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대변인
    2011년 08월 06일 09:4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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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간으로 빚어졌다.”라는 인간에 대한 정의와 함께 이 책은 시작된다. 시간의 실로 엮인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말하는 시간, 즉 ‘시간의 목소리’가 된다. 시간과 유희하는 모든 이야기의 배후에서 타인을 위협으로, 경쟁자로, 적으로 간주하게 하는 현대사회에 대한 일관된 고발을 읽을 수 있다.

언제나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글을 써온 그는 다시 한 번, 말을 독점한 힘 있는 자들에 의해 침묵을 강요당해 온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대변자로서 작은 이야기들을 세상을 움직이는 강력한 무기로 변화시키고 있다. “자물쇠 구멍으로 우주를 드러내는” 작은 이야기들을 읽으며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의 진실을 엿볼 수 있다.
__역자 해설 중에서

   
  ▲책 표지.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비판적 지식인이자 탁월한 이야기꾼,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에세이. 총 333편의 글로 이루어진 『시간의 목소리』(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김현균 옮김, 후마니타스, 13000원)는 간결한 언어와 짧은 글들로 유쾌한 웃음과 삶에 대한 교훈 그리고 현대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고 있다.

책을 내고 난 뒤에도, 판은 물론 쇄를 거듭할 때마다 내용을 끊임없이 손보는 것으로 유명한(또는 악명이 높은) 갈레아노가 7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원래 6백 개 남짓 되었던 글을 333개로 추려 출간한 책이다. 글들은 하나같이 불필요한 언어의 옷을 벗겨 내는 과정을 거쳤기에, 아무렇게나 책장을 넘겨 펼쳐진 곳부터 읽을지라도 금세 빠져들 수 있을 만큼 재밌고 독립적이다.

그의 전작을 접한 독자들은, 갈레아노가 라틴아메리카 수탈의 역사를 그려내거나 현대사회의 다양한 병폐를 날카롭게 비판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 책은 그런 익숙함에 더해 새로운 갈레아노를 보여 준다. 그것은 세상사와 인간사를 깊은 통찰로 응시할 줄 아는 작가로서의 면모이다.

그는 사랑을 이야기하고, 인생을 이야기한다. 유년 시절, 우정, 존엄성, 사랑, 고통 같은 존재론적 테마를 위한 공간도 존재하며, 새나 나무, 물, 아메리카의 신화 등도 이 책의 한 자리를 차지한다. 333편의 ‘시간의 목소리’로 세상과 인생을 직조한다.

                                                  * * *

저자 :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Eduardo Galeano)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비판적 지식인이자 탁월한 이야기꾼.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태어났으며, 열네 살에 사회주의 성향의 주간지 <엘 솔>에 캐리커처를 그리면서 저널리즘의 길로 들어섰다. 그 후 주간지 <마르차>의 편집장(1961~64)과 좌파 일간지 <에포카>의 주간(1964~66)을 역임하면서 저널리스트로 두각을 보였다.

1973년 군사독재가 시작되면서 아르헨티나로 망명해 <크리시스>를 창간했고, 1976년 호르헤 비델라의 군사 쿠데타로 아르헨티나에서 이른바 ‘추악한 전쟁’이 시작되자 다시 스페인으로 망명했다. 1985년 우루과이의 군사독재가 막을 내린 뒤에는 몬테비데오에 거주하며 저술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역자 : 김현균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하고 마드리드 국립대학에서 멕시코 시인 호세 에밀리오 파체코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공 분야는 라틴아메리카 현대문학이며, 2011년 현재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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