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민주노총+알파로 위기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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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7월 22일 08:4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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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조돈문 ‘진보정치세력의 연대를 위한 교수 연구자 모임’(진보교연) 및 ‘진보의 합창’의 공동대표(가톨릭대 교수)와 한국노동연구소 임영일 소장의 대담을 정리한 것으로 펴내는 격월간지 <노동의 지평> 최근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이 글은 주로 학계의 시각으로 현 시기 진보대통합의 중요성, 과제와 전망 등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통합 논의 과정에서 나타난 쟁점들의 내용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또 통합된 진보정당과 노동자 대중조직인 민주노총의 굳건한 연대가 신자유주의 정책에 제동을 걸 수 있고, 실질적이고 보편적인 복지 정책을 확대 강화해 우리 사회를 ‘유럽형 사회모델’로 가게 만드는 힘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담의 내용이 다소 길지만 <노동의 지평>과 대담자의 동의를 얻어 레디앙에 전문을 싣습니다. <편집자 주> 

진보교연, 왜 만들었나?

   
  ▲조돈문 대표 

지평 : 소개는 생략하기로 하고, 우선 진보대통합, 이 논의의 진행 과정을 돌이켜 보지요.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을 중심으로 이 문제를 계속 제기했었고, 특히 2010년 지자체 선거를 전후해서 더욱 그랬습니다만, 지식인 그룹의 경우를 중심으로 보면 어떤가요? 

조돈문 : 민주노총은 나름대로 그 필요성이 있으니 논의가 되었던 것 같고, 학계에서는 특히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본격화되었지요.

한편으로는 지자체 선거에서 진보정치세력이 분열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강했던 흐름이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진보대통합을 향해 나아가되 당장 그것을 얘기할 수 있는 조건은 아니지만 지자체 선거가 그 조건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입장도 있었지요. 그래서 <진보교연>도 만들게 된 것이지요.

지평 : <진보교연>이 2010년 초였는데, 논의는 그 전부터 있었던 것이군요.

조돈문 : <민교협>과 <교수노조> 등에서 핵심적으로 활동을 해온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계기를 통해 논의가 시작되었고, 그게 2009년 초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진보운동의 통합 및 강화를 위한 논의는 학계에서 꾸준히 얘기가 되던 것이었죠.

진보세력들이 사회운동 내의 발언권이 약화된 것이 특히 민주노동당이 분당되면서 더 심화됐다, 그래서 학계가 진보진영 통합과 사회적인 발언권 강화에 좀 기여해야 되지 않느냐, 그래서 테이블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도 있었지요.

분당 후 꾸준히 그런 문제제기가 있었는데, 당시 나는 개인적으로는 학계가 진보운동의 통합을 직접 주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보다는 진보세력들이 쟁점별로 결집할 수 있게 하자, 그게 누적되면 다시 통합도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냥 대통합을 해라, 적극적으로 연대를 하자, 이렇게 주장하는 건 별로 의미가 없고, 무엇을 위한 결집이고 무엇을 위한 연대냐가 중요하다고 본 거죠. 학계가 그런 쟁점들을 제시하고 여론을 모아주는 역할을 해야지, 직접 나서서 테이블을 구성해서 진보진영 다 모여라, 이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 흐름에서 광우병 때도 진보학계가 일정한 역할을 했고, 또 4대강 때도 문제제기를 하면서 전국적으로 교수모임을 만들고 했는데, 학계는 이런 쟁점의 대중화를 돕되 진보적인 내용을 갖추는데 기여해야 된다는 생각이었죠.

내가 <민교협> 상임의장을 맡고 있을 때였는데, <민교협> 등은 전국에 지역조직들이 다 있고, 그 정도로 지역조직을 잘 갖춘 운동단체들은 흔하지는 않죠. 나름대로 시민운동과 진보운동을 같이 묶는 역할도 할 수 있고, 그러니까 그런 쟁점들을 중심으로 지역 인프라를 만드는 데는 <민교협>이 기여하면서, 지역조직이 약한 곳에서는 <민교협> 선생들이 주도적으로 움직이되 전면에 나서지는 않는다는 것이었지요. 그런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진보정치세력 통합 얘기가 나왔다고 보면 되죠.

진보, 약화 분열 위기감 작용

지평 : 그러다가 지자체 선거 거치면서 당 쪽에서도 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대중조직들도 그렇고, 그리고 다시 지식인 쪽에서도 본격화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지자체 선거 과정과 그 결과에 대한 평가 문제도 있겠군요.

조돈문 : 맞아요. 이 흐름이 본격적으로 전개된 것은 지자체 선거에 대한 평가였죠. 지자체 선거에서 우리는 진보정치 세력들이 먼저 연합을 하고 그리고 자유주의 세력들로 연대를 넓히자고 제안했는데, 진보정치 세력의 연합은 안 된 상태에서 일부 진보정당이 보수 자유주의 정당과 연대를 해버리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되면 진보진영이 사회적으로 왜소화되고 발언권도 약화되고 분열도 더 고착될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있었죠. 이런 식으로 선거를 한 번 더 치르면 진보진영은 형해화될 것 아니냐, 그래서 진보정치 세력의 대통합이 우선 되어야 되겠다는 주장을 하게 됐고, 그런 맥락에서 지자체 선거에 대한 <진보교연>의 평가가 나옵니다.

진보정치 세력의 연대에 기초해서 자유주의 세력과 연대해야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정당에 대해서 비판적인 견해를 밝히게 됐고, 그러니 자유주의 세력과 연대했던 정당의 입장에서는 불편했던 것이지요.

지평 : 지난 지방 선거에서 서로 연대하거나 연합했던 과정은 당마다 모양도 달랐을 뿐 아니라 같은 당 내에서도 다른 모습으로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어떤 경우는 후보와 당의 입장이 마찰을 빚으면서 진행됐기도 하고, 그래서 그 양상 자체는 딱히 어느 당이 자유주의와 연합했다, 이렇게 평가하기에는 좀 곤란했던 것 아닌가 싶어요.

조돈문 : 그게 양쪽 당 다 비슷한 양상이었고, 지역에 따라서 편차가 심했어요. 지역에 따라서는 진보정당들의 연대가 나름대로 잘 된 데도 있고, 어떤 데는 그게 아예 안 되고 보수정당과의 연대를 적극 추진했던 데도 있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양당 모두 일관된 모습으로 지자체 선거를 치룰 전략을 수립하고 관철해 내지 못한 측면이 있는데,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죠.

지방선거와 진보 양당

지평 : 그런데, 양 당을 놓고 보면 결과적으로 민주노동당은 선거에서 상당한 정도의 성과가 있었기 때문에 당 내에 큰 후유증은 없었고, 진보신당은 성과도 작았고 일관되지 못한 모습들로 인한 갈등이 굉장히 컸잖아요? 그러나 어떻든 이를 계기로 양당의 통합에 대한 외부의 압박이 매우 커졌고, 이 압박이 양당에 미치는 효과가 다르게 나타났던 듯합니다.

조돈문 : 그렇죠. 효과의 방향 자체가 달랐지요. 민주노동당은 상대적으로 지자체 선거에서 성과는 있었는데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은 훼손된 점이 있지요. 예컨대 정책연대가 되지 않더라도 선거연대를 끝까지 한다는 입장은 진보정당으로서는 공식적이건 비공식적이건 표명할 수 없는 것인데, 그런 입장을 표명했다는 것에 대해서 외부에서도 문제제기가 있었지요.

진보신당의 경우에는 일관된 선거 전략을 보기 힘들었고 결과도 상당히 왜소해서 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많이 잃게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진보신당은 당의 규모나 당원 숫자에 비해 사회적인 발언권이 상대적으로 컸었다고 할 수 있는데, 선거 이후에는 앞으로 존립이 가능할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당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는 등, 위기의식이 팽배하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선거 이후 당 대회에서 진보정치의 대통합 원칙을 확인하는 결의를 하고, 이후 진보/자유(중도)세력/보수의 삼분구도로 재편해야 한다는 방향을 결의했지요.

지평 : 그 이후에 진행과정을 간단하게 정리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진보교연> 입장에서 보면 그 다음 단계가 어떻게 됩니까?

조돈문 : 연석회의가 있죠. 연석회의에 참여하느냐 안하느냐 문제가 있었는데, <진보교연> 내에서는 진보정치세력의 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을 크게 건설하는 절실한 문제에 우리가 불참하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진보적 정체성을 확보하는 일정한 역할을 해야 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진보교연>이 결합한다고 바로 진보적인 정체성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니까, 연석회의에서는 진보대통합,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합의에 이르도록 우리도 노력을 기울이되 밖에서도 새로운 세력들이 플러스 알파로 결합해야 명실상부한 진보정당이 될 수 있다고 보았지요.

먼저 시작된 것이 연석회의였고, 그 속에서는 그런 역할을 나름대로 했다고 볼 수가 있겠죠. 예컨대 국민참여당 문제에 대해서 <진보교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입장이었어요. 진보대통합의 이념적인 지향은 자본주의 극복이 궁극적인 것이고 현실적으로는 반신자유주의가 핵심이 아니냐, 반신자유주의의 정체성은 담보해야 한다, 거기에 맞지 않는 세력들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국민참여당의 참여를 배제한 것입니다.

국민참여당의 참여를 무조건 반대한 것이 아니고, 반신자유주의 원칙에 그들도 합의하고, 과거 집권 중에 자행했던 신자유주의적인 행태들에 대해서 스스로 비판하고 반성하는 것을 보이고, 그리고 그것을 말로만 해서는 믿을 수 없으니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그 진정성을 보여줘라. 에컨대 선거에서 진보정당의 후보를 지지를 한다면, 진정성을 인정할 수 있겠다고 본 것이지요.

국민참여당 합류 반대 이유와 필요조건

지평 : 연석회의 진행과정에서 대체로 그 기조는 관철이 됐던 것 같아요. 그런 원칙에 대해서 이견도 있었나요?

조돈문 : 연석회의 내에서도 국민참여당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단위는 분명히 있었는데, 그게 관철되지 않은 것은 반신자유주의라는 가치가 새로운 진보정당의 주요한 이념적 정체성이 되어야 한다는 점은 수용했던 것 아닌가, 그렇게 해석할 수가 있죠.

지평 :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나 어쨌든 이 문제는 계속 통합논의의 배경의 불씨로는 남아 있었죠?

조돈문 : 그렇죠. <진보교연>이 5.31 합의에 대해 특별결의문을 내서 입장을 발표했는데, 세 가지 부분에 비판점이 많다. 하나가 북한 문제, 다른 하나가 패권주의 방지와 민주적 조직 질서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장치 문제, 그리고 세 번째가 국민참여당 참여문제를 명쾌하게 매듭짓지 못한 것, 그런 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을 했어요.

하지만, 진보세력 대통합이라는 원칙에서 볼 때 부분적으로 미흡함이 있더라도 그 때문에 대통합 자체를 부정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진보교연>은 운영위원회와 총회를 통해 그런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대통합을 위해서 우리가 좀 더 헌신적이어야 하고 진보적 정체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좀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진보의 합창, 왜 만들었나?

지평 : 그 과정에서 <진보의 합창>의 위상이나 역할은 어떤 것이었어요?

조돈문 : <진보합창>이 진보정치세력 연석회의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고는 보지 않고요. 다만 <진보합창>이 양쪽 당의 구성원들에 대해서는 일정한 정도의 영향력을 미쳤다고 생각하죠. <진보합창>이 필요했던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우선, 두 당이 분당의 과정을 겪었는데, 한 당으로 통합된 후 통합된 정당으로서 결속력을 가지면서 나갈 수 있겠느냐는 의심은 양당 당원들이 다 가질 수 있고, 새롭게 결합할 단위들도 그 의심을 할 수 있고, 시민들도 의심할 수 있이요.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모두에게 확신을 줘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핵심적인 인물들이 신뢰를 쌓고 연대의 구심점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봅니다.

둘째는 연석회의가 아무리 잘된다고 해도 결국 새 당이 만들어지면 어떤 사람들이 그 당의 구성원이 되는가가 중요한데, 그 점에서는 연석회의로는 부족하지요. 기존의 진보정당 구성원 외에 플러스 알파로 누가 결합하느냐, 이게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시민사회운동 진영이라든가 법조계, 학계 이런 데서 그런 세력을 모으는 노력, 노동계도 포함해서 그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역할을 연석회의가 하기는 어렵고 그래서 <진보합창>이 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래서 플러스 알파를 만들어야 새 진보정당이 도로민주노동당이 아니고, 뭔가 새로운 정당이고 좀 더 많은 진보정치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결합하는 것을 당 안팎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지요.

지평 : 일종의 백 코러스를 조직하는 건데 그냥 단순한 백 코러스로 생각했던 것만은 아니네요? 통합이 구체화되면 백 코러스에 참여했던 사람들 중 상당한 부분이 그 당에 합류하는 통로가 되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셨다는 것인데.

조돈문 : 학계에서 <진보합창>에 동참할 사람들을 모을 때 진보 학계의 세 단체(민교협, 교수노조, 학단협)과 <진보교연>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고, 명단을 취합하면서 참여를 호소하는 문안을 보냈을 때는 명시적으로 ‘새 진보정당이 건설되면 당원이 된다’는 구절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질문이 오면 우리는 기본적으로 당원, 최소한 후원당원이 된다고 그랬고, 2차로 서한을 보낼 때는 그 부분을 분명히 했었죠.

반신자유주의 정체성 분명히 해야

지평 : 호소문을 발표했을 때는 언제였죠?

조돈문 : 두 차례 있었는데 첫 번째는 5.31 합의가 나오고 나서 진보학계 3단체 대표들이 호소문을 발표했죠. 합의문 내용에 미흡하고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진보정치 세력의 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거부하지 말아 달라, 그리고 민중의 어려운 상태와 요구, 국민적 기대를 염두에 두고 대통합에 나서주십사하는 내용을 담은 호소문이었어요.

여기에 반신자유주의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 신자유주의적 세력들의 경우에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예컨대 국가보안법을 존치하고, 한미 FTA를 추진하고, 이라크와 아프간에 파병을 하고, 새만금 사업을 강행하고 했던 중심 세력들은 철저한 자기반성과 자기혁신 없이는 절대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던 거죠.

그 다음에 <진보교연>의 입장에서 특별결의문을 낸 것은 <진보교연>이 총회에서 합의문에 대한 아쉬운 점을 지적하면서도 그 합의문을 승인하는 내용이었고, 그리고 당시 민주노동당 대표가 진보신당 대표에게 비공식적인 모양새로 비판을 했던 것에 대해서는 합의문 인용 자체가 정확하지 못했던 점, 또 국민참여당과의 관계에서 보인 진보정치세력 대통합 의지를 의심할 수 있는 행보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죠. 그리고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을 추진했던 세력에 대해 철저한 자기반성과 자기혁신이라는 전제도 담았지요.

지평 : 그 과정에서 잠시 소란이 있었습니다. 민주노동당 대표의 행적은 단순한 에피소드가 아니고 그동안 밖으로 잘 안 드러났던 민주노동당 안의 주류파와 비주류파 사이의 입장 차이, 그 속에서 당 대표가 줄타기하는 모습들로 이해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민주노동당은 5.31 합의에 대해 공식 단위에서는 이견 없이 깔끔하게 처리를 했지요. 최종 결정은 8월로 미루었지만.

진보신당은 좀 복잡했어요. 특히 대의원대회 하루 전 새로운 결의안이 만들어져서 이것으로 상황을 봉합했어요. 두 당 모두 8월에 마무리를 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이후 과정을 어떻게 보세요?

   
  ▲진보신당 당 대회, 

조돈문 : 양쪽 당의 움직임이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분명히 양쪽 당 내에는 진보정치 세력의 대통합을 적극적으로 원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들이 있습니다. 

제가 전해 듣기로는 연석회의의 대표자회의나 집행책임자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예컨대 진보신당이 어떤 안을 냈는데 민주노동당이 거부하면 방청석 참관자들이 환호를 하는 모습이 많았는데, 그게 민주노동당 쪽이 아니라 진보신당 내 통합 반대자들이 환호했다고 해요. <진보교연> 사람들이 그걸 보고 당혹해 했는데, 이런 모습에서 양당 내에 반대세력들이 강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했던 거죠.

회의장에서 환호하던 참관자들

그런데 진보신당의 경우, 통합을 강하게 반대하는 세력들이 다수는 아니라고 봐요. 그리고 그분들이 연석회의 등에서 핵심을 구성하고 있던 것도 아니었고, 그러니 큰 흐름에는 많은 영향을 못 미쳤어요. 그런데 반대로 민주노동당의 경우에는 당권파들이 통합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거나 소극적인 입장이라는 거죠.

그래서 대표자회의건 연석회의에서건 당 대표가 합의를 했다가 잠시 후에 다시 번복하는 사태가 여러 번 발생을 했어요. 그래서 민주노동당 내에 당권파가 진보정치 대통합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것 아닌가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고, 아마 5월 26, 27일 무렵인 것 같은데, 민주노동당 대표가 연석회의 결렬 선언을 준비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공식 회의단위 거치지 않고.

물론 실제 그렇게 집행되지는 않았지만, 여하튼 진보신당의 독자파는 연석회의 테이블 자체를 깰 힘은 없는데 민주노동당의 당권파는 그럴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그 정치적 부담이 매우 크므로 통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일들이 사후적으로 나오게 된 것이 아닌가 의심되기도 합니다.

지평 : 진보신당은 지난 대의원대회에서 새 결의안을 통과시켜서 일단 봉합을 했지요. 최종 결정을 8월로 미루고. 그 안을 급박하게 만든 과정에서 민주노총의 산별 등 대중조직 내의 간부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고도 합니다. 어떻든 상당수의 독자파들도 그 안에 서명을 하고 지지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이런 게 짧은 기간에 진행된 모양이더군요. 거기에 서명하셨어요?

조돈문 : 제안자는 아니지만 발의자에는 들어가 있었죠.

지평 : 그것은 어떤 맥락으로 보면 돼요?

조돈문 : 민주노동당도 최종적으로 대통합 과정을 승인하지 않고 8월 당대회에서 결정하기로 했고, 그런 면에서는 양쪽 당이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다만 5.31합의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민주노동당은 그걸 좀 더 흔쾌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고, 진보신당은 거기에 대해서 상당히 유보적이었습니다. 실제 진보신당의 당원들은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죠.

그런 정서를 감안한다면 그 조건에서 진보대통합을 위한 논의를 계속 진행하게 하고 그 대신 최종 판단은 이후에 내리겠다고 한 것은 나름대로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보죠. 당 내에서 실제 통합파건 독자파건 합의문을 가지고 통합 자체를 거부하기는 너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생각이었겠지요. 물론 외부에서 그것을 요청하고 호소한 세력들도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겠지요.

민주노총이 통합을 호소하는 이유

지평 : 양당 대립 구조 속에서 제일 일상적으로 힘들어 했던 것은 사실 대중조직의 리더십의 위치에 있는 분들이었겠지요. 어쩔 수 없는 과정이었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많은 복병이 있지 않을까요?

조돈문 : 민주노조운동은 7월 1일부터 사업장 단위에도 복수노조가 허용이 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탄압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고, 그래서 특히 공공부문 등에서 민주노총을 나와서 독자적인 길을 가려는 조직들에 대한 우려도 있을 겁니다.

민주노총 내에 리더십들이 고민이 깊을 것인데, 그동안 분당으로 인해서도 충분히 고통을 많이 받았는데 앞으로 복수노조 시대에는 더 큰 원심력이 작용할 수 있으니까 진보대통합을 절실하게 호소하고는 거라고 볼 수가 있고요.

앞으로 대통합이 되는 과정에 뭐가 복병이냐, 역으로 진보대통합을 위해서는 뭐가 필요하냐, 이런 얘기가 되는데, 제일 큰 복병은 진보신당의 당원들이 가지고 있는 정서입니다. 거의 모든 당원들이 독자파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는 상황인데, 그런 정서를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하지요. 아직 많은 분들이 통합이 되면 다시 반목이 재현될 소지가 있지 않느냐 하는 거죠. 이게 제일 큰 것이고, 그리고 통합하면 그게 진짜 진보정당이냐는 의심도 있지요.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 진보정당의 정체성과 관련해서 제일 골치 아픈 게 국민참여당 문제라고 봐요. 이 정체성이라는 게 강령에 무슨 선언을 넣니, 어느 구절을 넣니, 이런 것보다는 이 당이 결합하느냐 안하느냐가 그 준거가 되는데, 그런 면에서 국민참여당이 진보정치세력의 대통합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하고 그것을 통해 반신자유주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데, 그것은 연석회의에서 어느 정도 해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통합, 양당 플러스 알파가 중요하다

둘째로 진보대통합의 성공을 위해서는 플러스 알파의 존재가 중요합니다. 현재 진보정당에 소속되어 있지 않으면서 새로운 진보정당에 합류할 사람들이 얼마나 있느냐? 우선 노동계의 경우 얼마나 새로 합류를 하겠는가의 문제, 또 노동계 밖에 있는 시민사회단체, 학계, 법조계 이런 부분인데, 그 부분은 현재 진보의 합창에 많이 결합이 돼 있다고 보고 있어요.

학계의 경우 <진보교연> 등 지난번에 제가 확인해 본 숫자는 204명인데, 작은 숫자는 아닌 거죠. 이런 플러스알파가 넓게 존재해야 도로 민노당이 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 번째는 활동가 문제입니다. 플러스 알파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합류하는 것이 새로운 당원이 되는 거지, 그 중 당의 상근활동가로 결합할 분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새 진보정당이 명실상부한 공동운영이 될 수 있느냐, 부속 합의문 두 번째에 내용이 그 부분과 연결이 되는 거죠.

그래서 연석회의에서 부속합의서2를 구체화하여 민주적인 조직 질서를 담보해주고 당 간부진의 진정한 공동운영을 어떻게 가능하게 하느냐, 그 장치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합니다. 지금 양 당의 세력 대비로 볼 때 한쪽이 상대적으로 수적으로 절대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걸 완충해 줄 수 있느냐, 새로 결합하는 부분이 일선의 상근자로 결합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고, 그래서 그런 문제가 심각합니다.

아마 기초 지역의 지구당 문제가 제일 심각할 겁니다. 그래서 부속합의서2를 통해 적절한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나가는 것, 그리고 패권 문제가 재발하지 않고 민주적인 조직질서가 정착될 수 있게 하는 그런 여러 가지 실천적 대안들이 중요해요.

이게 제도로만 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진보교연>에서는 정책명부 투표제 같은 걸 도입해서 명실상부하게 중앙당과 그 하부 단위 모두가 그렇게 운영될 수 있게 하거나, 한시적으로라도 민주적인 조직질서가 정착될 수 있게 하는 무슨 특별위원회 같은 역할이 필요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합니다. 거기에 예컨대 심판기능까지 포함시키고. 그래서 그런 중요한 문제가 발생하면 판정도 내릴 위원회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하는 고민들을 하고 있어요.

패권주의, 민주노총에도 구조화

지평 :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두 당을 보면 지역에 따라 편차가 대단히 심하거든요. 그리고 패권주의 문제는 당 만의 문제가 아니고 민주노총 구도에서 이미 구조화돼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두 문제가 겹친 지역들의 경우에는 통합의 대의에 공감하든 아니든 참여하기보다는 안하게 될 가능성이 많아 보입니다.

이런 문제가 말씀하신 몇 가지 장치로 해결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좀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지 않나 합니다. 이 통합과정 자체를 진보정당의 확대 재편이라고 보지 않는 경향이 많다는 말이죠.

오히려 지금까지 힘들게 추진했던 것, 예컨대 노동운동 진영의 경우 진보정당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를 노동자 계급정당으로 의미를 부여하려는 지향이 강한 사람들이 있지요.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전체적으로 이 흐름이 도로 민주노동당이냐 아니냐는 문제를 넘어서서, 큰 틀에서 이것이 민주대연합으로 가는 구도 속에 발목이 잡혀서 끌려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거죠.

조돈문 :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진보신당이나 민주노동당 내에도 비슷한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지역에 따라서 편차가 굉장히 큰 것도 사실이고요. 지난 지자체 선거를 치루고 나서 나를 포함한 <진보교연>에서는 이 상태로 선거를 한 번 더 치르면 진보세력은 끝장이라는 위기의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미 분당하기까지 서로 큰 상처를 받고 불신이 쌓여 있었고, 그러면서 분당하는 과정에서 증폭이 됐고, 게다가 지자체 선거를 치루면서 아주 안 좋은 방향으로 최악의 경험을 한 지역들이 여러 군데 나타난 거죠.

평소 같은 노조 활동을 했고 선거 때는 힘도 합치고 돈도 모아주고 유세도 같이 했는데, 분당되고 나서는 어제까지 동지였던 사람이 지역의 사업장에서 문전박대를 당하고 다른 당 후보는 현장 순회하고 악수하고 에스코트를 해주고… 그 과정에서 가장 상처를 받고 자존심을 상한 부분은 진보신당의 노동 쪽 활동가들이었죠. 그런 점에서, 이 문제는 당에서 먼저 풀리고, 그러면서 민주노총에서도 같이 풀려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장밋빛 환상보다, 악화 방지책

<진보교연>은 진보대통합이 무슨 엄청난 미래를 만든다는 환상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칫 진보진영의 분열이 악화되고 복수노조 상황에서 더 악화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인 거죠. 그래서 예컨대 지금 통합에 반대하는 소위 독자파들이 영원히 안 하자는 것이 아니다, 아직 때가 아니다, 총선과 대선을 치르고 하자고 하는데, 나는 그건 불가능한 프로젝트라고 봐요.현장에서 선거운동 해보고 지역에서 현장 활동 해봤으면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진보대통합 앞에 제약 조건들이 많이 있죠. 그러나 이번에 돌파하지 않으면 영원히 끝이다. 내 개인적 판단으로는 이번에 진보정치세력 대통합을 추진해보고, 안 되면 앞으로는 이제 다른 식의 전략적 사고를 해야 되지 대통합이니 이런 것은 더 논의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는 통합 결사반대라고 하는 사람들은 이해가 가요. 하지만 통합 자체를 거부하지 않으면서 지금이 시기가 아니라 시기를 기다리자는 것에는 동의하기가 어려운 거죠. 두 당이 정서적으로 더 멀어지고, 양당대립 구도도 앞으로 더 차이가 커질 것입니다.

차라리 좀 더 설득력이 있으려면 진보대통합이 아니라 좌파 민중연대 같은 것을 한다거나, 그렇게 지역운동을 하면서 지역운동 네트워크로 전환한다거나, 그러면 수긍이 가고 이해가 가요. 하지만 진보정치 운동을 통해 자신의 이념과 가치를 현실세계에서 실현하려는 꿈을 갖고 있다면 지금 진보정치세력 대통합을 거부하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는 거죠. 물론 그쪽에서는 우리를 세상 물정 모른다, 순진하다고 말할 수 있겠죠.

지평 : 그럴까요? 진보신당의 독자파들도 차이는 있겠지만 독자노선의 어려움을 다 알 거라고 봐요. 그런데 예컨대 그 문제가 아니라, 큰 틀에서 이 구도는 단순히 양당 혹은 진보세력 통합 여부가 아니라 민주대연합의 큰 틀로 끌려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좀 맥락이 다르지 않을까요?

조돈문 : 글쎄요, 지금 각 단위와 세력들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죠. 그렇지만 <진보교연>의 입장을 말하자면, 진보정치 세력들은 하나의 정당으로 통합을 해라, 그리고 중도 자유주의 세력과는 선거 연대를 할 수도 있다는 거죠.

문은 열어 놓되 선거연대보다도 더 강한 형태의 연합에 대해서는 비판적입니다. 물론 민주대연합 생각을 하고 있는 일부 세력들이 있을 겁니다. 진보대통합을 주장하는 속에서도 스펙트럼은 다양한데, 어쨌든 우리는 최대한으로 진보적인 가치를 보호하고 진보적 정체성 훼손을 막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보고 있어요.

민주대연합론, 쟁점으로 불거질 가능성

지평 : 만약 통합이 8월에 승인되면 연내에 통합당이 출범할 것 아닙니까. 내년에 총선과 대선을 치르게 되겠지요. 통합까지는 불안요소들을 어떻게 정리해서 간다 해도, 그 다음에 선거 시기에 문제가 또 불거질 수 있죠, 제일 큰 문제가 민주대연합이 아닐까 예측되기도 합니다.

민주노동당이 이번 과정에서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강령을 손질했어요. ‘민주적 사회주의’를 삭제하고 ‘진보적 민주주의’로 바꾼 것이죠. 당권파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겠지요. 이미 연립정부나 공동정부와 같은 말들이 그동안 있었지만, 어떻든 세 가지 입장이 있을 수 있겠지요. 소위 반MB라는 틀에서 민주당까지 포함해서 생각하는 것, 진보양당 플러스 국민참여당 정도, 여기에 <진보교연>처럼 참여당까지도 일단 선을 긋는 입장, 이렇게요.

조돈문 : <진보교연>은 진보정당 건설에서 자유주의 정당은 통합의 대상이 아니라 보고, 선거연대는 논의할 수 있다는 거죠. 선거연대는 중도자유주의세력과 진보세력의 연대가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 연석회의 참여 세력들도 그렇고, 민주노동당 내부에서도 선거연대보다 더 강한 결합에 대해서는 비당권파에서도 반대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펙트럼이 다양한데, 그걸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좀 그렇네요.

지평 : 국민참여당은 지금 양 방향의 압박이 있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진보정당 쪽으로 움직이라는 압박은 별로 크지 않을 것 같고, 그보다는 민주당을 향하라는 압박이 훨씬 크리라 보입니다. 유시민 대표가 그 속에서 진보통합 쪽으로 발을 내딛고 있고,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대표가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나요?

조돈문 : 국민참여당은 정체성도 뿌리도 신자유주의인데 그걸 부정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은 우선 당 대표 일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당내 민주주의가 없는 조직이라는 점이 하나고, 또 그 대표가 이념적 지향을 고민하기보다는 선거공학적인 계산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 아니냐, 그러니 공이 어디로 튈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죠. 그러니 일종의 검증기간이 필요하고 그게 2012년 선거가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국민참여당 정체성 뿌리는 신자유주의

지평 : 시각을 좀 돌려 보지요. 2012년은 우리 사회가 돌이키기 힘들 정도로 진행된 신자유주의, 시장자유주의 체제의 구도 속으로 들어가는 시점이 될 듯합니다. EU와의 FTA는 부분 발효 단계로 들어갔고, 올해 한미 FTA도 어떻게든 처리될 거라고 본다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소위 1987년 노동 체제도 복수노조 도입까지 감으로써 완전히 무너졌다고 봐야죠. 이후에 변화를 구체적으로 짐작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시장자유적인 큰 구도 속에서 노동조직도 다원주의적인 경쟁적 체제로 가는 그런 상황이 되겠지요.

사회 시스템으로 보면 미국과 매우 근접한 체제지요.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통합 진보정당이 크게 지향해야할 방향이라고 할까 과제라고 할까, 그런 것을 생각나는 대로 얘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일단 이념적 기준은 반신자유주의 정도는 분명하게 하자는 정도인데—.

조돈문 : 시장경제의 모델로 보면 김대중 정권 때 경제위기하에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끌어들이면서 워싱턴 컨센서스의 패키지를 그대로 받은 거죠. 그리고 노무현 정부 들어와서 그 흐름을 되돌리는 게 아니라 거의 완성하는 방향으로 가버렸죠.

축적체제하고 조절양식으로 나눠보면, 축적체제는 김대중 정권에서 이미 영미형의 자유 시장경제 모델로 많이 갔다고 봐요. 그리고 노무현 정부가 이걸 굳히는 역할을 했고, 노동시장의 유연화도 김대중 정권 때 시작됐고, 민주노총은 그걸 수용할 수 없었고, 결국 노사관계에서 계속 충돌이 있었습니다.

지금 민주노총이 보수화되거나 계급적 정체성이 약화됐다는 지적에는 동의하는데, 그렇지만 그나마 민주노총이 막아서 노동시장의 유연화도 이 수준에서 밀고 당기는 정도는 되는 거지요. 복수노조와 전임자임금 문제 등 많이 밀렸지만, 아직은 미국과는 달리 계급적 정체성을 지니고 계급조직으로서의 역할을 어느 정도 하고 있어요.

민주노총 역할 아직 중요해

이런 점에서 아직 미국 시스템으로 완전히 넘어가지 않은 상태라는 거죠. 우리가 지금 한-EU FTA나 한미 FTA를 통해서 세계경제에 급격하게 통합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통합 EU의 구조 속에서도 유럽 국가들은 유럽형 사회 모델, 사회적 유럽(social europe)을 얘기하듯이, 우리도 민주노총이 그나마 역할을 하고 진보정치세력이 대통합이 되고 그러면 좀 더 힘을 받아서 이 국면을 훨씬 더 유리하게 이끌고 갈 수 있다고 봅니다.

유럽 국가와 우리는 전혀 조건이 다르고, 미국과도 크게 다른 점이 있는데, 정부나 자본의 지향은 똑같지만 미국의 노동은 그 속에서 자기 이해관계를 챙기는 비즈니스유니온, 완전히 로비 집단처럼 됐는데 우리는 그 수준은 아니라는 거죠.

어려워도 투쟁도 좀 하고 있는데, 어떻든 민주노총과 통합된 진보정치세력이 유연화를 지금 수준에서 막고, 나아가 지금보다는 조금 더 유럽형으로 복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노동시장유연화라도 조금 되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우리는 유럽과 달리 복지국가 시대를 거치지 않았어요. 그러니 지금 박근혜까지도 복지를 얘기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러니 복지제도를 완비하고 또 노동시장 유연화를 되돌리자는 주장은 국민들의 합의나 동의를 상당 정도 얻을 수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진보정치 세력의 구심점을 만들고 선거연대를 통해서 진보적 정책을 공약화하고, 그러면 가능하지 않을까. 진보정치세력 대통합으로 지금보다 더 악화되는 것은 막을 수 있고, 조금 더 나아갈 수도 있지 않느냐. 그래서 유럽식의 조정시장 경제모델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인데, 만약 통합이 무산되고 진보정치세력 일부가 자유주의 연합 세력에 편입이 되면 나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거죠.

물론 쉬운 것은 없죠. 참여하는 세력들이 100% 다 상호신뢰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지금 지배세력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죠. 아마, 더할 겁니다. 지금 지배세력들은 경제적으로 좀 더 양보하는 것보다는 흔들리는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 만들어내고 있는 불확실성 때문에 불안하고 두려운 겁니다.

지평 : 무척이나 바쁜 일정 중에 이렇게 시간을 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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