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로의 기적' 주인공 커밍아웃 스토리
        2011년 07월 31일 12: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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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제빵사를 꿈꾼 도넛 회사 직원에서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동성애자인권단체 대표로. 『브라보 게이 라이프』는 화제의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 주인공 정욜이 전하는 동성애자의 삶과 사랑에 대한 책이다. 또한 온전히 ‘나’로 살기 위해 살점 깊은 곳까지 도려내는 아픔으로 눌러 쓴 한 동성애자의 감동 커밍아웃 스토리이다.

    <종로의 기적> 주인공 커밍아웃 스토리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와 동성애자는 아직 불편한 단어다. 동성애 코드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가끔 성공을 거두지만, 여전히 동성애나 동성애자는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사람들은 ‘쿨’한 척 하다가도 동성애 문제와 직면하면 “동성애자 차별에는 반대하지만, 동성애는 문제다”라거나 “성적인 행동만 없다면 동성애를 인정할 수 있다”는 식의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를 둘러싼 논란은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 혐오가 얼마나 강력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부 보수·기독교 단체들은 일간지에 ‘<인생은 아름다워> 보고 게이 된 내 아들, 에이즈로 죽으면 SBS가 책임져라!’라는 비난 광고를 싣기도 했다.

    이 책은 동성애자 정욜의 개인적 이야기다. 하지만 책이 주는 메시지는 개인적인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정신병원에 반강제적으로 수용되고,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 세상과 맞서 싸워야 하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는 그가 이성애자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죄라는 굴레 속에 사는’ 가족을 바라봐야 하는 정욜, 그가 처한 현실을 개인적인 문제라고 치부하긴 어렵다.

    또 청소년 동성애자가 사회적 차별과 혐오 앞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군대에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성관계 하는 사진을 찍어 제출하라고 강요당하는 현실을 지켜봐야 했던 정욜의 경험을 온전히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라고 말할 순 없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안의 차별과 편견의 벽이 얼마나 높고 단단한지 깨닫게 된다. 『브라보 게이 라이프』는 ‘나’로 살기위한 몸부림이 곧 사회적 저항이 되었던 한 인간의 이야기다. 그래서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를 연출한 이해영 감독은 “모두가 안전한 수평으로만 걸으려 하고 있을 때, 이토록 명쾌한 수직의 궤적을 멈추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내 삶의 타협점을 다시금 돌아보고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말했다.

                                                      * * *

    저자 : 정욜

    게이, 전 도넛 회사 직원, 인권 활동가, 1978년생. HIV 감염인인 애인 석주, 강아지 담비와 함께 서울 성산동의 작은 월세방에 산다.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알게 되었고, 군 복무 시절 성 정체성이 드러나 정신병원에 반강제적으로 수용됐다.

    소수자와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동성애자인권연대 창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10년째 인권 활동을 하고 있다. 청소년 성소수자와 HIV/AIDS 감염인 인권 문제에 특히 관심이 많다. 현재 ‘인권재단 사람’에서 인권센터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먹고 살기 위해 빵 만드는 일을 배웠으나 제빵사가 되진 못했다. 대신 유명 도넛 회사에서 6년 동안 사무직으로 일했다. 최근엔 게이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에 출연했다. 그 탓에 예전 회사 동료까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알게 되었고, 한동안 문자 폭탄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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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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