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진보정당, 서울시장 후보 낼까?
        2011년 08월 25일 01: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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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상급식을 둘러싼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적 승부수는 완패로 끝났다. 투표율이 25.7%에 그쳐 투표함은 아예 열어보지도 못했다. 오 시장은 이 승부에 대선후보는 물론 시장직을 걸었고 곧 사퇴 시기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투표 종료 직후 “안타깝지만 겸허하게 수용한다”고 밝혔다.

    "10월 선거 있을 경우 진보통합후보 요구 거세질 것"

    오 시장이 9월 이후 사퇴한다면 선거가 내년 4월로 미뤄지게 되지만, 9월 이전에 사퇴할 경우 당장 10월 26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되며,  정치권은 선거 정국으로 본격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주민투표 이후 정세가 진보통합 논의에 어떤 영향을 줄까. 이와 관련 진보신당의 핵심 당직자는 "진보통합에 대한 압박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통합정당의 9월 출범을 강조하는 주요 논거가 10월 재보궐 선거 공동대응이었다"며 "서울시장 선거가 있게 될 경우 이런 요구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진보양당 서울시당,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의 기자회견 모습. 

    진보신당의 또다른 관계자도 "10월에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을 경우 진보정당이 단일 통합후보를 내야된다는 공감대가 높을 수밖에 없으며, 이런 요구가 통합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또다른 관계자는 "통합 요구는 더 강해지겠지만, 참여당과의 통합에 강한 의지를 지닌 이정희 대표의 경우 이번 상황을 보고 그 의지를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의 정성희 최고위원은 "10월 재보선이 열릴 경우 진보대통합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무엇보다 진보대통합을 이뤄내지 않고 민주당과 선거연합을 하는 것은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와 다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통합 진보정당에는 진보양당과 함께 "성찰하고 좌회전 중인 국민참여당과 시민사회 진영이 통합진보정당에 모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민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서울시장 선거가 치러지면 통합진보정당을 힘 있게 건설하고 유력하고 강력한 후보를 배출해 통합진보정당 이름으로 당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유의선 진보신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서울시장 후보는 향후 공식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문제이며,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의 과정과 같이 가지 않겠나”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합이 안 돼도 진보신당으로서는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존재감을 알린다는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후보 놓고 정국 소용돌이 가능성"

    통합진보정당이 건설되어 후보가 출마할 경우라도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 논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언제 선거가 치러질지는 알 수 없으나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정세의 중심 이슈가 될 것”이라며 “누가 출마할지를 놓고 정국에 소용돌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탁 진보신당 사무총장은 “(진보진영 후보 전술이)진보대통합 흐름과 맞물리는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통합된 진보정당의 후보가 당선되어야 의미가 있다”며 “두고 봐야 할 문제이나 이번 선거는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연대의 상이 어떤 식이 될 것이냐는 것도 미리 볼 수 있는 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건 이번 선거를 통해 진보진영이 모처럼 정국의 중심에 들어갈 수 있는 판이 열린 만큼 진보진영의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상훈 대표는 “진보진영은 후보 문제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며 “민주당에서도 후보 문제와 관련 예기치 않은 소용돌이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만큼 후보선택을 잘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진보정당 주변에서는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새세상연구소장 최규엽’이 유력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김종민 서울시당 위원장, 이상규 전 서울시장 후보,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명되고 있다.

    진보신당의 경우 전직 서울시당 위원장을 지낸 신언직 현 강남서초당협 위원장과 박창완 현 성북당협 위원장이 출마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진보 양당의 통합 논의 최종 결과가 불투명하고 통합 후보가 나올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한편 이번 무상급식 주민 투표에 대해 여야는 ‘해석 투쟁’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민주당의 반민주적 작태로 개함하지 못했으나 오세훈 시장의 사실상 승리”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도 “보수층의 결집 효과가 20% 중반대의 투표율로 나타났다”며 ‘승리적 관점’으로 해석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보편적 복지 당위성 확인된 선거"

    무상급식 투표를 추진하고 이끌어온 단체들도 “투표를 하면 바로 정치적 성향이 드러나는 투표임에도 적극적으로 나와서 투표한 시민이 26%에 이르렀다는 점은 단계적 복지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복지는 민생이고 시대 흐름”이라며 “오늘은 대한민국이 복지사회로 가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무상급식의 정당성을 새삼 확인한 계기”라고 말했고 진보신당 강상구 대변인도 “나쁜투표를 거부한 서울시민의 승리이며 오 시장과 정부여당의 패배는 순리”라고 밝혔다.

    이의엽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은 “이번 주민투표 결과는 최소한의 복지에 대한 국민적 의사표현이 드러난 것이며 이는 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적 관심사인 보편적 복지에 대한 역행을 국민들이 거부운동을 통해 막아낸 것으로 더 나아가 우리의 권리를 스스로 나서 쟁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라고 말했다.

    김형탁 진보신당 사무총장도 “애초 무상급식 문제를 오 시장이 과도하게 정치화한 것 자체가 근본적인 문제였다”며 “결과적으로 자충수였고 이후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과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염원들이 본격적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도 “보편적 복지의 당위성이 확인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때문에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주도한 오 시장은 물론 이를 측면지원 한 한나라당과 청와대도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진보개혁진영 인사들은 한 목소리로 “한나라당의 혼란과 정권의 레임덕 가속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친이 vs 친박, 대립 격화될 수도

    박철한 진보신당 정책실장은 “이명박 정권은 안 그래도 레임덕에 대한 말도 많았는데 더욱 정국에 대한 통제력이 취약해질 것”이라며 “오세훈의 정치적 승부수가 오히려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홍준표 대표체제가 흔들리고 향후 친이친박 간의 대립이 격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철한 정책실장은 “이번 선거의 최대 수혜자는 민주당이며, 한국사회가 복지 의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향후 정국주도권은 민주당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형탁 사무총장은 “향후 야권연합 이야기가 나올텐데 민주당이 반드시 자신들이 후보여야 한다는 것을 고집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번 선거의 성과를 다 챙겨갈 수 없게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의엽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은 “이번 투표가 정권의 레임덕을 가속화 시키고 집권당 내부에 갈등이 심해지면서 급격히 권력누수가 생겨날 수 있다”며 “진보진영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민심을 반영해서 어떻게 여론을 올바른 방향으로 바꿔낼 것이냐 하는 숙제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복지가 애초 우리 의제였던 만큼, 서울시민들의 민심을 떠안아 통합을 순조롭게 완성하고 민심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정치를 바꿔나가야 한다”며 “농민운동, 노동운동도 침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를 반전시키고 자신감을 회복시켜줄 수 있는 호기로 작용하면서 노동자대회와 재보궐 선거, 총선 정국에서 하반기 대중투쟁이 촉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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