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 신이 만들어졌다고?"
        2011년 08월 20일 05: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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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유명한 무신론자, ‘신을 믿다.’” 2004년 12월 9일자 AP 통신의 기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 “반세기가 넘도록 무신론의 대표적인 옹호자로 활동했던 영국의 철학 교수가 마음을 바꾸었다. 그는 오늘 목요일에 공개된 비디오에서 과학적 증거에 근거해 신을 믿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전 세계 방송과 신문,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보도되었고, 관련 논평이 이어졌다. 무신론 진영에서는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진화생물학자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노년의 그는 신을 믿는 쪽으로 돌아섰다고 선언했다”라며 그의 ‘노년’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또 한 강연에서는 “그는 한때 훌륭한 철학자였다. 슬프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출판사 프로메테우스북스의 폴 커츠 사장은 “무신론을 우려하는 기독교인들이 플루를 잘못 이용하고 있다”라며 종교 세력을 비난했다.

    전 세계 지성계를 뒤흔든 충격적 스캔들의 주인공이 『존재하는 신』(홍종락 옮김, 청림출판, 13800원)의 저자인 앤터니 플루 교수다. 앤터니 플루는 놀랍게도 30권이 넘는 전문 철학서를 집필하여 지난 반세기 동안 ‘무신론’의 의제를 설정하는 데 기여했다. 종교적 논증을 반박한 그의 논문 <신학과 위증성>은 C. S. 루이스가 의장을 맡았던 옥스퍼드 대학 소크라테스 클럽에서 1950년에 처음 발표된 이후 20세기 내내 여러 간행물에 가장 많이 실린 철학 출판물 가운데 하나였다.

    이 유명한 무신론 철학자가 이제 신의 증거가 존재한다고 믿고, 신의 존재를 믿으며, 신이 세상을 창조했다는 사실을 믿는다고 선언했다. 플루는 소크라테스의 정신을 충실하게 받들어, 증거가 이끄는 대로 따라간 끝에 결국 유신론에 투신했다. 이 책은 완고한 무신론자에서 유신론자의 자리로 플루 교수를 이끈 과학적 발견과 철학적 논증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책이다.

    악명 높은 무신론자를 신에게 이끈 증거들

    저나는 이 책을 통해 영국의 대표적인 감리교 목사이자 저술가의 아들로 태어난 자신이 감리교 기숙학교인 킹스우드 스쿨에서 10대 시절 아버지의 신앙을 버리고 무신론자가 된 과정, 옥스퍼드에서 무신론 저술을 하면서 거의 평생에 걸쳐 열정적으로 무신론을 대변했던 이야기, 그리고 말년에 이르러 유신론으로 돌아선 과정과 그를 이끈 과학적·철학적 증거들을 진실하고도 담백하게 서술한다.

    이 책에서 플루는 먼저 그가 내세운 무신론 논증의 핵심은 무엇이었는지를 짤막하지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다. 신 문제에 대한 그의 원래 입장은 “신이 존재한다는 확실한 증거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신이 없다고 봐야 한다”라는 ‘무신론 추정’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런 플루가 신의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바꾼 것은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 때문이 아니라 “어디건 증거가 이끄는 곳으로 간다”는 소크라테스의 원리에 충실한 결과로 이르게 된 논리적 귀결일 뿐이었다. 앤터니 플루는 현대 과학과 우주론, 철학 연구를 통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자연법칙, 목적론적이고 생식하는 생명체, 창조적 인자의 필요성 등이 밝혀졌다고 주장한다.

    플루는 자신이 젊은 시절 제기했던 신 개념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 설득력 있는 답이 나왔다고 대답한다. 그는 과거에 신이라는 개념 자체가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없는 모호한 개념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리고 그 후 많은 유신론 철학자들은 이 문제 제기를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 여러 방향에서 답변을 시도했다. 플루는 유신론 철학자들이 제시한 신 개념에 대한 해명을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여, 신이 존재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에서 앤터니 플루는 자신이 기독교의 신과 아직까지 직접적으로 접촉해 보지는 못했으며, 현재 자신의 입장이 ‘이신론’, 즉 세계의 창조자이자 모든 것의 원인으로서의 신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 그런 접촉의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저자의 입장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제시하는 논리와 증거를 잘 살펴보는 것은 독자에게 유익할 뿐만 아니라 지적인 즐거움까지 제공한다. 그가 제시하는 증거와 논리가 얼마나 정당한지를 따져보고 궁리하는 가운데 우리 스스로의 입장도 명료해지고, 이 중대한 문제와 관련된 쟁점을 좀 더 뚜렷이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플루는 바로 이런 과정이야말로 ‘철학의 진보’라고 단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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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앤터니 플루 (Antony Flew)

    1923년 런던에서 감리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플루는 옥스퍼드 학부생 시절에 매주 열렸던 C. S. 루이스의 소크라테스클럽 모임에 자주 참석했지만 도덕을 근거로 신의 존재를 논증한 루이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 책에서 유신론으로의 회심을 선언하여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플루는 이 책을 낸 지 3년 뒤인 2010년 4월 생을 마감했다.

    역자 : 홍종락

    서울대학교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사랑의집짓기운동연합회에서 4년간 일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으며, 번역하며 배운 내용을 자기 글로 풀어낼 궁리를 하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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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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