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야권 통합 주장, 메아리는 없다
        2011년 08월 23일 11:5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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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0일 밤 서울광장에서 열린 희망시국대회 연설에서 진보개혁진영의 대통합을 공식적으로 제안한 데 이어 22일 최고위에서도 야권 통합을 거듭 강조했다.

    손 대표나 이인영 최고위원 등이 민주당 내 최고위원회 회의 등에서 대통합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지만 손 대표의 20일 발언은 야당 대표들이 모여있는 공식석상에서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손 "당 차원에서 전면 나설 것"

    아울러 손 대표의 발언은 민주당이 향후 공격적으로 대통합론을 제시할 것이라는 일종의 신호탄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현재까지 야권 대통합의 이슈를 이해찬 전 국무총리나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보다 적극적으로 야권대통합 논의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당시 희망시국대회에서 “민주진보진영이 하나가 되고 승리하기 위해 진보정신의 대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며 “대통합을 통해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자”고 말했다. 이어 “나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간절한 염원을 받들 것”이라며 “민주당이 헌신해야 할 때 팔을 내놓으라고 하면 팔을 내놓고 눈을 내놓으라고 하면 눈을 내놓겠다”고 말한 바 있다.

       
      ▲22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사진=민주당) 

    손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에서도 “야권의 정당과 시민사회단체가 국민과 민생의 어려움을 생각한다면 민주진보 진영의 대통합을 거역할 수 없을 것”이라며 “내년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는 각오로 통합에 임할 것으로, 당 차원에서 야권 통합 전면에 나설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진보진영은 물론 국민참여당도 여전히 시큰둥하다. 국민참여당 측은 그 동안 손학규 대표가 몇 차례 통합을 언급하기는 했었지만 공개적인 제안은 없었고 열의도 부족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손 대표가 공식 제안을 한 뒤에도 대통합론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국민참여당 이백만 대변인은 “민주당 안에서 말들만 많지 최고위원회에서 이와 관련해 의결을 한다거나 그런 일이 없다”며 “게다가 22일 손 대표의 제안에 대해 최고위원회에서 논의를 해봤는데 우리는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진보대통합을 추진하고 있고 그 일에 매진하고 있으니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안 되는 줄 알면서 왜 그럴까?

    진보정당은 아예 대통합론은 고려 대상조차 아니다. 민주노동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과의 대통합은 우리 당의 고려 대상이 아니”라며 “몇 차례 당 공식논평을 통해 대통합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는데, 민주당이 계속 대통합 제안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도 민주당과의 통합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지난 20일 새통추 구성을 위한 대표자회의에서도 이 대표는 “민주당의 통합 공세가 9월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9월 중에 반드시 새로운 통합정당을 출범시켜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역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진정으로 야권의 강력한 연대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고자 한다면 대통합 제안은 거두어 달라”며 “대통합정당을 만들자고 해서 진보개혁진영의 논란을 만들기보다 진보개혁진영의 강력한 연대를 이루기 위한 상호신뢰형성의 과정과 방안을 민주당이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손학규 대표의 이런 행보는 문재인 전 실장의 등장으로 좁아진 자신의 입지를 대통합론을 통해 넓히려는 것에 불과하다”며 “실제로 민주당에서 통합과 관련해 어떤 구체적인 플랜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정치적 발언에 진보진영이 휩싸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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