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직 엄호와 지역 연대로 정문 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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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9월 07일 11: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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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대의 힘이 다섯 겹의 바리케이를 뚫었다. 김효찬 현대차 전주 비정규직지회장을 비롯한 비정규직 해고자들은 9월6일 공장 안 정규직 노동자들의 엄호와 공장 밖 지역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에 힘입어 기어이 회사의 봉쇄를 뚫고 공장에 들어갔다.

    버스 차벽, 컨테이너와 철조망, 수백 명의 관리자들, 그리고 그 뒤에 또 버스 차벽. 현대차가 비정규직 해고자 열네명의 출입을 막기 위해 이날 전주공장 정문에 배치한 총 다섯 겹의 바리케이드다.

       
      ▲현대차는 비정규직 해고자들의 공장 진입을 막기 위해 버스 차벽과 컨테이너 등을 정문에 배치했다.(사진=정상철 / 현대차지부전주위원회)

    낮 12시, 정문 바깥쪽에 지역 노동자들과 현대차 울산 및 아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5백여명이 모였다. 같은 시각 공장 안쪽에서는 전주공장에서 일하는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 1천5백여 명이 점심도 거른 채 정문을 향해 몰려왔다.

       
      ▲9월6일 낮 12시, 현대차 전주공장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 1천5백여명이 점심 식사도 거른 채 비정규직 해고자 공장진입 투쟁을 엄호하기 위해 정문으로 행진하고 있다.(사진=정상철/현대차지부전주위원회)

    회사는 “협력업체 해고자 문제에 관여했다가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며 협박 방송을 해댔다. 하지만 안팎에서 울려 퍼지는 노동자들의 함성에 협박 방송 소리는 금세 묻혀버리고 말았다.

    공장 밖 노동자들은 짧은 집회를 마친 후 컨테이너 옆 좁은 출입구로 진출해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공장 출입을 촉구하며 관리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회사측의 이목이 정문 출입구로 모아진 사이, 해고자들은 기습적으로 반대편 버스 차벽 끝에 사다리를 놓고 올라 측면 울타리를 넘어 공장 안으로 진입했다.

    뒤늦게 관리자들이 이들을 막기 위해 몰려들었지만 정규직 노동자들이 온 몸으로 관리자들을 막으며 이들을 지켰다. 김효찬 지회장은 공장 안에 모여 있던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 앞에 서서 이날 연대 투쟁에 고마움을 표했다.

       
      ▲정문 통로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회사측과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비정규직 해고자들이 버스 차벽 위로 사다리를 놓고 공장안으로 진입하고 있다.(사진=금속/김상민) 

    김 지회장은 “오늘 진입투쟁이 성사됐지만 회사의 현장탄압이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라며 “오늘 승리를 계기로 조직력을 강화하고 제 2의 투쟁을 준비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지회장을 비롯한 열네명은 지난해 말 현대차 울산공장을 중심으로 벌어진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에 주도적으로 나섰다는 이유로 지난 5월 징계 해고됐다. 해고 이후에도 이들은 공장 출입을 보장하도록 돼 있는 현대차 노사 단체협약에 따라 지회 활동을 벌일 수 있었다.

    한편 지난 6월에도 회사는 이들을 막기 위해 컨테이너를 설치했지만 정규직 노동자들이 반발하자 곧바로 철거한 바 있다. 그 후 회사는 지난달 30일 물리적으로 해고자들의 출입을 막겠다고 공표했으며, 다음날인 31일 비정규직 노동자 4명을 집단 폭행해 골절과 안구 함몰 등 중상을 입힌 바 있다.

    * 이 기사는 금속노조 인터넷 기관지 ‘금속노동자(www.ilabor.org)’에도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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