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의 시간 여행
    2011년 07월 31일 01: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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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갈팡질팡하더라도 갈 만큼은 간다』(이상경 지음, 양철북, 12000원)은 1970~80년대를 치열하게 살았고, 이제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우리 시대 아버지가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쓴, 소설적 성격이 강한 자전적 에세이다.

작가가 들려주는 스물여덟 가지 에피소드에는 그때 그 시절을 환기하는 따뜻한 이웃들과 친구들의 이야기, 자신의 성장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따뜻하고 유쾌함에 배꼽 잡으며 웃기도 하고, 어이없는 웃음을 짓기도 하고, 함께 슬퍼하며 아파하기도 한다.

넙데데한 얼굴에 바른 새빨간 구찌베니가 인상적이었던 이웃집 형섭이 엄마, 일 원에 네 권 볼 수 있던 만화책을 더 보려고 친구들과 짜고 속였던 만화방 아저씨, 하얀 블라우스에 멜빵 달린 진남색 주름치마가 예뻤던 첫사랑 경옥이, 라면 한 봉지씩 손에 흔들며 희섭이가 앞장서 부는 트럼펫 소리에 맞춰 희섭이네 골방 아지트로 몰려다녔던 우리들, 유신 철폐를 외치다 가게 된 징역살이에서 만난 수많은 인연들…….

이 모든 사람들과 맺은 관계와 기억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 시간들이었음을 작가와의 시간 여행을 마치고 나서야 알게 된다.

이렇게 젊은 날을 되돌아보며 자신이 꿈꾸었던 세상에 대한 가치들을 꺼내 놓는 작가의 옛날이야기는 그 시절을 함께 겪어냈던 지금의 동년배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준다. 그 시절의 따뜻했던 이야기들, 친구들 간의 우정,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같은 그 당시의 가치들이 앞으로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거라는 작가의 고백은 그래서 더 유의미해 보인다.

                                                  * * *

저자 : 이상경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부산대학교 철학과를 다녔다. 20대가 걸쳐진 1978년부터 1988년까지, 독재자들과의 악연이 사뭇 질겨서 감옥에 들락거리는 것으로 그 시절을 다 보냈다. 그 뒤로는 줄곧 출판 일을 업으로 삼아 밥을 벌었다.

지천명의 나이를 훌쩍 넘긴 어느 날, 남의 원고를 마름질하며 시시콜콜한 시비를 가리는 일에 허둥대며 사는 일이 문득 덧없게 느껴져 스스로의 글을 쓰리라 작정하고 ‘무모하게도’ 탈서울부터 감행했다. 지금은 지리산 능선이 바라다 보이는 산자락에 엎드려 가난을 벗 삼아 글 쓰는 일에 매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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