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통합, 노동운동 혁신과 함께해야 지역노동정치 혁신, 민주노총 나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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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8월 01일 02: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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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집 건설을 통해 패권주의를 제압하자’는 글을 쓰고 많은 지적을 받았습니다.

첫 번째 새진보정당 건설 과정에서 민주노총이 약속한 1년 100억으로 민중의 집 200개씩 건설하게 되면 그건 당에게는 좋지만 민주노총에게 좋은 건 아니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두 번째 민주노총은 떡 줄 생각이 없는데 혼자 너무 앞서 나간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민주노총이 진짜 10만 당원, 100억 정치후원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것입니다. 또 만약 민주노총이 약속을 지킨다고 해도 그건 지나치게 민주노총에 의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진보의 재구성’은 살아나야 합니다

대답하기 전에 한두 가지 전제를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우선 제가 5년 동안 민중의 집 등 지역노동정치 혁신거점 1,000개 건설을 제안한 것은 지금까지 꽤 오랫동안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진보의 재구성’과 관련된 과제가 얘기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누차 거론했던 것처럼 ‘종북’ ‘패권’의 문제로 논쟁이 국한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진보의 재구성이라는 문제의식을 살리고 싶습니다. 또한 이런 과정을 통해서 그 동안 대립만 해왔던 진보신당 내 통합파/독자파가 서로 더 이상 갈등하지 말고, 진취적인 계획을 가지고 생산적인 논의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 글은 진보신당 내 ‘녹색신좌파당’을 주장하시는 독자파 동지들에게 드리는 글이기도 합니다. 녹색신좌파 분들은 기존 노동운동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관통하는 공통의 계급의식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하면서 ‘민주노총 의존 정당’을 뛰어넘어 ‘불안정 노동자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십니다.

또한 ‘개별기업 단위를 넘어 "노동시간 단축-일자리 공유-기본소득 보장"을 요구’하자고도 하셨습니다. 내년 총선 직후 당의 각 지역조직들은 비정규센터, 민중의 집 등 해당 지역에 맞는 형태의 지역 진지 건설에 착수하자고 제안하기도 하셨습니다. 이 글은 이 주장들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답입니다.

또 하나는 국민참여당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민주노동당 일부가 국민참여당의 새 진보정당 합류를 고집한다면 아마도 통합은 좌초될 것입니다. 이 문제까지 현명하게 극복할 구상 같은 건 저는 잘 못하겠습니다. 이 점에 관한 한 제 입장도 매우 완고한 편입니다.

장석준 동지나 황광우 선배님이 공산당 선언 해설서(『레즈-새롭게 읽는 공산당 선언』)를 쓰시고 사회주의적 가치에 자부심을 갖고 계신 것처럼, 대중용 자본론 해설서(『Hi, 마르크스 Bye, 자본주의』)를 쓰고 또 몇 년간 노동자대안사회학습원에서 자본주의 역사 강의를 하면서 제 입으로 반복해왔던 소중한 가치들이 있습니다.

민주당이나 국민참여당을 믿을 수 없는 건 그들의 인간성이나 현재 드러나고 있는 ‘진정성 있어 보이는 태도’를 일부러 못 믿는 체 해서가 아닙니다. 그 보다는 한국자본주의의 취약함이 자유주의자들을 늘 동요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자본주의가 취약하다는 것은 한국경제가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세계경제 위기에 긴밀하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고 또 비정규직 노동자 양산이나 4대강 사업 같은 인간 혹은 자연에 대한 약탈적 방식을 쓰지 않고는 경제성장을 지속하기가 힘들다는 뜻입니다.

자유주의자들은 자본주의를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겁니다. 자본의 이윤추구를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그걸 뛰어넘어 노동자의 권리를 옹호할 것이냐 하는 것 말입니다.

이런 상황은 계속 될 겁니다. 이럴 때마다 민주당이나 국민참여당은 동요할 것입니다. 현실 정치 상황을 고려하여 진보적 가치를 내세울지 그 반대편으로 움직이는 게 나을지를 끊임없이 판단할 것입니다. 기회주의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통합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따라서 만약 국민참여당이 새진보정당 흐름에 끼어든다면 그리고 그 속에서 민주노총이 애매한 태도를 취한다면 제 구상은 전혀 현실화될 수 없습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시면서 글을 읽어주십시오.

노동운동의 혁신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첫 번째 새진보정당 건설 과정에서 민주노총이 약속한 1년 100억원으로 5년 내 민중의 집 1,000개씩 건설하게 되면 그건 당에게는 좋지만 민주노총에게 좋은 건 아니지 않느냐는 문제 제기를 어느 분이 해주셨습니다.

진보정당의 분열이 노동운동이 위기에 빠진 근본적 원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진보정당이 통합만 되면 노동운동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에 동의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통합 논의 과정에서 노동운동 혁신의 새로운 계획이 논의된다면 한 번쯤 기대를 걸어보는 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사실 제가 제안한 계획이 민주노총에게 얼마나 좋은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87년 이후 기업별 노조 체제가 굳어지고 노동조합이 경제투쟁에 집중하는 양상을 극복하는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기는 합니다. 만약 제 생각이 틀렸다면 문제의식만 이해해주시고 보다 말이 되는 방안을 누군가 제출해주시면 정말 좋겠습니다.

기업별 노조와 경제투쟁이 한 동안 큰 역할을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한계가 계속 지적되고 있습니다. 제 얘기가 아니라 많은 분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이 두 가지를 극복하지 않으면 이제 노동자들은 투쟁을 통해 단결하는 것이 아니라 더 분열합니다.

대공장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면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실제로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정규직의 투쟁 성과가 비정규직으로까지 확산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별 체제에 경제투쟁이 낳은 예상 못한 상황입니다. 이걸 극복 못하니까 이 문제를 오히려 보수언론이 이용합니다.

병원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가면 동네 주민이자 비정규직 노동자인 사람들이 욕을 합니다. 지하철이 파업을 하면 출퇴근이 불편해지는 노동자들이 투덜댑니다. 기업별 체제와 경제투쟁으로는 노동자 파업이 더 이상 노동자이면서 국민인 다수 대중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노동자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계급적 단결입니다. 하나로 뭉쳐야 뭘 해도 합니다. 그런데 이게 늘 일어나는 아주 쉽고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단결을 이루기 위해서는 민주노조운동 전체가 달라붙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제출된 많은 대안들 중 유력한 것이 바로 지역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지역에 집중한다는 것은 경제투쟁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역에 집중한다는 것은 기업별 노조와 경제투쟁이라는 지금 운동의 한계를 넘어보자는 고민의 산물입니다. 지역에 집중한다는 것은 파업을 욕하는 주민이자 노동자인 사람이 파업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며, 파업으로 출퇴근에 불편을 겪는 노동자이자 국민인 대중이 노동자 투쟁을 옹호할 수 있게 만든다는 뜻입니다.

노동운동이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과정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얘기는 진보정당이 통합되면 민주노총의 어떤 산별노조에서 1만 명을 집단 입당시켜서 자기 노조 출신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만들려고 한다는 등의 이야기입니다. 잘못된 건 아니지만 발전적인 구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새 진보정당이 만들어지면 사업장마다 ‘현장 분회’를 복구하고 노동자 정치 교육에 집중할 수 있다는 구상도 들었습니다. 좋은 얘기입니다. 기존 현장이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은 환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현장 분회는 예전에도 시도했고 딱히 성과가 있었던 방식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달라지고 사람이 달리지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보다 요즘 민주노총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지역으로의 진출 사례들이 저는 더 눈에 띕니다. 그리고 새진보정당 건설을 통해 이런 노력이 극대화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청소노동자들이 홍대, 고려대 등의 투쟁을 거치면서 서울지역 전체 대학청소노동자들의 집단적 투쟁과 교섭을 향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 사업장을 넘어서 서울 ‘지역’ 전체를 고민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시도는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구로․가산디지털 단지에서는 민주노총 전략조직화 사업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업장을 뛰어 넘어 지역공단 중심으로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사업입니다. 이런 사업은 보다 더 많아져야 하고 문제의식은 더욱 커져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평가하는 것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지만, 대학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이 더 의미가 있으려면 서울지역 청소노동자들 전체의 권리보장을 위해 나아가야 합니다. 대학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을 보면서 드는 고민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다른 민간 건물에서 일하시는 청소노동자들은 어떻게 하지?’ 하는 겁니다. 또 다른 하나는 ‘어차피 다 청소라는 똑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조직하는 건데 이게 과연 정말 기존 한계를 제대로 극복하는 건가?’ 하는 것입니다. 아마 이 투쟁을 담당하시는 공공노조 서울경인지부 활동가들도 이런 고민을 하고 계실 겁니다.

디지털단지 전략 조직화 사업도 주목은 되지만 공단 노조가 그 동안 아예 없었던 게 아니라는 점, 아직 현장에 제대로 파고들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이렇게 된 데는 구로에서 함께 이 일을 하고 있는 저도 일정한 책임이 있습니다.

동네를 다니다 보면 길 옆에 늘어서 있는 건물의 대부분에는 청소 노동자가 한두 분씩은 다 있습니다. 이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입니다. 출근하느라고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다가 가끔 청소 노동자분을 만납니다. 그런데 아파트 주민자치회장 출마자의 공약이 ‘인력 구조조정으로 관리비 인하’입니다. 고민입니다.

관리소장이 시켰다면서 해고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최저임금이 100% 적용되고 또 인상까지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서명을 집집마다 돌며 받는다는 경비아저씨들의 이야기에는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추석 연휴 동안 5일 연속으로 학교 밖을 한 번도 못 나갔지만 돈 한 푼 더 쳐주지 않았다는 어느 중학교 야간 경비원 노동자 앞에서 할 말이 없습니다. 다 제가 일하는 지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민주노총은 이 노동자들에 대해 대책을 내놔야 합니다. 같은 진보운동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민주노총에게 이 정도 얘기는 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 사람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는 이 문제를 돌파할 수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하겠습니다. 민주노총이 호응해준다면 그래서 87년 이후 민주노조 운동의 성과로 쌓인 그 많은 사람들과 역량들과 자산들을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이 현실화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죽어라 일해야 겨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노동자들과 함께 이들이 일상적으로 만나고 함께 놀고 이야기하면서 공통의 요구를 뽑아낼 수 있는 공간과 그러한 운동이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 공통의 요구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당운동하는 사람으로서 그건 아마도 진보정당이 평소에 제기하는 의제와 많은 부분 연결이 될 수 있겠다는 것을 감으로만 갖고 있습니다.

건강이나 교육 문제 같은 게 그런 예일 것입니다. 진보신당 녹색신좌파 동지들이 얘기하는 기본소득 같은 게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비정규중소영세노동자들이 ‘워킹푸어’이기도 하니까 이 분들에 대한 복지 의제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의제를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투쟁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건 모두 그냥 하나의 구상일 뿐입니다. 무엇을 중심으로 단결할 것인지, 그건 우리가 정하는 게 아니라 노동자들의 만남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입니다.

물론 노동운동이 기존 현장조차 무너진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노동운동의 당사자가 아닌 사람으로서 잘 알지도 못하는 문제를 함부로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제안을 할 처지도 아닙니다. 사실 기존 현장을 복구하는 건 지금 노동운동 하시는 동지들을 믿는 것 말고는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제 구상의 의미에 대해서 민주노총 동지들이 함께 고민해주시길 간절히 요청 드립니다.

위기가 곧 기회입니다

두 번째 민주노총은 떡 줄 생각이 없는데 혼자 너무 앞서 나간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민주노총이 진짜 10만 당원, 100억 정치후원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비판을 누군가 해주셨습니다. 또 민주노총이 약속을 지킨다고 해도 그건 지나치게 민주노총에 의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지금 같은 때가 기회입니다. 위기의 시대는 커다란 재편이 나타나는 법입니다. 이때 새로운 운동을 등장시키느냐 못 시키느냐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어떤 때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 일, 내내 논의만 무성했던 일이 한 번에 실현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는 지금이 민주노총에게 이해를 구하고 함께 이 과제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더 없이 적절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10만 당원, 100억 정치후원금 문제가 비현실적이라는 건 민주노총을 모독하는 말입니다. 새 진보정당 건설이 노동자와 현장의 절절한 요구라는 점은 민주노총이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한 사실입니다. 또한 그 요구에 걸맞게 새진보정당 건설에 민주노총이 조직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결합할 것이라는 점을 의심할 이유가 없습니다.

제 구상이 민주노총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진보신당은 창당 때부터 민주노총과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선언했었습니다. 진보신당 녹색신좌파분들은 민주노총과의 단절까지도 각오한 구상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민주노총과 긴장 관계를 유지하자는 것이 민주노총과 사이 나쁘게 지내자는 말이 아닙니다. 아예 민주노총하고 작별하고 처음부터 새롭게 원칙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하나하나 조직해 나가자는 말도 아닙니다. 그렇게 하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건 희망적일 수는 있지만 현실성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민주노총과의 단절이 민주노총의 활동가, 민주노총 조합원, 민주노총의 자산, 능력, 헌신성, 열정과의 단절을 얘기하는 것이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민주노총과 긴장관계를 유지하자는 것은 혹은 ‘민주노총과의 단절’이라는 표현을 수용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민주노총 자신도 극복하려고 노력했으나 아직 그렇게 하지 못한 ‘기업별 노조 운동’과 단절하자는 뜻입니다. 기업별 노조 체계에 의존하지 말자는 이야기이고, 기업별 노조 체계를 강화하는 식으로 운동하지 말자는 이야기이고, 이를 뛰어넘는 전략을 내오자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민주노총 운동은 새롭게 전환되고 혁신되어야 하는 것이지 민주노총 자체와 결별을 선언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 구상은 민주노총에게 의존하는 것이면서 민주노총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기도 합니다.

민주노총이 적극적으로 나서주십시오

끝으로 민주노총 동지들에게 말씀을 좀 드리겠습니다.

민주노총은 지금까지 통합정당에 대한 현장의 요구가 얼마나 큰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습니다. 또 ‘진보의 합창’을 통해 외부에서 진보정당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그리고 10만 당원, 100억 세액공제 주장으로 통합 논의에 힘을 실어왔습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자기 위상에 걸맞게 더 많은 역할을 해주셔야 합니다.

민주노총 현장의 요구가 정말 크다면 그 현장을 대표하는 사업장의 노조 위원장/지부장/지회장들이 지역의 진보정당 위원장/당원들을 만나서 ‘통합 이후의 지역의 전망과 계획’에 대해 함께 논의하자고 해야 합니다.

이런 일들이 전국적으로 민주노총의 사업으로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저는 진보신당 구로위원장이지만 저희 지역의 민주노총 사업장 동지들이 저를 찾아와서 이에 대해 얘기해보자고 한 적이 없습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인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진보의 합창과 같은 방식으로 외부에서 ‘선언’하고 압력을 넣는 것이 아니라 진보신당이 주장해 온 ‘진보의 재구성’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방식, 진보신당 내 독자파를 이해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됐으면 더욱 좋았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의 구상을 진보신당이 아니라 민주노총에서 새진보정당 협상 테이블에 먼저 적극적으로 제안해주시면 정말 좋겠습니다.

민주노총 내부 의사 결정 구조를 봤을 때 그 정도 결정을 지금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민주노총 위원장께서 이미 10만 당원, 1년 100억 세액공제를 선언하셨기 때문에 추가 부담이 되는 결정을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미 부담하기로 한 돈을 ‘지역노동정치 혁신기금’으로 사용하자고 결정하는 것은 민주노총이 모아 온 돈을 진보정당 내부를 위해서 쓰자고 하는 것 보다 훨씬 노동자 운동을 위해서 더 좋은 일입니다.

   
  ▲필자

실제로 민주노총 내부에서 추가로 결정해주실 일은 지역노동정치 혁신위원회에 참여하고, 지역 중소영세비정규직 조직화에 새 진보정당과 함께 하겠다고 결의해주시는 것입니다.

현재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논의는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국민참여당 변수, 패권주의 극복 방안이 ‘지분 다툼’ 위주로 흘러갈 수도 있는 상황 등 때문에 새진보정당 건설이 과연 얼마나 힘 있게 진행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새 진보정당 건설 논의가 노동자들에게 힘을 주고 있는 건지, 새 진보정당이 출현하면 노동현장의 분위기도 살아나고, 노동자 운동은 크게 혁신,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노동자들 사이에서 확고한 믿음으로 존재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되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게 되지 않고 있다면 새 진보정당 건설 논의에 어떤 형식으로라도 개입하고 참여하고 있는 분들 모두가 다시 한 번 깊이 고민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저부터 깊이 반성하고 다시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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