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적 ‘대중정당’ 뿌리 전략 있나?민주노총 우경화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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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8월 19일 12:5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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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 3] 진보적 ‘대중 정당’을 위한 ‘뿌리 전략’이 있습니까?

    독자파/통합파 모두가 우리가 진보적 대중정당을 지향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통합파와의 토론 과정에서는 진보적 대중정당 이야기가 몇 차례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저는 대중정당을 만들기 위한 처음이자 끝은 ‘대중 속에 뿌리 내리기’에 있다고 봅니다. 진보적 ‘대중정당’이라고 하는 말이 단순히 전위정당이 아니라는 말이거나, 혹은 대중들의 여론을 늘 신경 쓰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당이라는 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중에 뿌리내리기와 여론에 민감하기

    전위정당은 그렇다 치더라도 대중 속에 뿌리 내리는 정당과 대중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당이 뭐가 그렇게 다른가 싶겠지만 이 두 가지는 굉장히 많이 다릅니다. 여론에 민감하기 위해서라면 똑똑한 엘리트들끼리만 정당을 해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진보정당은 대중 속에 뿌리를 내리고 그곳으로부터 나오는 대중의 진짜 요구에 민감해져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통합파 중 일부가 ‘대중 정당’을 주장하는 것이 단순히 말을 그렇게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거대한 노선 전환의 징표 같아서 궁금한 마음이 큽니다. 대중 속에 뿌리박기보다는 대중들의 여론에 민감한 노선으로의 변신, 이에 따라 집권전략도 바뀌고 노선도 바뀌고 중요한 판단도 바뀌고 행동 패턴도 바뀌는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 이제 통합파에게 묻습니다. 여론조사로 드러나는 대중의 요구 말고 지역과 현장에 밀착한 운동으로부터 파악되는 대중의 진짜 요구에 접속하기 위한 통합파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정종권 진보신당 전 부대표께서는 토론회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제가 제안한 ‘민중의 집’ 계획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주셨습니다. 그래서 더욱 통합파의 계획이 뭔지 알고 싶습니다. 부속합의문2에 제 계획을 넣자는 제안은 부속합의문2에 대한 공청회 때 공식적으로 제안되었지만 결국 수용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통합안이 진보의 재구성을 담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가 있습니다. 만약 제가 통합안에 반대한다면 그건 아마도 이 점 때문일 것입니다.

    정종권 부대표는 진보정당의 지지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통합을 하게 되면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는 건지 묻고 싶습니다. 현장을 다시 세우고, 지역 중심으로 계급적 단결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 주장에 반대한다고 하셨으니 다른 계획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총선 성과로 무엇을 할 계획인가?

    또한 통합파는 총선‧대선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이 문제와 연결시켜서 질문을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총선 등을 통해 거둔 성과로 무엇을 하실 계획이십니까? 저는 대중운동을 성장시키고 대중을 정치적으로 주체로 나서게 할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게 아니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예를 들어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통합진보정당으로 총선에서 승리하면 곧바로 다른 야당과 함께 비정규법 개혁안을 발의하겠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민주당 이인영 최고위원은 야권통합을 강조하면서 2015년까지 비정규직을 30%로 줄이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는 진보정당에 보낸 공개 편지에서 전국 선거구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토대로 진보정당이 몇 석을 얻을 수 있는지를 구체적 수치로 보여줬습니다.

    이런 계획을 제가 요구하자 정종권 부대표께서는 그런 종류의 계획은 통합한 이후에 만들 수 있는 것이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물론 자세한 계획은 통합 이후에 새로운 진보정당 내에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통합이 우리에게 어떤 희망을 줄 것인지 그 구체적인 계획을 윤곽이라도 제시하는 것은 통합 주장의 설득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여쭤보겠습니다. 통합파는 총선·대선 승리를 통해 무너지고 있는 ‘지지 기반’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어떤 계획을 실천하려고 하는 것입니까. 예를 들어 부속합의문1에 나와 있는 것처럼 산별교섭 법제화 같은 걸 국회에서 통과시키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계획이 있는 것인지 말씀해주십시오.

    좋은 사상 외친다고 등대정당 되는 것 아니다

    독자파에게도 묻습니다.

    독자파는 지금 같은 시기에는 선명한 깃발을 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독자파 내부에서도 견해 차이가 있는 것 같긴 한 데 어떤 분들은 한동안은 ‘등대정당’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깃발을 든다는 것은 엄밀한 정세분석을 기초로 대중들의 이해를 정확히 표현하는 선명한 노선을 내건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런데 깃발을 드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깃발을 든다는 것은 우선 깃발을 들 힘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또 그 깃발이 매우 높이 달려 있어서 누구나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깃발을 흔드는 모양새가 패기 있고 자신감에 차 있어 그 깃발 옆으로 가보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할 것입니다.

    등대정당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좋은 사상을 외친다고 그것이 등대가 되진 않습니다. 등대를 보고 항로를 정할 정도가 되려면 그 등대가 어느 정도의 규모도 갖춰야 하고 멀리까지 빛을 보낼 수도 있어야 합니다. 결정적으로 사람들은 이론이나 주장을 ‘빛’ 으로 취급하지 않고, 현실에 나타난 구체적 성과를 ‘빛’으로 대우해줍니다.

    문제 해결을 다 해내라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방향을 현실의 성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정규직을 조직해야 한다." 가 아니라 "비정규직 조직화를 이렇게 했더니 잘 되더라", "지역 조직화를 저렇게 했더니 잘되더라."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러므로 깃발을 제대로 들기 위해서라도, 등대정당을 잘 하기 위해서라도 계획은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10년을 고생하자고 합니다. 녹색신좌파 문서에서는 총선 3% 득표를 얘기합니다. 그런데 10년이 그렇게 긴 기간이 아닙니다.

    독자파, 상황 종료 가정하고 움직여

    이러저러한 사정 때문에 구로에서 ‘민중의 집’ 이야기가 나오고 현재 상황 까지 오는 데 2년이 걸렸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당협 운영하느라고 빚도 많이 지고 생활도 엉망입니다. 집에는 건강보험 고지서,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 가스비 독촉 고지서 같은 것이 늘 쌓여 있습니다. 한 달에 경조사가 2개를 넘기면 돈이 없어서 못 갑니다.

       
      ▲마포 민중의 집 ‘수요 밥상’ 모임. 

    당원협의회 하나 하는 게 이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진보신당 3년 동안 상근자 있는 당원협의회가 30개가 안 되는 겁니다. 하물며 ‘민중의 집’ 같은 지역 거점 하나 만드는 건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닙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지난 3년보다 훨씬 더 잘 한다고 하더라도 그 사이에 전국적으로 민중의 집 20개 정도나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장석준 동지는 저의 민중의 집 1,000개 건설 계획이 현재 협상 국면에서 실현 가능성 0%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총선 대응에 최적화되어 있는 협상이기 때문에 그런 논의는 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당연합니다. 독자파가 아무런 힘도 실어주지 않았는데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전 오히려 그런 국면이기 때문에 제 계획이 수월하게 동의될 수도 있다고 봤었습니다. 하지만 독자파는 이미 상황이 종료됐다고 가정하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협상 국면에서 진보의 재구성을 도모해보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의 협상 국면 같은 상황에서 민중의 집 계획을 관철시키기 위해 들일 힘보다 앞으로 10년을 버틸 힘이 훨씬 더 많이 들 것이라는 점입니다. 총선 3% 정당 득표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체 형성 어떻게 할 것인가?

    독자파는 녹색 등 ‘새로운’ 가치를 당 노선의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하십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역시 녹색의 가치를 가지고, 생각하고 움직이고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실천하는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대규모로 만들어낼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사람들이 보통 ‘주체 형성’이라고 부르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주체 형성은 지역에서 민중의 집 같은 거점과 새로운 운동을 중심으로 노동조합과 정당과 시민운동 진영이 집중하고, 이들의 지식과 경험과 실천이 용광로처럼 섞이는 가운데 가능할 것입니다. 제가 두레생협 식품안전교육 강사단을 교육하는 강사 역할을 몇년 째 하고 있는 데 여기 계시는 평범한 주부들이 요즘은 ‘초국적 자본’에 대한 불타는 반감을 갖고 계십니다. 이런 게 주체 형성인데, 이를 진보정당이 주도해야 합니다. 급진적 민중들은 이런 가운데 탄생할 것입니다.

    민중의 집 같은 운동이 유럽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노동자와 시민들을 교육하면서 민주주의를 학습하고 훈련하는 공간으로서 기능해왔는지를 독자파 동지들은 누구보다 잘 알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독자파들의 계획은 “열심히 하자” 정도라서 구체적으로 언제가 되면 우리가 얼마만큼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겠습니다.

    독자파는 녹색신좌파당 문서에서 다수자 연합을 이야기하면서 처음에는 불안정노동자와 각성한 노동자-시민, 그 중에서도 정치적 잠재력이 큰 청년 노동자/예비 노동자나 기존 노조 내 선진층, 생협의 활동적 조합원 등으로부터 출발해 동심원적으로 지지 기반을 확대해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방향에 대해서는 당연히 동의합니다. 반복적으로 말씀드리지만 저는 민중의 집 1,000개 계획을 제출하면서 한 곳당 3,000명씩의 대중을 우리 편으로 만들자고 제안했었습니다. 기초지자체별로 5군데씩 15,000명이면 국회의원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숫자를 다 합하면 기초지자체가 전국에 210여 군데니까 총 300만 명 조금 넘는 숫자입니다. 대통령이 1,000만 표 넘어야 당선된다고 했을 때 이 정도면 30% 정도 쯤 됩니다.

    진보정당 지지자 30% 확보 프로젝트 가동해야

    한나라당 박근혜 전대표, 혹은 한나라당 자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들을 지지하는 ‘요지부동의 30%’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대중 동원력을 가진 집단/세력/개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교회나 절이 그렇습니다. 무한도전이나 1박 2일이 그렇고, 김연아나 박지성 같은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우리도 진보정당 지지자 30% 확보 프로젝트 같은 걸 가동해야 한다고 봅니다. 최소한 이런 계획은 있는 것이 독자파의 정신을 실현시키는 방법일 것입니다.

    이런 계획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라면 현재 진보신당의 당협이 몇 개이고, 앞으로 몇 개를 만들 생각이며, 당원은 어떻게 늘릴 것인지 당비는 어느 정도 조달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계획이 나와야 합니다. 지역에 집중하려면 무엇보다도 이런 구체적인 ‘견적’이 나와야 합니다.

    이게 되어야 그 다음에 노동정치나 지역정치의 혁신도 가능하고 전국적 노동교육/시민교육도 가능하며, 녹색 주체 형성 같은 것도 가능합니다. 특히 노동자운동이 녹색운동과 여성운동 그 자체가 되려면 이런 노력이 더욱 필요합니다.

    또한 이런 의미에서, 독자파는 진보정당 통합이 되면 민주노총을 비롯해서 새로운 당원들이 대폭 합류할 것이라는 통합파의 전망을 별로 인정하지 않고 통합정당에서 정파 갈등이 재연될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사람들 숫자가 많아지는 것이 100%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정파로부터 자유로운 당원들의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면 독자파는 진보의 재구성의 한 방책으로 통합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왜 이런 식으로는 움직이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다시 질문드립니다. 지역과 현장에 밀착한 운동으로부터 파악되는 대중의 진짜 요구에 접속하기 위한 독자파의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입니까.

    [질문 4] 이른바 민주노총의 ‘우경화’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민주노총의 ‘우경화’에 대해서 독자파와 통합파는 모두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거론한 ‘뿌리 전략’은 민주노총의 우경화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하는 문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저는 민주노총이 불안정 노동자들과 그들의 운동을 중심으로 재편되지 않는다면 민주노총의 우경화는 계속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민주노총 운동의 재편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통합파 가운데 토론회에 참석해 주셨던 몇 분이 이런 주장을 하셨습니다. 진보정당이 원내교섭 단체도 구성 못하니까 자꾸 민주당 같은 보수야당을 바라보게 되고 이것이 민주노총의 우경화를 촉진한다는 것입니다. 진보정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고 원내교섭 단체를 구성하게 되면 민주노총이 다른 정당 쳐다보지 않을 수 있고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그 만큼 전진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국회의원 의석이 적어서 우경화된다고?

    그런데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일단 원내교섭 단체 정도면 민주노총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인가 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민주노총에게 유리한 법안을 발의하고 끝낼 게 아니라 통과시키려면 원내 20석 가지고는 부족합니다. 과반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국회에서 민주노총에게 유리한 법 통과 기반을 만드는 것이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의미라면 그 길은 앞으로 한 10년은 넘게 더 기다려야 하는 문제라는 말입니다. 또 민주노총의 활동이 그런 식의 대국회 활동에 맞춰지게 되면 앞으로 오랫동안 민주당 등 자유주의 정당에 대한 의존은 계속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어차피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면 이들과의 협조가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히려 민주노총이 자신의 투쟁 과제를 ‘법 개혁’ 문제로만 생각하고, 정당들과 ‘협조’ 혹은 ‘로비’하는 식으로 마치 이익단체처럼 행동하는 것이 민주노총의 우경화를 촉진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현장을 살리는 것이고, 노동자들을 단결시키는 일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원내 교섭 단체를 통해 민주노총 우경화를 막겠다는 주장은 여전히 저로서는 잘 이해가 안 갑니다.

    또 한 가지, 통합파는 진보정당이 통합되면 민주노총에서 몇만 명의 당원이 신규 입당하고 그렇게 되면 정파싸움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앞에서 왜 이런 통합파의 주장을 독자파는 믿지 못하느냐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민주노총은 1만 추진위원을 모집한다는 계획조차 달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요구가 높다면서 그 정도도 못 모으는 것은 대단히 아이러니입니다. 여론조사 결과가 잘 나왔다는 것과 현장의 요구가 높다는 건 분명히 다른 문제입니다. 현장에서는 추진위원 모집이 어차피 또 돈 내라는 것 아니냐 하는 분위기도 많습니다.

    통합파는 독자파에게 왜 대중의 요구를 모른 체 하느냐고 말만 하지 말고, 통합진보정당이 만들어지기만 하면 참여하겠다고 대기표 뽑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고 말만 하지 말고 대체 이게 몇 명인지 정확히 말해주십시오. 이런 움직임이 있다는 것을 현실로 보여주십시오. 아직까지도 그런 현실적 움직임의 실체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통합파의 주장이 신뢰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독자파, 각성한 노동자들과 어떻게 만날 건가?

    민주노총의 우경화와 관련해서 독자파에게도 할 말이 있습니다. 독자파는 민주노총과 결별하자는 것이냐는 토론회에서의 질문에 그런 의미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진보정당이 민주노총의 각성한 노동자들과 미조직 불안정 노동자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진보정당운동은 기존의 진보정당-민주노총 관계를 뛰어넘어 비판할 것은 비판하면서 노동운동 혁신의 동반자이자 협력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역시 원론적으로 맞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독자파는 민주노총의 각성한 노동자들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만날 계획입니까.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이 지역노동정치 혁신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제 주장이 현재 국면에서 실현 가능성 0%라고 했으면 실현 가능한 다른 구상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통합 부결 후 더욱 악화될 민주노총과의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다시 회복시킬 것인지 계획은 무엇입니까.

       
      ▲필자.

    비판할 것은 비판하면서 노동운동 혁신의 동반자가 되자고 했는데 비판의 방식은 대체 무엇입니까. 밖에서 ‘말로 하는 압력’은 압력이 되지 않는다는 건 잘 아실 테고, 의미 있는 세력으로 존재하면서 압력을 넣어야 그게 압력이 되는 겁니다. 그보다 중요한 건 민주노총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구체적 계획과 그 계획을 관철시킬 힘일 테고요.

    그런 의미에서 민주노총 내부에서 새로운 운동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세력들은 얼마나 되는지, 이들이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엄밀한 타진, 우리 실력에 대한 냉철한 계산, 이런 것들을 독자파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민주노동당과의 협상 시한이 며칠 안 남은 상황에서 독자파/통합파의 유력 활동가들이 모두 바쁘셔서 대답을 할 시간이 없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각자의 생각이 뭐가 다르고 뭐가 같은지 알아야 당원과 대의원들도 판단을 수월하게 할 것이고, 지금 논쟁의 과정이 생산적일 것 같습니다.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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