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여당 합류, 진보양당 합의 전제돼야"
        2011년 08월 17일 05: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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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당 통합 협상이 국민참여당의 ‘참여’ 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이 17일 오전 산별대표자회의를 열고 “미합의 핵심 쟁점인 국민참여당과 관련된 논의는 진보양당의 합의를 전제로 해야 함을 확인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양당 합의 전제, 해석 엇갈려

    민주노총 산별대표자들은 지난 6월 13일 긴급회의를 열고 “국민참여당 참여 논란은 부적절하다”며 “지엽적이고 소모적인 논란이 야기된 데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진보정당과 민주노총 안팎에서는 지난 6월에 밝힌 입장이 참여당 합류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이었는데, 이번 발표는 ‘진보양당 합의 전제’로 논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입장이 후퇴한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민주노동당의 참여당을 향한 행보에 제동을 거는 의미라는 해석이 공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진보신당의 핵심 당직자는 "6월 13일 결정 당시에는 참여당은 안된다고 했는데 지금은 양당이 합의하라는 것”이라며 “민주노총은 양당이 만약 국민참여당 합류를 합의하면 민주노총이 국민참여당을 수용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이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민주노총이 그동안 양 당이 반드시 통합해야 한다고 진보신당을 압박했는데, 그렇다면 참여당 문제도 민주노총이 독자적으로 판단해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이라며 “양 당이 합의하라는 것은 명백히 입장이 후퇴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으며, 민주노총의 이 같은 태도가 진보정당도 아닌 국민참여당에 대해 민주노동당이 기회주의적 입장을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후퇴가 아니라 민주노동당의 최근 행보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산별대표자 회의에 참석한 한 대표자는 “참여당과 관련해 논란이 많은 상태에서 민주노동당이 고집을 부리지 말고 진보대통합이 잘 이루어지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라는 의미가 짙다”며 “참여당의 합류가 부적절하다는 것은 이날 회의에서도 다수의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진보 "아쉽다", 민노 "애매하다"

    다만 이 같은 입장이 분명하게 표현되지 않은 것에 대해 그는 “지금 양 당의 입장이 첨예한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어느 한 쪽의 편을 드는 모양새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지금은 진보대통합에 매진해야 한다는 것은 다수 산별대표자들의 의견이었으나, 이에 반대하는 민주노총 일부 진영의 의견도 있고, 민주노동당에게 ‘포기하라’고 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자는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 문제에 대해)이런 방식으로 하면 민주노총에게도 좋지 않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민주노총 산별대표자 회의가 낼 수 있는 나름의 가장 강력한 문구로 정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탁 진보신당 사무총장도 “진보신당의 입장에서는 참여당 문제에 대해서 민주노총이 명확하게 ‘통합의 대상이 아니’라고 해주기를 기대했기 때문에 (이번 결정에)아쉬움은 있다”며 “민주노총 내부 사정 때문에 그렇게 정리됐다고 보이는데, 그래도 우선 양 당 간 합의가 우선이라는 것을 확인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보신당과의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참여당과 통합하려는 시도는 적절치 못하다는 것들을 간접적으로나마 표현한 것”이라며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과 함께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이 문제를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정성희 최고위원은 산별대표자 회의 결정에 대해 “애매한 결정”이라며 “진보양당이 마지막 협상을 하고 있고, 참여당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고 있는데 너무 앞질러서 민주노총이 얘기하는 것 아닌가라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에게 통합에 적극 나설 것 호소

    그는 이어 “진보양당 간에 참여당 문제에 대해서 적절한 수준에서 논의 시점을 정하는 것이니 그걸 존중해서 함께 진보대통합당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고, (민주노총 산별대표자회의가 밝힌)‘합의’라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 해석도 다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무엇보다 산별 대표자들은 180만 조합원들의 요구나 의사를 잘 반영해야 한다”며 “또한 1,600만 노동자, 86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강한 진보대통합당 건설에 힘을 보태야 하며 노동 중심의 진보대통합당으로 중심과 방향, 원칙을 분명히 하되, 폭넓게 세력을 규합해 힘 있는 진보대통합당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창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은 “지금은 양 당이 합의를 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 민주노총의 입장에 속뜻이 무엇이든 여부와 상관없이 우선 협상단에서 의견이 모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고, 우리는 그 협상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산별대표자 회의에서는 이와 함께 “민주노총 조합원과 진보정당 당원은 진보정당 통합에 적극 나설 것을 간곡히 호소”하는 한편, “8월 20~21일 양일간 진행될 희망시국대회를 전 조직적으로 힘 있게 성사시킬 것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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