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통합이 희망의 불씨인 이유
By
    2011년 07월 26일 04:54 오후

Print Friendly

이명박 정권 이전 두 번의 대선에서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이 당선된 건 이른바 ‘비판적 지지’ 혹은 ‘차악의 선택’ 때문이었다. 요컨대 이회창이 싫지만 권영길을 찍으면 사표가 된다는 심리가 대중적으로 발동하면서 그들은 권력을 잡을 수 있었다. 진보정당의 그 힘이 아직은 약해 보수정당의 대척에 설 수 없는 현실에서 민중들의 선택의 여지는 너무 좁았기 때문이다.

빌어먹을 논리

이른바 두 번의 민주정부 10년 동안 진보주의 세력은 그 힘을 키우지 못했고, 다시 보수정당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어리석음을 자초했다. 그 결과 불과 3년 반 만에 절차적 형식적으로나마 민주주의의 틀을 갖추던 한국은 무서운 썰물처럼 70, 80년대로 회귀하고 있다. 보수재벌 신문은 방송마저 삼키려 하고 있고, 공영방송 두 개는 이미 권력의 손에 넘어간 지 오래다.

인민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 이 광기의 나라에서 그나마 소수 인터넷 언론이 숨을 쉬고 있는 현실이 다행스러운 상황이다. 군사독재 시절 다락방에 숨어 삐라를 돌려보던 일이 지금은 그 형태만 달라져 재현되고 있다.

희망버스 현상의 본질이 비정규직 문제라는 것, 초등학교 무상급식의 본질이 보편적 복지라는 것, 살인적 대학등록금 문제의 본질이 고등교육 재정에 관한 것이라는 실체적 진실이 이들 ‘인터넷 삐라’들을 통해서 입에서 입으로 옮겨지고 있다.

인터넷 삐라를 보는 인민대중의 바람은 오직 하나. 진보정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과 더 나아가 그들의 집권이다. 지난 십수 년간 그것을 희망해 왔으나 실현되지 않은 건 다름 아닌 ‘비판적 지지’라는 빌어먹을 논리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진보정당 통합논의는 희망의 불씨다. 그런데, 이 희망의 불씨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다. 여기서는 이 불씨를 흔드는 종북주의, 패권주의, 참여당 문제는 거론치 않겠다. 진보신당 내 통합파든 독자파든 모두 그들 나름 주장의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통합 불발되면 ‘비판적 지지’론 다시 살아날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할 수 없는 미래의 불안은 통합진보정당이 불발했을 때 ‘비판적 지지’라는 바이러스가 되살아난다는 거다. 백 번을 양보해도 민주당은 ‘비판적 지지’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3차 희망버스를 타는 것조차 꺼리는 제1야당이 한나라당과 다를 게 뭔가 말이다. 민주당에게 비정규직, 대학등록금, 보편적 복지 문제의 해결을 바란다는 건 바늘귀를 들이밀어 낙타를 집어넣겠다는 순진한 생각일 뿐이다.

지금 제 진보세력들은 그런 비판적 지지 바이러스가 다시 창궐하기를 바라는가. 그게 아니라면 지금 대중적 진보정당의 출현을 원하는 인민대중의 처절한 외침을 먼저 끌어안아야 한다. 비판적 지지로 귀결될 수도 있는 민주당 정권은 도로 한나라당일 뿐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