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학교, 자가용이 없다면?
    2011년 07월 10일 10:2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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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없다면, 우리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혹은 학교가 없다거나, 자가용이 없다면? 먼저 병원이 사라지면 환자 수가 급증하고 죽음을 맞는 사람들의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리라는 걱정이 앞설 듯하다.

학교가 없어진다면, 수많은 학생들이 당장 갈 곳을 잃어 방황하고 세상이 무지렁이로 가득하리라 우려할 수 있다. 평소 자가용을 즐겨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생길 번거로움을 떠올리며 짜증을 낼지도 모르겠다.

이에 반해 이반 일리히는 병원, 학교, 자가용이 우리에게 꼭 이롭지만은 않다고 주장한다. 아니, 그는 병원, 학교, 자가용이 우리 삶을 황폐하게 하고 타율적으로 만든다고 지적한다.

이반 일리히는 『병원이 병을 만든다』, 『학교 없는 사회』,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등으로 이미 국내 독자들에게도 알려진 철학자이자 신학자이며, 『이반 일리히 – 소박한 자율의 삶』(박홍규 지음, 텍스트, 20000원)은 그의 삶과 사상을 다룬 그의 평전이다.

이반 일리히는 병원과 학교, 자가용과 같은 기관과 기계에 대한 우리의 욕구가 커지고, 그로 인해 생기는 의료 제도, 교육 제도, 교통 제도가 우리에게 미치는 강제력이 강해지면서 우리의 삶이 ‘거대한 타율의 삶’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에 맞서기 위해서는 ‘소박한 자율의 삶’을 꾸려나가야 한다고 설명하며 스스로 ‘소박한 자율의 삶’을 살았다. 사실 클림트, 사이드, 카프카, 사르트르, 간디, 소로, 프롬 등 ‘소박한 자율의 삶’을 주장하고 실천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반 일리히는 산업주의적 제도나 기계에 반대하며 병원, 학교, 자가용 등 일상생활에서 드러나는 구체적인 제도 혹은 기계에서 소박한 자율성을 주장하고 실천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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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박홍규

오사카 시립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하버드 로스쿨 객원교수를 역임하였다. 영남대학교에서 법학을 가르쳤으며 현재 교양학부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노동법을 전공한 법학자이지만 전공뿐 아니라 인문과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저서와 번역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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