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 강정 공권력 투입 반발…"국정감사"
        2011년 09월 02일 03: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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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강정마을에 2일, 4.3항쟁 이후 처음 육지 경찰을 포함한 대규모 공권력을 전격 투입하고, 해군기지 반대농성 중이던 강정마을 주민들과 연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을 강제 진압, 연행하면서 굴착기를 동원해 곧바로 공사를 강행하자 야권이 일제히 정부와 경찰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의원 24명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해군기지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정치권에서 대화와 논의의 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육지부 경찰을 대거 동원, 폭력에 의해 진압을 기도한 이번 폭거에 대하여 이명박 정부는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2일 강정마을에 투입돼 농성장을 강제 철거하는 경찰.(사진=제주의 소리) 

    이어 “국회 야5당이 제주해군기지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했고 예결위원회 소위 구성을 마치고 현안 보고를 시작으로 오는 6일, 강정마을 현지 방문 등 본격적인 조사활동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육지부 경찰병력까지 동원하는 강경 대응 기도는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로 밖에 규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지금 당장 강정마을을 위시하여 제주지역에 배치된 육지부 경찰병력을 모두 철수시키고 원대 복귀시킬 것”과 “체포, 연행된 모든 분들을 즉각 석방하고 제주해군기지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정부가 대화의 장에 함께 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지난 4년여 동안 제주지역 도민사회에 분열과 갈등의 골을 심화시켜 오면서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참아내지 못할 울분과 극심한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공권력 투입 사실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국민과 대화로 풀어나갈 것”을 요청했다.

    민주당은 2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에서도 일제히 강정마을 공권력 투입사태를 비판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경고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제주도 의회가 현지방문을 하고 있는 마당에 정부가 대화로 문제를 풀지 않고 힘으로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은 4·3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제주도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국회무시를 중지하고, 평화적 해법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제주도민을 적으로 돌리는 행위”라며 “명백한 국회 무시이자 곽노현 교육감 표적수사에 이어 새 검찰총장 법무장관이 콤비를 이뤄 임기말 무리한 공안통치에 나선 명백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핵심 배후는 이명박 대통령이자 책임자도 이 대통령”이라며 “뒤에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이날 새벽 강정마을로 향했다. 이 대표는 오전 강정마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평화의 섬 제주에 맞지 않는 해군기지를 주민의 뜻에 반해 강제로 건설하려 하고, 4.3이후 최초로 육지경찰을 투입해 주민들을 연행하고 짓밟고 고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회는 야5당의 적극적인 진상조사의 결과를 받아들여 예결위에 제주 해군기지 문제에 대한 소위원회를 설치했는데, 그 소위원회는 아직 회의 한 번도 하지 못했다”며 “이 해군기지는 2007년에 국회에서 제시한 부대조건조차도 지키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논의도 시작되기 전에 국민의 돈을 국회에서 승인한 돈을 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기까지 해군기지 공사는 단 한 치도 진전될 수 없다”며 “그것이 국민이 부여한 국회의 권한이고, 정부는 해군은 국회의 권한을 존중할 의무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회에서 우리는 야당 전체와 함께 이 사태와 관련된 국정감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보신당 역시 당 성명을 통해 “엄청난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4.3항쟁의 아픔을 간직한, 그래서 더더욱 평화의 상징이 되어야할 제주에 정부가 애초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한 것도 모자라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육지병력을 동원해 짓누르는 만행을 저지른 것은 엄중한 비판과 책임을 결코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대로 된 명분도 없는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주민들을 폭력으로 진압하고 강제 연행한 정부는 이제 제주도민들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평화적 사태해결을 위한 노력은 제쳐두고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정부와 경찰, 해군은 오히려 더 큰 분노와 격렬한 반대투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보신당은 “이후에 벌어질 충돌 등 어떠한 사태도 먼저 강제진압에 나선 정부와 경찰에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말해둔다”며 “해군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주민들을 몰아내고 공사를 강행하는 지금의 상황을 진보신당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정부는 똑똑히 명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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