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신당 당대회, 어떻게 될까?
        2011년 08월 29일 05: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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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이 28일 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합의한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잠정)합의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이제 진보진영 안팎의 시선은 오는 4일 열리는 진보신당 대의원대회로 집중되고 있다. 28일 진보신당 전국위원회가 합의안을 당 대회에 상정한 만큼 이번 당대회 향방에 따라 진보대통합의 운명이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시선집중, 진보신당 당 대회

    진보신당 내부에서는 이번 당 대회 결과를 쉽게 점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임시당대회에서 조직 진로에 대한 결정을 미뤘던 진보신당은 이번 당대회에서는 대의원의 2/3를 넘겨야 합의문을 통과시킬 수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당대회에서 통합파와 일부 독자파 진영이 함께 제시안 중재안도 57.8%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수치는 2/3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중요한 근거로 제시된다.

    통합파 쪽에서는 민주노동당 당 대회 결정, 특히 참여당 통합에 대해 대의원들이 제동 장치를 마련한 것이 진보신당 대의원들의 판단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패권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됐으며, 북한 문제는 통합을 좌우하는 변수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들은 실제 일부 대의원들의 움직임에서 그런 징후가 감지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2/3 이상 득표도 어렵지만 가능하다는 얘기다.

    독자파의 경우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에 대한 태도가 구체적인 쟁점 해소 여부로 결정될 문제가 아니며, 중간에 돌출된 외생변수인 참여당 문제가 해소됐다고 북한 문제나 패권 문제가 해소된 것은 아니랴며 2/3 득표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합파의 경우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다. 6월 당대회 이후,노회찬-심상정 상임고문 등 당 통합파가 지속적으로 대의원들과 당원들을 광범위하게 접촉해왔고 합의안도 도출된 상황에서 진보대통합이라는 흐름을 거스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때문에 일부 독자파 대의원들의 표심이 변하는 것이 감지되고 있다고 통합파들은 주장하고 있다.

    특히 28일 민주노동당 임시당대회가 합의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하고 국민참여당에 대해서도 ‘진보신당과의 합의’를 전제로 함으로써 국민참여당이라는 통합 흐름의 큰 장애물이 제거되었다는 것이 통합파의 주장이다. 통합파의 한 관계자는 “합의안 자체가 진보신당 의견이 거의 100% 관철된 안이기 때문에, 진보신당이 이를 스스로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노동당 내부에서도 대의원들이 참여당과 적극 통합하고 싶어 하는 당권파들에 대한 제동장치를 걸어놨다”며 “진보신당 내 통합파들도 그동안 합의문이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이라 생각해 왔는데, 합의문이 일단 나왔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대중 접촉을 강화해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핵심은 참여당 통합이 아니라 연립정부론"

    하지만 독자파 진영에서는 민주노동당 당대회 결과에 대해 다소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독자파 진영의 한 대의원은 “국민참여당과의 합당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문제의 핵심은 민주연립정부의 구성”이라며 “이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입장이 명확하게 확인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독자파의 한 핵심 관계자는 "국민참여당 문제는 중간에 튀어나온 이슈"일 뿐이라며 "갑자기 외생 변수가 돌출해서 핵심 쟁점으로 된 것에 대해 대의원들은 엉뚱하다는 생각을 할 수가 있다."고 말해 참여당 변수가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또 "참여당 참여라는 (진보신당 입장에서는 수용하기가 불가능한) 쟁점에 대해서도 이렇게까지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경험이 오히려 통합에 부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민주노동당의 연합정치 입장은 불변 상수이므로 앞으로도 유시민이 아니라 문재인 등 야권 유력 인사들과의 연합 얘기는 수시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현한 것이다.

    또 다른 통합파의 주요 활동가도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것은 세부적인 쟁점의 해소 여부가 아니라 보다 큰 담론에 관한 것"이라며 "진보신당의 창당 정신 유지라는 원칙적 입장이나, 통합만이 살길이라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담론에 대한 비판적 태도가 이런 쟁점의 해소 여부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합파 측 주장대로 일부 독자파 쪽 대의원들이 새로운 판단을 내리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특히 경남 측의 움직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통합파 측의 얘기다. 통합파의 관계자는 “수도권은 이미 입장이 정해진 대의원들이 많지만, 영남이나 경기도에서 일부 대의원들의 변화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전망도 정치적?

    독자파 진영도 4일 대의원대회가 다가오면서 대의원들을 별도로 접촉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앙당의 한 관계자는 “대의원대회에서 표결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이 많지 않겠는가”라며 “독자파 중에서도 참여당 문제가 해결되면 통합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을 지닌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독자파의 또다른 관계자도 “경남의 경우 그동안 동일한 표결을 해왔지만 이번 대의원대회에서는 각자 다른 표결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여러 가지 조건들이 독자파에게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고 만약 진보신당 당 대회에서 양당 합의안을 부결을 시킨다면 그 책임을 모두 뒤집어 쓸 수도 있기 때문에 고민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립정부 노선을 반대하더라도 진보신당 독자로 갈 경우 그 움직임을 막을 수 있겠냐는 정서도 한편에 깔려 있다”며 “아예 통합정당에 들어간 다음에 막아내자는 목소리도 있지만, 그 경우도 역시 장담할 수 없기에 고민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변화의 조짐은 있지만 그것이 2/3를 넘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결국 진보신당 당대회는 지난 6월 드러난 57.8%와 통합의 필요조건 66.7% 사이에 있는 부동표와 독자파 일부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물론 57.8%도 당이 갈라지는 것을 막고자 제출된 중재안에 대해 독자파들의 동의였기 때문에 최소치는 더 내려갈 수도 있다. 

    하지만 독자파가 2/3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에 반해 통합파 쪽은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는 중이다. 통합파에서 조직 관련 일을 맡고 있는 한 인사는 "대의원 지지 60%를 얻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문제는 66.7%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냐 하는 점"이라며 "2/3를 넘는 득표는 어렵지만 충분히 가능한 목표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당 대회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민주노동당이 당 대회를 통해 참여당 변수를 막기는 했지만 언제 어디서 일주일 사이에 돌발변수가 터질지 예측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6월 당대회 57.8%보다는 통합파 지지가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당 대회가 열려봐야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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