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 "대선 불출마"…진보 혼란
        2011년 07월 08일 03: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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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진보통합에 대한 적극적 행보가 진보진영의 통합 관련 논의 지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국민참여당 참여 문제를 놓고 각 당의 정파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참여당과 유시민 변수가 통합보다 분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참여당 변수 통합보다 분열 요인으로

    진보신당 내 통합파들 가운데에는 국민참여당 합류를 긍정적으로 보는 쪽과 적극 반대 입장인 쪽으로 나뉘어져 있다.  통합파의 주요 세력 중 하나인 진보교연 쪽에서는 8일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국민참여당과 같이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하지만 각 진보세력들은 국민참여당에 대한 공식적이고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참여당은 10일 중앙위원회를 통해 진보대통합 추진기구를 구성하고 진보대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며, 유시민 대표는 8일 <중앙일보> 인터뷰를 통해 “다음 주 중 민주노동당과 시민사회의 각 주체가 모여 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구체적 일정까지 밝혔다.

    유시민 대표는 5일 전농 방문을 통해 참여정부 당시 한미FTA에 대해 사과를 했으며,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대선 불출마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보진영에서 요구하는 반성과 성찰, 그 뒤에 일각에서 재차 요구한 대선 불출마를 통한 진정성, 일단은 유 대표가 이에 대해 모두 응답한 셈이 된다.

    그러나 이를 대하는 진보진영의 속내는 복잡하고 애매하다. 진보교연측이 7일 성명을 통해 국민참여당의 합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시민회의 측은 국민참여당을 참여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정당들은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낸 바 없다. 유 대표가 “민주노동당 등 시민사회와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했으나 민주노동당 측은 “그것은 그쪽 계획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정성희 민주노동당 통합추진위원장은 “국민참여당과는 전혀 (협의체에 대한)그런 얘기는 없다”며 “민주노동당은 우리가 정한 스케줄이 있으며 참여당도 참여당 나름대로의 계획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참여당에 대해서는 10일 결정을 보고 평가해야 하지만 그렇더라도 기층 민중이 동의할 만한 행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당 논의 물 밑에서?

    진보정당 주변에서는 민주노동당 주류 측이 국민참여당과 통합에 적극적 모습을 띄고 있고 비주류 측은 이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반대하는 쪽에서도 국민참여당은 진보대통합의 합류 대상이 아니라는 의견과 우선 진보대통합을 이루어낸 후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는 의견으로 갈리고 있다.

    진보신당은 대부분 국민참여당에 대해 진보세력이 아니라는 명확한 구분을 하고 있지만, 당 내 일각에서는 참여당과의 합당에 긍정적인 입장이 존재한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당 내 논의를 의식하고 당 대회 결정도 있는 만큼 공개적으로 국민참여당에 대해 언급하는 사람은 없다.”면서도 “실제 물 밑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연석회의 참여단체인 노동이나 농민 쪽도 아직 분명한 입장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국민참여당과는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한 산별노조의 관계자는 “노동 쪽에서 한미FTA를 추진한 국민참여당을 진보정당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며 “민주노총에서 국민참여당을 받아들인다 해도 내부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오히려 국민참여당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민주노총 위원장이 보여주어야 하며 민주노총 내부에서는 이를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6월13일 열린 민주노총 산별대표자 회의에서는 “진보정당 통합을 앞둔 엄중한 시기에 국민참여당과 관련된 논란은 부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은 바 있다.

    결국 현재로서는 민주노동당 주류와 진보신당 일부 그리고 연석회의에 참여하는 시민단체가 참여당의 참여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일단 유시민 대표가 언급한 ‘협의체’도 민주노동당 수임기구 회의를 통해 결정된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추진위원회’(이하 새통추) 구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유시민 발언 ‘새통추’ 염두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유 대표의 그같은 발언은 ‘새통추’를 염두에 둔 것일 것”이라며 “민주노동당이 수임기구 결정 사항과 다른 진로로 갈 수는 없는 만큼, 연석회의를 거치지 않고 새통추라는 또 다른 틀을 통해 국민참여당을 합류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어 “실제 민주노동당은 수임기구 회의를 통해 새통추 구성에 대해 ‘진보신당 등 5.31 최종합의문에 동의하는 정당, 단체, 개인들이 참여한다’고 결정했다”며 “따로 국민참여당과 새로운 기구를 만들기보다는 민주노동당 수임기구의 결정과 맞춰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안건이 반려되긴 했지만 민주노동당 수임기구에서 국민참여당에 대해 “최종합의문에 대한 동의, 대중조직들의 동의”를 진보대통합 참여 조건으로 내세운 것도 국민참여당에 문턱을 낮춰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 당 내 비주류들이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해 안건이 반려되었지만 주류의 의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0일 참여당 중앙위원회에서 어렵지 않게 진보대통합에 대한 결의가 모아지고 추진기구가 구성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성찰과 반성, 그리고 대선 불출마까지 진보진영의 요구에 꼬박꼬박 응답하고 있는 유 대표의 행동으로 인해 진보진영은 더 이상 국민참여당에 대한 판단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진보진영 내 협상 재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동당의 요청으로 8일 연석회의 집행책임자 회의가 열리기로 했으나, 비공식 회의라는 이유로 진보신당은 이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진보신당은 연석회의가 공식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새통추도 명칭을 바꾸어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노 "진보신당, 합의문 위배"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비공개 집행회의에 들어갈 경우 민주노동당의 연석회의 건너뛰기 전략에 말려들어가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의 한 관계자는 “새통추 전환은 집행책임자들이 고민할 부분”이라며 “진보신당 내부 사정이 있지만 새통추를 다른 방식으로 전환하자 하는 것은 연석회의 합의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연석회의 최종 합의문에는 "정당의 수임기구를 포함하여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동의하는 세력과 개인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참여당 문제가 불거짐으로써 진보진영 내 관련 논의 성사 여부도 불투명하다. 다만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이제 어떤 결론이 나든 국민참여당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정리해야 한다”며 “국민참여당의 중앙위원회가 끝나는 다음 주 경, 분명 한 번은 이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시민 대표가 <중앙일보> 인터뷰를 통해 대선 불출마 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 정성희 민주노동당 통추위원장은 “대선 불출마 요청을 진보 진영이 전제 조건으로 내거는 것도 어려운 만큼 유시민 대표가 알아서 적절한 방법으로 진보 진영에 신뢰를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박은지 부대변인은 “과거 집권층 중심에 있었던 세력들의 제대로 된 반성과 정책 수정이 없이는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합류가 불가능하고, 이는 단순히 유 대표 개인의 말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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