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령군이냐" vs "흔들지 마라"
    2011년 09월 07일 12: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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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회 이후 조직이 어수선한 가운데 진보신당 김은주 대표 권한대행이 실행한 주요 당직자 인사가 당내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파문은 중앙당 당직자 보직 발령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만, 더 들여다보면 김 권한대행 체제 출범 이후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지속적인 사퇴 압력과 이에 반대하는 측의 충돌의 연장선에 있다.

6일 김은주 권한대행이 기자회견을 통해 ‘당 내 통합’을 강조했지만, 직무 수행 첫 걸음이 인사 파문이어서, 노회찬-심상정 상임고문, 조승수 대표 등의 ‘통합 운동 지속’ 선언과 복지국가 단일정당파들의 탈당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진보신당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내부 갈등의 늪으로 빠져드는 듯한 양상이다.

출구 못 찾고 갈등의 늪으로

사건의 발단은 김은주 권한대행의 신임 살림실장 발령부터.  김 권한대행은 6일 신임 살림실장 박현숙 전국위원(진보작당), 사무부총장에 박정민을 각각 임명하고 김정순 살림국장을 민생사업국장으로 전환배치 했다. 문제를 제기하는 쪽에서는 전임 살림실장이 아직 현직에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실장을 임명함으로써 두 명의 실장이 병존하게 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전임 살림실장이 구두로 사의의사를 표방하긴 했으나 정식 사표도 제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 권한대행이 무리하게 인사를 강행하고 인수인계를 요구했다는 것이 이번 인사를 비판하는 측의 핵심이다. 당 상근자협의회는 “일방적 인사발령과 그 과정에서 발생한 파행에 대해 유감”이라며 “인사 철회와 이런 파행적 상황에 대한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전임 당직자들과 현 당직자들 그리고 신임 당직자들 사이에서 6일 고성까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 게시판에서도 “점령군이냐”는 비판과 “권한대행이어도 인사권은 보장받아야 한다”는 옹호가 엇갈리면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 당원은 “이러한 인사발령을 내리다니 노동조합 출신이 맞냐”며 “직무대행은 당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권한을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당원은 “권한대행 체제가 흔들리면, 당은 그대로 끝”이라며 “살림실장 교체는 사표 제출(의사)에 따른 것이며, 국장 인사는 해임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논란이 벌어지자 김 권한대행은 6일 당 게시판을 통해 “아무리 한시적인 권한대행 체제라도 최소한의 업무는 해야 한다”며 “그런데 정상적인 업무는 고사하고 최소한의 업무도 진행할 수가 없고 중앙당 당직자들의 근태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소한 기본적인 업무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중앙당은 제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실장급들이 일괄사표를 제출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무엇보다 살림실 업무는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판단했기에 본인과 먼저 얘기하고 인사발령을 낸 것”이라며 “왜 민감한 시기에 인사발령을 내 분란을 만드느냐고 말할지 모르겠으나 당장 직을 수행하는 사람이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는 상황을 해결하고자 낸 고육지책이었을 뿐, 다른 뜻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은주 "부족하지만 사퇴는 없다"

하지만 당의 한 관계자는 “당직자들의 근무태만이 그렇게 심각한 수준이었다면 김 권한대행이 부대표 때 그 문제를 지적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당 내의 한 인사는 “김은주 부대표 본인이 해고자 출신이면서 이런 인사발령을 내릴 수가 있나”라며 “실장급들은 일괄사표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표도 제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같은 행위는 부적절하며, 국장급의 경우 까지 일괄사표를 받으려 한다면 큰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김 권한대행은 “(자신은)계속해서 무조건적인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며 “내가 부족한 탓이라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만 당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 마련 없이 지금 상황에서 무조건 사퇴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각의 사퇴압박을 일축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당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사심 없이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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