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대선 나올 것"…조중동의 '조바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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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9월 07일 10:2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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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교수)이 서울시장 후보에 불출마를 선언해 닷새간 정치권을 요동케했던 ‘안철수 현상’이 일단락 됐지만 여전히 그의 행보는 관심의 영역에 놓여있다.

    7일자 아침신문에서는 그가 50%가 넘는 지지율을 얻고 있으면서도 5%에 양보한 결단을 했다는 평가 보다 안 교수가 향후 대선 행보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졌다.

    특히 뉴시스의 여론조사 결과 안 교수가 처음으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나 그의 행보에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음은 7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50%가 5%에 양보>
    -국민일보 <“불출마”…대선 직행하나>
    -동아일보 <‘박원순 단일화’ 안철수 대선으로 가나>
    -서울신문 <안철수 “서울시장 불출마…본업으로”/‘구태’ 흔든 6일간의 안풍>
    -세계일보 <안철수 정치도전 ‘백업 모드’>
    -조선일보 <‘9%>55%’의 단일화>
    -중앙일보 <안철수 ‘다른 꿈’ 꾸다>
    -한겨레 <“아무 조건 없습니다” 안철수 깨끗한 양보>
    -한국일보 <안철수 불출마…보선-총선-대선 흔든다>

    안철수 대선 출마시 지지율 박근혜 넘어섰다

    안철수 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6일 뉴시스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가 실시한 차기 대선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40.5%, 안 원장은 42.4%를 기록했다. 차기 대선 여론조사 가상대결에서 박 전 대표를 이기는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남녀 1108명을 대상으로 ARS 전화설문 RDD(무작위 임의걸기) 방식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94%포인트이다.

    동아일보는 1면 머리기사에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순식간에 여러 예비후보 가운데 40%에 가까운 지지율을 얻은 안 원장의 거취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동아는 3면 기사에서 “그의 정치 행보는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관측이 강하게 나온다”며 “안 원장은 향후 서울시장 보궐선거 정국에서 한두 발짝 떨어져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동아는 “공무원인 서울대 교수 신분상 범야권 단일 후보가 결정되더라도 선거대책위원장 등 선거운동에 직접 개입하긴 어렵지만 간접적인 방식으로 선거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현장 정치에 대한 경험이 없는 안 원장이 서울시장 선거를 유권자가 아닌 ‘범야권 단일 후보감의 산파’라는 정치적 신분에서 치밀하게 관찰하고 학습하며 차분히 ‘서울시장 선거 이후’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이라고 보도했다.

    동아는 여권의 핵심 관계자의 말을 빌어 “안 원장에게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향후 정치 행보를 위한 ‘꽃놀이패’가 될 것”이라면서 “범야권이 승리하면 당연히 좋고, 패배해도 ‘결국 안철수가 필요했다’는 논의가 확산되며 즉시 차기 범야권 대선 후보군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제3정당 창당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동아는 특히 “안 원장이 압도적 지지율이라는 일종의 ‘기득권’을 과감히 던진 만큼 그를 놓고 형성됐던 ‘정치적 팬덤’(Fandom·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현상)과 시너지를 이루면서 대선판 ‘안철수 신드롬’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내다봤다.

    국민일보는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대선 전초전 성격인 10·26 재·보궐선거에서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정국의 주도권이 바뀔 수 있음은 물론,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안철수 주변선 “대선 나올 것”

    조선일보는 “정치권에선 서울시장 후보는 박원순 변호사가 맡고 안 원장은 대선에 나갈 것이라는 ‘역할 분담론’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안 원장이 유력 대선 주자가 될 정치적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적잖다”며 “이번에 박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함으로써 자기 희생을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게 필적하는 지지율이 나오는 상황에서 여야의 정치 세력이 그를 ‘박근혜 대세론’을 무너뜨릴 수 있는 대항마로 부각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안철수 현상과 박근혜의 앞날, 조선의 한나라당 경고

    조선은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조선은 사설에서 “안철수-박원순 단일화 과정은 내년 총선과 대선의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과 민주당 밖의 역학(力學)이 뒤바뀔 수도 있음을 예고해 주는 것이지만 박근혜 대세론에 안주(安住)해 온 박 전 대표 진영과 내심(內心)으론 이런 현상에 불안과 반발심리를 느껴왔던 반(反)박근혜 진영을 모두 뭉뚱그린 한나라당 전체를 더 큰 강도로 덮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은 “박근혜 대세론은 내년 대선 때 ‘한나라당 후보’와 ‘야권 후보’에 대한 지지는 41%대 42%로 팽팽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와 ‘야권 후보’의 대결에선 박 전 대표가 54%로 야권 후보 37%를 크게 앞서고 있는 데 근거를 두고 있다”며 “그러나 야권에서 몰아친 회오리바람은 한나라당 재집권 혹은 박근혜 대세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유권자층이 두텁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조선은 “야권에서 출발해 정치권 전체에 넘실거리는 현재의 소용돌이는 일찌감치 자리 잡은 대세론엔 반드시 도전이 온다는 정치의 기본원리를 재확인해 줬다”며 “박 전 대표로선 내년 12월 대선전에 어차피 마주칠 수밖에 없는 태풍을 때 이르게 맞았다는 자세를 다지며 자신과 당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철수 지지율 55%는 어디로 갈까

    조선일보는 안철수 원장에게 향했던 지지율 55%가 어디로 갈지를 두고 분석에 나섰다. 조선은 월드리서치 박승렬 대표의 말을 빌어 “내일 당장 조사하더라도 단순지지도(모든 후보를 대상으로 한 선호도)가 10%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유권자들은 박 변호사가 누구이며, 안 원장이 박 변호사를 왜 지지하는지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박 변호사는 안 원장 지지자의 30% 이상을 가져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선은 코리아리서치 원성훈 이사의 말을 인용해서는 “두 사람의 지지층이 상당 부분 다르기 때문에 당장의 상승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박 변호사가 살아온 길로 볼 때 정치불신 정서에 따른 반사이득을 얻을 수 있고 시민사회단체의 전폭적 지지를 받을 것이기 때문에 잠재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서울대 강원택 교수는 “‘안철수 현상’의 핵심은 진보·보수, 여·야 정파로 가르는 기성의 정치는 모두 싫다, 그것을 뛰어넘으라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박 변호사는 야권 단일후보 경선에 나서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그 자체로 안철수 현상과 배치되는 딜레마를 안게 된다”고 말했다고 조선은 전했다.

    중앙 “한바탕 쇼로 끝난 안철수 출마쇼”

    중앙일보는 안철수 현상을 한낱 쇼에 불과했다고 평가절하했다. 중앙은 안 교수가 정치판에 뛰어든다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며 서울시장은 안 교수가 생각하는 행적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중앙은 “오세훈 시장의 경우에서 확인됐듯 정치판의 최전선”이라며 “안 교수가 제대로 적응하기 쉽지 않다”고 훈계했다.

    중앙은 “안 교수가 제 자리로 돌아간 것처럼 정치권도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며 “그게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조선 “한나라당 해볼만? 무당파 쪼개질 것”

    조선은 안 원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해볼 만하다’는 한나라당이 기류를 전했다. 조선은 “한나라당은 야권에서 중도 성향 후보가 아니라 박 이사나 한 전 총리 등 진보 좌파 후보가 나오게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을 다행으로 여기는 분위기”라며 “그럴 경우 야권에서 단일 후보를 내더라도 표의 확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민노당 등 다른 야당의 지지도는 미미한 만큼 야권이 연대해도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문제는 중도 무당파의 향배인데, 안철수 교수 대신 다른 야권 후보가 나서면 무당파 흡수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은 전했다.

    조선은 “지난달 야당의 투표 거부 운동 속에 치러진 서울시 무상급식 투표 때 투표장에 갔던 25.7%의 유권자는 대부분 한나라당 지지자로 봐야 한다”며 “이들을 결집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 보수 이미지가 강한 후보를 내세워야 하고, 무당파 포섭에 중점을 두려면 중도 성향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 한나라당에선 이에 대한 양론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안 원장을 지지한 층이 무당파였고, 향후 여야로 쪼개질 것이란 전망도 했다. 지난 3일 국민일보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 지지자의 절반은 무당파층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이었다. 민주당 지지자의 62.2%, 한나라당 지지자의 40.2%가 안 원장을 선호했다. 안 원장이 불출마함에 따라 이 표가 각각 한나라당 후보와 야권 후보로 갈라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정치기반 없는 신기루” “거품” 비난 몰이

    한나라당은 적극 비난에 나섰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나의 도전, 나의 열정’ 출판기념회에서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른 후 제가 누린 대중적 인기도 ‘신드롬 현상’에 가까운 것이었다”며 “정치적, 제도적 기반이 없는 대중적 인기는 신기루”라며 정치권에 불어닥친 ‘안철수 신드롬’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요즘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안 교수가 무엇을 느끼고 있고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감히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2002년의 성공과 좌절 후 인고의 시간을 거쳐 2007년 한나라당에 입당한 것은 민주주의란 곧 정당정치란 사실을 깊이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민주정치란 특출한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다. 영웅에 의존하는 정치는 곧 독재이며 권위주의 정치인 반면 민주주의는 제도이며 절차”라면서도 “안철수 신드롬이 생기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기존 정당들이 어려움에 처한 것도 바로 국민들의 분노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도 축사를 통해 “‘안철수 바람’이라고 표현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거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치적 내공과 상상력 없이 갑자기 뛰어들어서 벼락 같은 인기로 (정치를) 할 때는 자기 밑천이 다 드러난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시장 자리가 나흘만에 넣다 빼도 되는 건가”

    안 원장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신문은 사설에서 “여론조사 결과만을 전제로 하면 안 원장에게 서울시장은 따놓은 당상이나 다름없다. 그 자리를 과감히 내던졌기에 신선함이 와 닿는다”면서도 “동시에 허탈한 느낌도 든다. 출마하지도 않을 거면서 왜 평지풍파를 일으켰는지, 서울시장이란 자리가 나흘 만에 넣었다가 뺐다가 해도 되는 건지 묻고 싶다”고 비난했다.

    서울은 “나름대로 결실을 거둔 측면이 있기에 다행이지만 그러지 않았다면 무모한 정치실험이 될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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