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가족, 시대의 정체성
        2011년 07월 17일 02: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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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최창근 작가가 희곡집 『봄날은 간다』(최창근, 이매진, 12000원)를 펴냈다. 희곡 작가가 된 지 10년 만의 일이다. 군데군데 공연 사진을 넣어 읽는 맛을 더했고, 공연 정보와 리뷰를 충실히 모아놓았다.

    어찌 보면 희곡집을 내는 일은 용감한 행동이다. 연출가와 배우, 비평가와 관객을 만난 뒤 스러지고 마는 게 아니라, 누구든 언제나 보고 읽을 수 있는 일종의 진본성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무대 위 공연처럼 실수하면 다음 번에 고칠 수도 없는, 완성된 희곡이 되기 때문이다. 그 용감한 행동 덕분에 우리는 잘 찍은 공연 사진과 함께 한 작가의 10년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희곡집을 볼 수 있게 됐다.

    이 책에는 모두 세 편의 희곡이 실려 있다. 이미 공연을 한 작품들 중에서 작가가 직접 가려 뽑은 작품들이다.

    먼저 <봄날은 간다>는 2001년 초연된 뒤 여섯 차례 무대에 올랐고, 이제 또 한 번의 낭독 공연을 앞두고 있는 작가의 대표작이다. 희곡은 ‘한 가족’을 다루고 있다. 생면부지의 남남이 우연히 한집에 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가족을 통해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를 이어주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묻는다.

    2003년 가을에 초연된 <서산에 해 지면은 달 떠온단다>는 작가 자신에게 ‘희곡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져준 작품으로, 1930년대 초 한강 마포나루에 살던 늙은 소금장수와 새우젓장수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주인공이 자기 정체성을 찾아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이야기이자 한 개인의 정체성을 통해 그 시대와 역사의 정체성을 되돌아보는 이야기이며, 인간의 근원적인 고향인 모성을 희구하는 회귀와 순환에 관한 이야기다.

    <13월의 길목>은 2004년에 쓰기 시작해 2009년에야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한 세상에서 다른 세상으로 건너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러므로 이 세상의 구석에 관한 이야기다. 카페 ‘13월의 길목’은 현대인이 잊고 사는 유년 시절의 그리운 집이자 마음의 은둔처 구실을 하는 곳이다. 이 아늑한 곳에 모여 영혼의 상처를 위무하는 사람들의 겨울 이야기는, 세상의 중심에서 소외된 평범한 아웃사이더들의 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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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최창근

    강원도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나 강릉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후 서울로 올라와 문학과 연극을 사랑하는 동료들과 어울려 청춘의 아름다운 한 시절을 보냈다. 2001년 우리극연구소의 새 작가, 새 무대를 통해 희곡 <봄날은 간다>를 무대 위에 리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2년 제38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2008년 제16회 대산창작기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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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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