속 거부해 무단체협약 상태가 계속될 경우 오는 26일 오전 6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특히 MBC 경영진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편 제작진을 14일 밤 인사위에 회부하겠다고 통보하는 등 징계절차에 들어가 노조의 큰 반발을 사고 있어 MBC노조 파업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따라 KBS 새노조의 논의 결과에 따라 이달 말 쯤 KBS와 MBC 양대 지상파 방송사 노조가 전면 총파업에 들어갈 개연성이 커졌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