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문회 말고도 할 거 많다"
        2011년 08월 19일 11:3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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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최부터 난항을 겪어왔던 한진중공업 청문회가 18일 조남호 한진중공업 홀딩스 회장이 출석한 가운데 하루 종일 열렸지만 청문회 내용은 허망하기 그지 없었다. 조남호 회장은 수차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문제의 핵심인 정리해고는 철회할 생각은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드러났다.

    조 회장은 “최대한 빨리 경영정상화를 시켜 해고자들을 복직시키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으며, “지금은 회사에 남은 1,400명을 챙기는 것이 먼저”라고 반복했다. 심지어 한나라당 의원이 무급휴직 방식으로 정리해고를 철회하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고려해 본적이 없다며 거부했다. 기다리던 청문회가 끝났지만 변한 것은 없다.

    여야 의원들 "책임은 회사 쪽에"

    이에 정치권은 여야할 것 없이 일제히 조 회장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조 회장이 정리해고 직후 거액의 주식배당을 받은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문회에서 자신이 한진중공업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식의 발언은 여당 의원들로부터도 빈축을 샀다.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은 19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전날 청문회에 대해 “안타깝다”며 “여야의원들이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자정까지 청문회를 열었는데 실패해 허탈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사측이 이 사태에 더 책임이 있기에 노측의 주장에 대해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길 바랬는데 결국 대답을 얻는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 ‘전경윤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초점은 정리해고의 부당성 문제로, 어제 청문회는 여야를 떠나 모든 의원들이 자료를 통해 정리해고에 정당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 충분히 입증됐지만, 조 회장은 확답을 피하고 계속 검토하겠다는 식으로 재벌 총수로서 국민들께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여야의원들의 거듭되는 촉구에도 조 회장은 정리해고 철회 의사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5분도 안 지나서 들통 날 거짓말로 국회를 모독한 조 회장의 태도는 가소롭기조차 하고 정리해고를 하면서도 3년 동안 140억의 현금 배당을 받은 조 회장은 최소한의 윤리도 책임도 없는 악덕 기업가”라고 말했다.

    조 회장의 이 같은 태도로 인해 정치권에서는 2차 청문회, 국정조사 등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18일 청문회에서 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수단이 많다”며 “국정감사도 있고 국정조사도 있고, 세무조사 답변요구도 철저히 받아낼 것”이라고 압박했다.

    "청문회 말고도 다른 수단 많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어제 (한진중공업 문제가)국정조사로 가야 하는 이유들이 드러났다”며 “하나는 역외탈세 의혹에 대해 회사가 전혀 설득력 있는 답변을 하지 못했고 한진중공업의 지분을 늘리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무리한 일들도 있었다. 이 부분도 파헤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밝히기 위해서는 상임위 차원의 강제성 부족한 청문회보다는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한 국정조사를 위해 국세청, 금감원, 공정거래위원회, 경찰청 등 관련 부서에 대한 자료 검증과 함께 한진에 대한 탈세의혹, 비리, 범법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며 “이달 말까지 부당한 정리해고 94명에 대한 철회가 일어나지 않을 경우 여야가 합심해 국정조사 발동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어제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조남호 회장이 보여준 것은 경영상의 어려움이 아니라 대기업, 재벌 기업의 탐욕 경영과 무책임 그 자체”라며 “그동안 조 회장 측과 접촉하며 어떻게든 협상을 이끌고 타결하고자 노력했지만 진전이 없었는데, 조 회장은 어제가 결코 끝이 아닌 시작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필요하다면 한진중공업 2차 청문회는 물론 국정조사까지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이 기회에 정리해고에 대한 법적 요건을 확실히 마련하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에선 8월 말까지 노사가 합리적-평화적 해결에 나서주길 바라고 국회도 중재 할 수 있다면 노사와 함께 물밑으로 대화하겠다”며 “이것이 안 된다면 9월 정기국회 국정감사 때 한진중공업 사태를 가장 중심에 두고 하겠다는 말 까지 했기에 한진중공업은 이후 사태를 피해갈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은 “청문회는 18일로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2차 청문회, 국정조사 등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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