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원총투표냐, 당대회 정면돌파냐?
        2011년 09월 10일 05: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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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이 9월 중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국민참여당과의 합당 문제를 논의키로 하면서 대회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6일 수임기관 회의를 통해 “5.31 최종합의문에 동의한 참여당의 통합 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구체적 추진 방안은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하여 마련”키로 한 바 있다. 민주노동당은 18일이나 25일 대의원대회를 열 예정이다.

       
      ▲지난 8월에 열린 민주노동당 임시 당대회 모습.(사진=정상근 기자)

    주목받는 민주노동당 9월 당대회

    다가오는 당 대회에서 민주노동당이 참여당 합류 여부에 대해 어떠한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향후 진보진영의 지형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가 참여당 통합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는 상태이지만 당 내 비당권파와 진보신당 통합파, 진보교연과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상당수가 강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비당권파 측은 당권파가 참여당의 합류에 대해 확고한 의사를 보이고 있지만, 당 주요 진로와 관련된 사항은 당헌상 2/3 이상의 대의원들의 표를 얻어야 하는 만큼 사실상 ‘정면돌파’로는 지도부 입장 관철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때문에 당권파가 ‘당원총투표’ 안건을 제출하고 이를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시키는 ‘작전’을 짤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당권파로 분류되는 당 내 관계자는 “지난 8월 임시당대회에서 참여당에 대한 대의원들의 반대 정서가 강력하게 표출된 만큼 대의원대회 강행 돌파가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 당원 여론조사에서 70% 정도가 참여당을 포함한 진보대통합에 찬성했기 때문에 당원 총투표를 부의하고, 당 대회에서 과반으로 통과시키는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토론을 하고 (참여당 합류에 대한)표결 방법, 의사결정 방식을 대의원들께 물어 만장일치로 할지, 아니면 표결할지 결정하게 된다”고 말하면서, 당원총투표에 대해 “대의원들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것까지 포함해서 당원들, 대의원들의 의사가 활발하게 토론되길 바란다”고 말해 당원 총투표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문제는 당원 총투표가 당헌당규 규정에 없다는 데 있다. 당권파 측이 당원 총투표 안건을 올릴 경우, 대의원대회의 통과 기준이 2/3인지, 과반인지 모호하고, 설령 당원 총투표를 한다고 해도 최종 결정에 대한 기준이 과반이냐, 2/3로냐의 문제도 모호한 상태다. 때문에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당원 총투표 안건이 오를 경우 격렬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원총투표인가, 대의원대회 정면돌파인가?

    장원섭 당 사무총장은 진보신당 당 대회 전 <진보정치>와의 인터뷰에서 “참여당 문제는 직접민주주의, 진성당원제 원리에 입각해 당원 총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 방안”이라며 “총투표에서 3분의 2를 얻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대의기구가 아닌 모두가 참여하는 직접 투표인만큼 과반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비당권파 측은 “어차피 당원 총투표를 한다 해도 이는 당헌을 개정해야 하는 사항”이라며 “‘2/3 이상’이라는 규정은 언젠가 한 번은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론조사의 경우에도 진보신당과의 통합이 전제가 되어 있는 것”이라며 “지난 8월 당 대회 분위기에서 보듯, 진보신당을 제외하고 참여당을 합류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당 내에서는 당권파가 대의원대회에서 정면돌파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지도부가 사퇴 등 거취 문제를 걸로 통과를 요청할 경우 2/3 이상의 찬성표 획득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주노동당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참여당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이정희 현 체제가 교체되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의원대회에 표결을 붙이면 70% 이상이 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비당권파의 한 관계자는 “지도부 거취 문제를 걸고 대의원대회 2/3를 돌파하려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하지만 연합세력 내에서도 지도부 거취와 대의원대회 투표를 연계해서는 안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여러 카드 중 하나로 고려하는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권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이정희 대표의 기자간담회는 사실상 6일 수임기구 회의 결과를 재확인한 정도였으나, 이날 이 대표는 몇 차례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이 단순히 ‘양 당간의 통합이 아니’라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진보대통합을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진보신당 통합파와 상의"

    이정희 대표는 “진보대통합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진보대통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고 우위영 대변인도 기자회견 취지를 설명하면서 “두 당 간의 통합이 아니라, 진보대통합의 과정에서 참여당 합류 의사를 묻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희 최고위원도 “현재 고민은 새통추로 결집된 진보세력과 참여당을 동시에 합류시켜 통합시킬 것인지, 새통추 중심의 진보대통합당을 결집한 이후 참여당과의 협상에 나설 것인지”라며 “하지만 그 중심에는 새통추가 있다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며 “진보신당 통합파와 상의해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비당권파 측은 경로야 어찌되었건 결국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진보신당 통합파가 진보신당에서 나올 가능성을 열어놓은 채 통합 운동을 하고 있고, 이들이 국민참여당에 대한 반대를 명확히 하고 있는 상태에서 자칫 참여당 문제로 진보신당 통합파가 운신하기 힘들게 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비당권파 측 한 인사는 “진보신당 내 통합파가 이탈한다 하더라도, 이들이 참여당 합류에 대해 반대의사가 명확하고 민주노총 등에서도 참여당 합류에 대한 정서가 좋지 않다”며 “진보대통합 후 참여당 합류든 참여당과 동시에 진보대통합당을 건설하든 진보진영 통합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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