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권파와 이정희 대표는 왜 그랬을까?
        2011년 08월 29일 10:02 오전

    Print Friendly

    민주노동당이 진보대통합의 최종 쟁점이었던 국민참여당 문제에 대해 진보신당의 안을 수용했다. 그리고 부속합의서2, 강령, 당헌이 포함된 진보양당의 합의안을 28일 당 대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진보신당은 같은 날 전국위원회를 열고 이 합의안을 9월 4일 당 대회에 올리기로 했다.

    공은 진보신당 코트로

    양당 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으며 이제 공은 진보신당 코트로 넘어왔다. 당장 9월 4일 있을 진보신당의 당 대회 결과가 진보진영 안팎의 비상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진보신당은 9월 당 대회에서 양당 합의안 수락 여부를 놓고 찬반 진영의 일대 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참여당 쟁점이 사실상 해소됐다는 사실이 통합파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동의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강력한 통합 반대 입장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일반 국민들의 여론까지 아니더라도, 새통추에 참여한 단체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진보진영 대중조직들이 강하게 통합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진보신당의 적지 않은 대의원들은 선택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숨 가쁘게 돌아가던 통합 논의 국면에서 민주노동당이 갑작스레 입장을 전환한 배경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궁금증은 진보신당 대의원들은 오는 9월 4일 당 대회의 결과와 함께 현재 진보진영 주변의 최대 관심사들이다.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대표가 진보신당 안의 수락에 대해 ‘전격적’이라는 표현이 가능한 것은 이 대표가 27일 새통추 대표자 회의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발표하기 바로 전날 장원섭 사무총장은 “참여당과 같이 하지 않을 경우 진보신당과의 합당은 없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힌 것처럼 기존의 입장 고수가 분명한 것처럼 읽혔기 때문이다.

    일부 지도부 책임론까지 거론

    이 대표의 이 같은 입장 변화의 배경에 대해 주변에서는 국민참여당 합류에 대한 당권파와 이 대표의 ‘밀어붙이기’가 진보진영 전체는 물론 당 안팎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역풍을 몰고 올 가능성까지 대두되는 등 진보진영 내부의 비판 여론을 주요하게 꼽고 있다. 이와 함께 야권을 비롯한 정치권 전체의 지형 변화를 꼽고 있다.

    당권파의 참여당 ‘러브콜’에 대한 일관적인 입장에 대해서는 민주노동당 내부에서도 지속적이고 강한 반대에 부딪쳐왔다. 특히 27일 새통추 대표자회의를 앞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진보통합 무산 가능성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까지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당의 진보정당 동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가진 쪽에서도 진보신당과의 통합이 무산될 경우, 참여당과 함께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당권파의 밀어붙이기에 강하게 반발했다. 최근 당 게시판에서도 이 대표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당 대회를 앞두고 당권파들이 갖는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당권파의 이 같은 움직임에 비판적이 민주노동당 내 일각에서는 28일 대의원대회에서도 참여당의 합류를 봉쇄하는 형태의 특별결의문도 준비를 하다가, 양당이 합의안을 마련하게 돼서 이 방침을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져, 참여당 ‘통합’ 방침에 당내 반발을 당권파가 무시하기에는 부담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당 밖 진보진영의 압박도 적지 않은 작용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과 전농이 성명 발표를 통해 진보대통합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으며, 지난 26일 빈민3단체는 양 당에 통합을 촉구하는 항의방문을 하기도 했다.

    특히 민주노총이 중앙집행위 결정 등을 통해 참여당 문제의 조속한 정리를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정희 대표의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참여당 문제에 대해서 “진보신당에 비토권을 준 것”이라는 발언이나, 진보양당의 합의를 전제로 요구한 민주노총 중앙집행위 결정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이 “분열 세력”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한 토론회에서 노동계 인사가 진보 양당 어디든 통합과 다른 결정을 내릴 경우 “민주노총과의 관계는 완전히 끝”이라는 입장을 공공연히 발표한 데서 알 수 있듯이 대중조직의 강경한 입장을 외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비판여론에 밀린 선택일 뿐일까?

    하지만 민주노동당의 당권파나 이정희 대표의 입장 변화가 당 안팎의 비판적 여론이라는 요인에 영향을 받은 것을 사실이지만, 이들이 최근의 정치적 상황과 환경 변화에 따른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선택의 결과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진보정당 소속 정치인은 이와 관련해 “민주노동당의 갑작스런 입장 변화는 오세훈 시장 사퇴 문제와 떼어놓을 수 없다.”며 “이정희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으로 내부적 정리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변수가 아니면 (당권파와 이정희 대표의 급변이) 잘 설명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진보신당의 핵심 관계자도 “이정희 대표로서는 충분히 해볼 만한 선거이며, 통합진보정당의 후보로 이 대표가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의 당권파는 비교적 안정적인 판단과 전략 구사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변화된 정치 환경에 부응하는 전술의 변화는 이 같은 전략을 토대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진보신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민주노동당 당권파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가치 가운데 하나는 이정희 대표를 무슨 일이 있어도 대중 정치인으로 키우내는 것”이라며 오세훈 사퇴와 10.26 선거는 그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입장을 가진 사람들은 이정희 대표가 진보통합정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경우 전체 야권 단일후보의 가능성도 열려 있을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도 함께 하고 있다. 진보통합이 전체 정치권에 서울시장 선거를 매개로 정국 지형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적 폭발력을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문재인, 유시민 그리고 진보통합

    이와 함께 국민참여당 통합 카드를 일단 접어둔 것은 유시민의 ‘몰락’시키는 효과를 나타내는 ‘문재인 현상’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진보진영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차기 대권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야권 제1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그의 부상이 유시민 참여당 대표의 정치적 ‘몰락’과 동전의 양면이라는 점을 말해준다.”며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유시민 카드의 약발이 많이 떨어졌으며, 향후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으로 진단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