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어두컴컴 뒷골방 정치 넘고 싶어"유 "진보-개혁, 기득권복합체 맞서야"
        2011년 07월 15일 09: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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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대담집 ‘미래의 진보’의 출판기념회가 14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진보와 개혁진영의 인기 정치인인 두 사람의 출판기념회답게 행사장은 300여 객석이 가득 찼지만 이 출판기념회에 임하는 그들의 발언은 조심스러웠다.

    유시민 대표는 “이 행사에 오기 전에 말을 조심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으며 이정희 대표는 “이 자리에 참석하기 1시간 30분 전까지 이 자리에 참석해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번 출판기념회를 둘러싸고 여러 정치적 해석이 내려지는 것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는 눈치가 분명했다. 

       
      ▲행사장의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왼쪽)와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사진=정상근 기자) 

    그러나 두 대표는 통합과 연대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은 비교적 분명하게 털어놓았다. 유 대표는 “악덕사업주에 대항해야 하지만 5개의 노조가 갈라져 있다”며 “이들이 모두 힘을 합치지 못한다면, 우선 힘을 합칠 수 있는 세력이 먼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참여당이 포함된 진보대통합 우선론인 셈이다.

    참여당 포함된 진보대통합 우선

    이정희 대표도 “참여당 중앙위원회에서 연석회의 최종합의문에 동의한다는 의결을 했는데 많은 분들이 한 걸음 한 걸음 진보의 방향으로 발걸음을 떼주는 데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책을 펴내며)“함께 앞으로 나갈 수 있고 연대할 수 있다는 기본이 있다는 공감을 이루었다.”고도 말했다.

    유시민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대한민국이 정말 민주공화국이 맞는지에 대한 질문을 한다”며 “한진중공업은 아예 근처도 못가 경찰병력에 막혔고, 유성기업은 사업장 안으로 들어갔어도 사용자를 만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유성기업은 노사분규 차원이 아닌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는 기본을 파괴하는 사건이라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성기업 사례를 보면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운 무법천지라는 걸 느낄 수 있다”며 “재벌, 재계, 경제단체, 보수언론, 국가 소속 권력기관, 보수 지식인 집단, 이 모두를 정치적으로 대표하는 한나라당은 기득권 복합체이며 이들이 헌법과 법률 위에 군림하며 국가를 무장해제시킨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이 기득권 복합체에 대해 지난 시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도전했으나 여러 어려운 조건 때문에 완전한 승리로 귀결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기득권 복합체가 헌법 위에 법률 위에 군림하는 상황을 종식시키지 않는 한, 노동 3권이 존중받고 노동자 농민 서민 생존권 보호받는 사회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보개혁진영 공동의 과제는 기득권 복합체의 전횡을 제어하고 제압해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에 어울리는 사회로 만드는 것”이라며 “이게 내 소망이고 진보진영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를 위해 통합을 하든 연대를 하든 포악한 사용자 앞에 5개의 노동조합이 분열되어 대립하고 있는 이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갈라진 마음 녹여내는 것이 우선

    유 대표는 “단일노조를 만들지 못하면 몇 개 노조가 합쳐 연대해 교섭이라도 해야 악덕사업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며 “이 일을 위해서는 마음을 모으는 것이 기본으로 어떤 논리나 이념, 당위론으로도 이것을 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갈라진 마음을 녹여내 다섯 개의 진보개혁진영 정치세력이 서로를 동지로, 친구로 여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 대표는 “지난 민주정부 10년, 참여정부 5년 자유주의 개혁진영과 진보진영은 수많은 대립과 갈등 투쟁, 서로의 비난과 저주를 머릿속에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며 “두 진영 사이의 패여진 갈등의 골자기 너무나 깊고 넓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매일매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또 “우리는 우리 사이를 갈라놓는 과거의 상처과 감정의 앙금, 서로의 원망을 꼭 털어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나는 물론 우리 참여당 당원들은 모든 것을 비우고, 버리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복잡한 정치공학 계산과 정치에 종사하는 각자의 입지를 걱정하고 따질만큼, 대한민국 여유롭거나 한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는 “이 책의 발간을 두고 여러 가지 염려와 우려들이 있다”며 “민주노동당이 사명으로 여기던 진보신당과의 통합이 추진 중이고 이것이 어느 정도의 단계에 이르고 있는데 참여당과의 이야기가 진보신당과의 통합을 지체하고 저해하고, 무산될 염려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는 진보 또는 진보정당과 국민들의 자유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정당의 대표가 서로 다른, 그러나 접점이 있는 이야기를 어떻게 키워나갈지 가능성을 엿보이게 할 기록을 내보이는 자리”라며 “(참여당과의) 통합논의는 당원들의 의견을 모아야 하고, 이는 아직 논의하지 않았으며 그 이상을 말할 수 없다.”고 말해 그 동안 자신을 향했던 ‘밀애 의혹’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진보, 편협하지 않다

    이 대표는 “나는 정치가 어둑한 뒷골방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느꼈는데 이런 정치를 뛰어넘고 싶다.”며 “노동자들이 공장에서 일하다가 나와서 말해도 오해받지 않는 정치, 아이엄마가 아이 밥을 주고 나와서 하는 말이 다르게 해석되지 않는 정치, 정치 9단이 아니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정치가 한국정치였으면 한다는 바램에서 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흔히 진보는 그동안 편협했다고 생각한 분들이 있고 많은 보수언론도 그 생각을 퍼트려왔다”며 “민주정부가 집권하고 진보의 힘을 키울 수 있는 상황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지금 비참한 현실을 맛봐야 했던 상황은 진보는 편협하고 완고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을 수 있지만 진보의 본모습을 국민들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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