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플’ 넘쳐나는 인천 삼화고속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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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7월 20일 01: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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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삼화고속 노조 파업 보도에 누리꾼들의 지지 댓글이 이어져 화제가 되고 있다. 대다수 언론이 파업으로 야기되는 ‘시민들의 불편’을 주요하게 보도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런 반응은 이례적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삼화고속지회는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인천 시민들의 이해와 지지로 이뤄진 성실 교섭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이날 밤 12시부터 심야운행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으며, 입석금지 등 준법투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19일 오전 11시 한 포탈사이트에 올라간 관련 기사에는 36개 댓글 대부분이 이른바 ‘선플’이다. 추천수가 많은 베플(베스트 리플) 1위부터 3위까지 내용도 모두 파업을 응원하는 내용이다. ‘시민의 발을 볼모로 파업한다’는 내용의 악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삼화고속 조합원들. 

    우리가 봐도 화가 난다

    추천수 127의 베플 1위 글에는 심지어 “피해 안주는 범위에서 파업해줘서 감사하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10년 동안 월급 동결했다던데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분들도 화나는 상황인가 봅니다. 그래도 최대한 승객들에게 피해 안주는 범위에서 파업을 하시는걸 보니 감사하단 생각도 든다” (문경민)

    베플 3위글을 비롯해 일부 누리꾼들은 회사만 편드는 내용이 아닌 양쪽의 입장을 공정하게 써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파업기사는 기사들이 왜 파업했는지에 대한 이유는 전혀 나오지 않고 시민들이 불편했다 이런 얘기만 나온다. 기사분들은 회사로부터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기사들은 회사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좀 자세하고 공정한 보도가 됐으면 좋겠다.”(김성호)

    특히 누리꾼들의 댓글을 보면 운전기사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이들의 파업에 공감을 표시하는 내용이 많다.

    ‘10년간 급여 동결이면 성질 뻗칠만도 하네.’(유배근),
    ‘시급 4700원에 초과근무까지.. 정말 거지같으니까 파업하는 거임.’(윤태식)
    현재 받는 임금이 2002년부터 인상이 없었으며 그마저도 밀렸다고 하는데…
    진짜 삼화고속 사측이 돈이 없어서 임금을 못 주는 걸까?(여진학)

    친절한 아저씨들 월급 안 올려주다니

    아울러 이런 지지가 삼화고속을 이용했거나 이용하고 있는 누리꾼들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1500번, 2500번 모두 애용하는 버스이고 아저씨들 얼마나 친절한데 이런 아저씨들 볼모로 잡아서 월급도 안 올려주다니.’(유원곤),
    ‘진짜 삼화고속 아저씨들 엄청 친절함…’(정혜경)
    ‘삼화고속의 장점 – 버스기사 아저씨가 친절하다’(허재훈)

    삼화고속버스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새벽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운전대를 잡고있는 기사의 모습을 날마다 직접 목격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의 열악한 환경을 이해하게 된 것도 지지 댓글의 한 배경으로 보인다. 

    고인원 삼화고속지회 조합원은 “저희가 격일로 새벽 5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근무하는데, 어떤 손님은 출근할 때 보고 야근하고 퇴근하며 또 우리를 만나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면 하루종일 일하신 거냐‘고 물어보기도 하는데, 그러면서 우리의 열악한 근무조건을 아시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기사가 친절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데 이렇게 칭찬해주시고 저희를 지지한다고 해주시니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누리꾼들이 삼화고속 파업에 보내는 지지는 노조가 지난 8일 전면파업을 벌였을 때부터 시작돼 이번 파업까지 이어졌다. 지난 8일 한 포털에 올라온 ‘삼화고속 노조 전면파업.."379시간 일하고 186만원"’이라는 기사에 달린 40개의 댓글에도 “현대판 노예로군.. 이렇게 무자비한 노동을 시키다니(제피로스님),” “일요일 빼고 하루에 14시간 반을 일하고 월급은 186만원… 심각함….. 기준 노동신간 10시간에 주5일 근무 계산하면 120만원임….(김봉재님)” 등 열악한 조건을 꼬집는 댓글이 대부분이다.

    삼화고속 노조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총파업을 벌인 끝에 10일 사측과 성실교섭을 약속하는 기본합의에 서명했지만, 회사는 “같은 회사 안에 3개의 노조가 있어 3개 노조가 교섭 창구를 단일화하기 전에는 교섭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으로 태도를 바꿨다. 삼화고속 노동자들은 2일 맞교대로 하루 16~20시간 일하고, 186만1000원을 받으며, 이마져 10년간 동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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