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신당 통합도 독자도 답답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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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9월 02일 05: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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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선수가 아닙니다. 그래서 아무 앞에나 나서지 못합니다. 오직 노동자로 살면서 양심을 지키며 싸웠을 뿐입니다. 정치, 노동자 정치, 막중한 역할에 쉽게 나설 용기가 부족하여 노동운동 한우물만 파다가 조용히 물러나겠다는 다짐을 하며 지금껏 노동현장에 힘겹게 투쟁하는 동지들 틈에서 최소한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다 맞는 말 같다

    진보정당 통합과 관련하여 진보신당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등대정당을 하겠다는 동지의 말을 들어보면 그 말도 맞는 것 같고, 통합하여 들어가서 잘 해보자는 동지의 말도 그럴듯합니다.

    북한문제 어떠한 입장도 못 낼 거다, 패권문제가 본질인데 어떤 제도로도 막을 수 없다, 민주노동당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통합해봐야 도로 민주노동당이 아니냐, 국참당 문제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들려옵니다.

    더 큰 문제는 민주당과 연립정부라는 전략이 공공연한 사실인데 그럴 경우 진보정당은 고사한다, 그럴수록 들어가서 세력을 키우고 막아내야 한다, 진보신당으로 독자생존하기에는 어렵다, 통합하지 않으면 노동현장은 정치 말도 못 꺼낸다…

    들어보면 다 맞는 말이고 틀린 말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기준으로 판단을 하는 것 같습니다. 당직자, 현직 의원, 당 활동가, 노조 간부, 노동 활동가, 다양한 일반 당원 등 다양한 만큼 보는 시각과 생각이 각기 다를 수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내 판단이 정답이라 생각하고 내가 한 행동은 항상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동지들이 있어 상대방을 헐뜯고 상처를 주는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침묵은 금이 아니라 비겁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선수들 틈에 끼는 것을 망설였습니다.

    하자니 내키지 않고, 안 하자니 살기 힘들고

    통합을 하자니 내키지 않고, 안 하자니 살아남기 힘들고 뭐 그런 거 아닙니까? 진보의 가치가 저마다 다르겠지만 통합정당에서 진보의 가치를 펼치고 노동정치를 강화하기 위해 열심히 투쟁하고 복무할 자신이 없어서 통합을 추동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진보신당으로 남아서 국민의 지지 없이, 원내정당의 보장도 없이 얼어 죽을 각오로 투쟁하고 복무할 자신이 없기 때문에 망설이며 통합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습니다. 물론 민주노동당 동지들과의 감정 때문에 함께 하기 싫은 숨은 정서도 또아리 틀고 있지만 내 가슴 깊은 곳에 흐르고 있는 냉소주의가 더 두려워서 마지못해 통합에 끌려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저는 통합정당에 들어가서 열심히 투쟁하고 복무할 각오가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진보신당의 깃발을 부여잡고 얼어 죽을 각오는 더욱 없습니다. 9월 4일 당 대회에서 어떤 결정이 나더라도 이후에도 저는 맨 뒤 어디엔가 아니면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있을 것입니다.

    저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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